호텔로 재탄생한 '용사의집'…또 하나의 간부·예비역 전유물?[김관용의 軍界一學]
이후 간부 행사 및 예비역 세미나 장 변모
시설 노후화로 철거, 4성급 호텔로 업그레이드
당초 계획한 병사 전용 객실 및 공간 반영 안돼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과거 서울 용산역 바로 옆 ‘용사의 집’은 군 간부들이 아닌 병사들의 쉼터였습니다. 예전 전방부대 장병들은 교통편이 마땅치 않아 휴가 때 고향에 가려면 용산역을 경유해야 했습니다. 여기저기 걸터앉아 오랫동안 열차 시간을 기다리는 장병들을 본 박정희 대통령은 장병들이 쉴 수 있는 공간 마련을 지시했습니다.
1969년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로 건립된 용사의 집 탄생 배경입니다. 물론 근처에 1955년 건립된 육군회관이 있긴 하지만, 장교 등 군 간부 중심 시설이었기 때문에 병사들을 위한 편의시설은 아니었습니다. 병사들은 용사의 집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숙박도 하고, 군마트(PX)에서 물품을 싸게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7년 공사 끝에 재개장한 ‘용사의집’
용사의 집은 시설 노후화로 3번에 걸친 유지보수 공사가 진행됐고, 더이상 운영할 수 없을 정도가 되자 2016년 12월 폐장했습니다. 철거하고 아예 새로운 육군호텔을 짓기로 한 것입니다. 육군은 장병들의 복지와 혜택을 위한 시설이라고 강조했지만, 실제 이 호텔을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은 대부분 간부나 예비역 장성 등으로 보수단체 연회장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반대가 잇따랐습니다.
실제로 용사의 집 폐장 직전까지도 병사들을 위한 편의기능은 줄고, 군 간부들을 위한 웨딩홀과 예비역 단체들의 세미나 등을 위한 연회장 중심으로 변모했습니다. 게다가 주변에 국방부 내 육군회관과 국방컨벤션, 전쟁기념관 뮤지엄웨딩홀 등이 있어 기능이 중복된다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7년여 간의 공사기간을 거쳐 육군호텔은 연 면적 4만266㎡, 지하 7층·지상 30층 규모의 호텔복합시설로 재탄생했습니다. 274개 객실과 대형 연회장 2개, 미팅룸 8개, 직영 식음업장 3개, 피트니스룸, 수영장 등을 갖췄습니다. 가든 스위트를 비롯해 레지던스 스위트, 프리미어 스위트, 프레스티지 스위트 등 스위트룸이 25실로 전체 객실의 약 10%에 달합니다. 이 호텔은 육군이 아닌 호텔전문기업인 파르나스호텔㈜이 위탁해 운영하게 됩니다. 최초 용사의 집 운영을 청와대에서 하다 국방부가 이관받은 이후 육군에서 담당했는데, 이제는 민간 기업이 운영하게 된 것입니다.
육군, 계급 차별없이 이용토록 한다지만
육군은 7일 새로운 육군호텔인 ‘ROKAUS(로카우스) 호텔’ 개관식을 개최했습니다. 육군 호텔의 새로운 이름 ‘ROKAUS’는 ROKA(대한민국 육군)와 US(우리)의 합성어입니다. 육군은 “지난 46년간 군 장병 및 군인가족들과 함께했던 용사의 집의 역사성을 계승하고 앞으로 군 장병 및 예비역, 참전용사를 포함한 국민들에게 편안한 휴식과 여유를 제공하겠다는 의지와 포부를 담은 이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육군에 따르면 로카우스 호텔의 투숙금액은 기본 2인실 기준 병사와 간부 구분없이 주중 7만원, 주말 8만원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20년 이상 군 복무한 예비역은 여기에 10% 부가세를 더 내야합니다. 일반 투숙객은 주말 기준 기본 2인실의 숙박비가 17만~18만원입니다.
그러나 특정 층을 병사 전용으로 하고, 일부 시설에 대한 예약 우선권도 병사에게 준다는 당초 계획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병사들을 위한 북카페나 PC방 등 편의공간도 없습니다. 병사 전용 구역을 만들어 놓을 경우 이를 이용하는 병사들에 대한 또 다른 차별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숙박 예약도 차별없이 선착순으로 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에 따라 기존 군 휴양시설들처럼 간부들과 예비역의 전유물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지난 20대 국회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군 휴양시설 및 복지시설 간부·병 이용률 현황’ 자료에 따르면 콘도나 호텔 등 군 휴양시설을 이용한 병사는 전체 군인의 1.2%에 불과했습니다.
김관용 (kky144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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