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에 절어 운전해온 사람도"…전문가가 본 중독사회 현주소

김지은 기자 2023. 4. 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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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채팅 앱을 보면 만나서 함께 마약을 하자는 글이 자주 올라옵니다. 만나자고 메시지를 보내면 마약에 취한 채로 운전을 하고 오는 사람도 있어요. 마약을 한 사람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 거죠."

A씨는 "마약 제보가 하루에 1∼2건씩 꾸준히 들어온다"며 "1주일에 15명 정도, 한 달로 치면 60명쯤 마약류 사범을 잡는데 우리나라가 마약청정국이라고 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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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10대로 번진 마약, 중독의 덫]⑤ "이제라도 체계적 통제 시스템 구축해야" 한목소리
유튜버 '동네지킴이'는 지난해 10월23일 '갑자기 경찰차에 태우는데..ㄷㄷ'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사진=유튜브 채널 '동네지킴이' 동영상 캡처


"익명 채팅 앱을 보면 만나서 함께 마약을 하자는 글이 자주 올라옵니다. 만나자고 메시지를 보내면 마약에 취한 채로 운전을 하고 오는 사람도 있어요. 마약을 한 사람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 거죠."

유튜브 채널 '동네지킴이'를 운영하는 A씨는 이같이 말했다. A씨는 익명 채팅 앱에서 마약류 사범으로 의심되는 인물과 만나자고 약속한 뒤 경찰에 신고해 검거되는 과정을 콘텐츠로 만드는 유튜버다. 지난해 10월 이후 현재까지 이런 방식으로 300명이 넘는 마약류 사범을 경찰에 넘겼다.

A씨는 "마약 제보가 하루에 1∼2건씩 꾸준히 들어온다"며 "1주일에 15명 정도, 한 달로 치면 60명쯤 마약류 사범을 잡는데 우리나라가 마약청정국이라고 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마약류 범죄는 경찰이 함정 수사를 하는 데 제약이 있고 증거를 잡기도 어려워 실제보다 드러나지 않을 뿐 이미 일상을 깊숙이 파고들었다는 얘기다.

대다수 마약 관련 전문가도 A씨의 이 같은 의견에 대체로 동의한다. 전문가들은 마약류 범죄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확산하기 전에 체계적인 마약 통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류 사범은 총 1만8395명으로 2021년 1만6153명보다 13.9% 늘었다. 이 가운데 마약류 유통사범은 4890명으로 전년 4045명보다 20.9% 늘었고 밀수사범은 1392명으로 전년 807명보다 72.5% 증가했다.

20대 마약류 사범이 5804명(31.6%), 30대가 4703명(25.6%)으로 2030세대가 전체 마약류 사범 중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눈여겨볼 부분은 10대 마약류 사범이다. 15∼19세 마약류 사범이 440명으로 2.4%, 15세 미만 마약류 사범도 41명이나 된다.

임상현 마약중독치유재활센터장은 "처음 시설을 시작했을 때는 30~40대가 많았는데 최근 1~2년 사이 젊은 세대가 부쩍 늘었다"며 "젊은 층은 대부분 부모님에게 거짓말해 용돈을 받거나 대출, 아르바이트를 통해 마약을 구매할 돈을 마련하는데 여의치 않을 경우 돈을 구하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최진묵 인천다르크 마약류중독재활센터장은 "지금이라도 마약 범죄를 끊어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실장에 따르면 국내 마약중독치유재활센터는 4곳으로 총 수용인원이 30명에 그친다. 10대 청소년의 경우 입소할 수 있는 센터가 사실상 전무하다. 최 센터장은 "미성년자는 성인과 함께 관리하기 어려워 센터 입소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다보니 계속해서 악순환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윤홍희 한성대 마약알코올학과 교수는 "국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수사기관이 공조해 마약류 관련 범죄를 조기에 차단해야 한다"며 "모두가 합동해 마약 확산을 막아야 하는 시점에 왔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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