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풍향계] 유동성 랠리·반도체 바닥 기대…어닝시즌 경계감

윤선희 2023. 4. 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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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기 침체 우려에도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이 동반 랠리를 펼치고 있다.

주가 상승은 경기 둔화와 기업 실적 부진 우려감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미국 물가 상승세 완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인상 주기 마무리,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 등의 기대감이 살아나면서 매수 심리를 자극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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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상승 마감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7일 코스피는 31.18p(1.27%) 오른 2,490.41로 마감했다. 코스닥은 14.49p(1.67%) 오른 880.07, 원/달러 환율은 2.4원 내린 1,316.7원으로 장을 마쳤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2023.4.7 xyz@yna.co.kr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미국 경기 침체 우려에도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이 동반 랠리를 펼치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7일 2,490.41로 지난 달 말(2,476.86)보다 0.55% 올랐다.

코스닥지수가 코스피보다 더 가파르게 오른다. 코스닥지수는 같은 기간 847.52에서 880.07로 일주일 새 3.84% 상승했다.

주가 상승은 경기 둔화와 기업 실적 부진 우려감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미국 물가 상승세 완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인상 주기 마무리,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 등의 기대감이 살아나면서 매수 심리를 자극한 결과다.

투자자들의 눈은 지난주에 본격적으로 시작된 올해 1분기 어닝시즌(기업 실적 발표 기간)에 쏠려 있다.

지난 7일 삼성전자가 연결기준 1분기 영업이익이 6천억원으로 14년 만에 1조원을 밑도는 저조한 실적을 발표하고서 25년 만에 메모리 반도체 감산 결정을 내리자 시장에선 업황 개선 기대감에 반도체주가 강세를 보였다.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전자의 감산 결정으로 경쟁사들이 추가 감산에 나설 수 있는 데다, 삼성전자의 메모리 재고는 2분기에 절정에 도달한 뒤 연말에 소진 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증권가에선 최근 국내 증시 강세가 언제까지 지속할지에 확신을 갖지 못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미국 경제지표가 부진한 것으로 속속 확인되면서 미국경제 경착륙 우려가 심화하고 있어서다.

특히 이번 주(10∼14일) 국내 증시에서도 미국 3월 소비자물가 발표 결과에 시선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에는 확인해야 할 사안이 많다"며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는 여전히 높을 것으로 보이며 소매 판매도 부진할 가능성이 있어 경기의 경착륙 우려가 커질지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달 중순부터 나타난 글로벌 증시 랠리의 본질은 달러 약세, 유동성 장세"라고 진단했다.

미국에서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사태로 불거진 은행권 신용위기에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 기대감이 커지자 달러 약세, 금리 하락, 나스닥 대형주 강세 등 현상이 펼쳐졌다. 국내 증시에서도 개인 주도로 코스닥시장이 강세를 보였다.

이 연구원은 그러나 "미 경기 침체 우려가 확대되면서 주가 랠리가 연장될지는 불확실하다"며 "미국에서 물가 등 지표가 부진하게 나올수록 채권 금리는 낮아지겠으나 침체 위험이 더 부각되면 주가가 랠리를 이어가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올해 1분기 국내 기업들의 실적 눈높이가 낮아져 어닝 시즌에 대한 경계감도 높다.

NH투자증권은 코스피 상장사의 1분기 영업이익 기대치(컨센서스)가 33조8천억원으로 최근 2주간 2.8% 하향 조정됐다고 밝혔다. 호텔·레저, 철강, 조선, 반도체 기업 실적 전망치가 낮아졌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분기별 영업이익 전망치는 1분기 33조8천억원을 저점으로 2분기 36조8천억원에서 3분기 47조7천억원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별 종목의 경우 실적 개선 기대를 높이는 목표치 제시 여부가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번 주 코스피 변동폭으로 2,380∼2,530으로 제시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01년 이후 코스피 월평균 수익률을 보면 4월이 가장 우수했으며 기업 실적 전망치를 낮추는 것도 점차 둔화할 것"이라며 이달 국내 증시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번 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이벤트 일정(한국시간)은 아래와 같다.

▲ 11일(화)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중국 3월 소비자물가, 유로존 2월 소매판매.

▲ 12일(수) = 미국 3월 소비자물가.

▲ 13일(목) = 미국 연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 중국 3월 수출입, 미국 3월 생산자물가.

▲ 14일(금) = 미국 3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미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잠정치)

indi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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