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 효과' 있었지만... 서울의 '미친 경기력'→4만 관중 매료 '결정타'[오!쎈 서울]
[OSEN=서울월드컵경기장, 노진주 기자] 4만 명이 넘는 관중을 마지막까지 웃게 만든 것은 FC서울의 ‘화끈한 축구’였다.
서울은 8일 오후 4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대구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23 6라운드 맞대결을 치러 3-0으로 승리했다.
이날 결과로 서울은 4승 2패, 승점 12로 한 경기 덜 치른 대전(3승 2무, 승점 11)보다 한 계단 앞선 3위에 자리했다.
서울은 비교적 이른 시간 선제골을 넣었다. 전반 11분 대구 김강산의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어낸 서울은 키커로 황의조를 내세웠다. 올 시즌 골이 없던 황의조는 절묘한 슈팅으로 시즌 첫 골을 신고했다.
더 달아났다. 서울은 전반 33분 코너킥 상황에서 득점에 성공했다. 앞서 동료의 킥이 골대를 강타, 흘러나온 볼을 나상호가 재차 슈팅으로 가져가 골을 넣었다.
기세를 몰아 서울은 쐐기골까지 터트렸다. 황의조의 활약이 주효했다. 전반 41분 하프라인 바로 앞에서 공을 소유한 황의조는 대구 문전으로 빠르게 달렸다. 그 과정에서 수비 3명을 제치고, 이진용까지 벗겨내려던 순간, 태클에 걸려 넘어졌다.
이때 얻어낸 프리킥 키커로 팔로세비치가 나서 기가 막힌 궤적을 그리는 슈팅으로 팀의 세 번째 골을 기록했다. 골키퍼가 꼼짝 못 하는 방향으로 공이 향했다. 경기는 그대로 마무리됐다. 서울의 3-0 승리.
이 경기를 4만 명이 넘는 관중이 직접 관전했다. 시축자로 '국민 가수' 임영웅이 선정되면서 그의 팬들이 경기장에 대거 몰려들었다. 지난 3일 오후 6시 입장권 예매 시작 40분 만에 2만 5000여 장이 순식간 팔렸고, 이날 4만 5007명의 관중이 직접 발걸음 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 프로스포츠 최다 관중 기록이다. 기존 기록은 지난 2월 25일 K리그 개막전 2만 8039명이다.
경기는 시작 전부터 축제였다. 임영웅이 시축 할 때 그의 팬클럽 ‘영웅시대’는 ‘와~’ 소리와 함께 박수로 분위기를 띄웠다. 더불어 서울 구단 서포터스 '수호신'과 어깨 동무하며 함께 응원가를 부르기도 했다.
‘임영웅의 날’ 같았던 서울과 대구의 맞대결이지만, 이날 관중들의 열기가 마지막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건 서울의 ‘미친 경기력’ 때문이다.
올 시즌 직전 ‘부활’을 노리고 그리스 무대에서 서울로 일단 돌아온 황의조가 드디어 K리그 복귀골을 신고했다.
득점 후 황의조는 더 살아났다. 여러 차례 날카로운 찬스를 창출했다. 후반 19분 왼쪽 크로스를 헤더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과 연이 없었다. 후반 31분에는 단독 드리블 후 문전 가운데서 오른발 슈팅을 때렸지만 선방에 막혔다.
나이대가 어느 정도 있는 임영웅 팬들에게 황의조는 낯익은 얼굴이다. ‘벤투호’ 부동의 원톱으로, 대표팀 경기를 그동안 많이 소화했기 때문이다. 황의조가 안타깝게 기회를 놓쳤을 때 임영웅을 응원했던 팬들은 어느새 함께 아쉬워하고 있었다.
더불어 서울 2001년생 ‘루키 골키퍼’ 백종범의 활약도 굉장했다. 지난 5라운드 대전하나시티즌전(대전 3-2 승)이 그의 프로 데뷔전이었다. 당시 3골을 내줬으나 대구를 상대론 클린시트를 기록했다.
그는 전반 43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나온 대구 김강산의 회심을 슈팅을 반사적으로 막아냈다. 근거리 슈팅에 몸이 먼저 반응해 슈퍼세이브했다. 후반 6분엔 게이타의 슈팅도 한 손으로 막았다. 신예 골키퍼의 눈에 띄는 활약에 관중들은 감탄했다.
4만 5007명의 관중들 거의 대부분은 경기장을 끝까지 지켰다. 그들을 마지막까지 경기에 집중하게 만든 것은 서울의 역대급 경기력이었다. 임영웅도 관중석에서 두 손을 번쩍 들어 엄지를 치켜세울 만큼 서울은 흠집마저 쉽게 찾아볼 수 없는 90분을 팬들에게 선사했다. 득점, 선방 만점에 가까웠다. 결국 서울은 ‘축구’로 팬들을 매료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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