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4번타자의 '잊혀졌던 2년', 나성범 공백 속 터진 반가운 '부활포' [광주★]

광주=안호근 기자 2023. 4. 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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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광주=안호근 기자]
KIA 최형우가 8일 두산전에서 5회말 역전 투런 홈런을 날린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광주=안호근 스타뉴스 기자] 타격왕에 올랐으나 이후 두 시즌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한국 나이 마흔하나. 은퇴를 준비해야 할 때가 아니냐는 비아냥도 많았다. 핵심 타자들이 줄줄이 이탈한 상황 사령탑은 백전노장 최형우(40·KIA 타이거즈)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고 그는 김종국 감독의 믿음에 완벽히 보답했다.

최형우는 8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홈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5회말 역전 투런 홈런을 때려냈다. 투수들이 흔들렸지만 고종욱의 끝내기 안타가 나오며 결국 7-6 승리를 거뒀다.

시범경기에서도 대포를 가동하지 못했던 최형우는 개막 후 4경기 만에 짜릿한 홈런의 맛을 봤다.

국가대표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했던 외야수 나성범이 종아리 부상으로 개막 엔트리에서 빠졌고 내야수 김도영이 발가락 골절로 4개월 이상 결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김선빈도 발목이 정상이 아닌 상황이다. 타선의 무게감이 확 줄었다.

김종국 감독은 "야수들의 공백기가 있겠지만 (김)도영이가 빠진 3루는 작년 주전으로 뛰었던 (류)지혁이, 아니면 (변)우혁이가, (나)성범이가 빠진 중심타선은 (최)형우와 우혁이, 소크라테스, 대인이가 더 힘을 내야 하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20년 동안 화려한 커리어를 쌓은 최형우는 2020년 타율 0.354 28홈런 11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23으로 나이가 믿기지 않는 활약을 펼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러나 이후 두 시즌 부침을 겪었다. 2021년 타율 0.233 12홈런, 지난해엔 타율은 0.264로 다소 올랐으나 14홈런 71타점으로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냈다. 통산 OPS(출루율+장타율) 0.936을 자랑하지만 지난 두 시즌 동안엔 0.729, 0.787에 그쳤다. '에이스'의 면모는 사라졌다. 은퇴 가능성까지 불거졌다.

홈런 타구를 바라보고 있는 최형우. /사진=KIA 타이거즈
큰 기대를 걸기 어려워보였다. 올 시즌에도 출발이 좋지 않았다. SSG 랜더스와 개막전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다음날 벤치에서 시작해야 했다. 대타로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지만 6일 두산전에선 다시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이날도 1회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고 3회 3루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팀이 2-4로 끌려가던 5회말 1점을 따라간 뒤 맞은 3번째 타석에서 제 역할을 해냈다. 1사 1루에서 타석에 선 최형우는 두산 선발 최원준의 가운데로 몰린 시속 135㎞ 속구를 통타, 120m 짜리 우월 역전 투런포를 작렬했다.

경기 후 김종국 감독은 "소크라테스와 최형우가 중심타선에서 홈런을 기록하면서 경기를 이끌어줬다"며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최형우는 "(상대가) 공이 좋은 투수이기 때문에 전 타석에서 히팅 포인트를 뒤에 두고 쳤는데 타이밍이 밀려서 좋지 않은 타구가 나왔다"며 "그래서 타이밍을 좀 더 앞에 두고 치자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가서 좋은 결과가 이어졌던 것 같다"고 홈런 상황을 복기했다.

지난해 19경기만 외야수로 나섰던 최형우는 올 시즌을 앞두고 전지훈련에서부터 수비 훈련에 공을 들였다. 김종국 감독은 부상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날은 지명타자로 나섰지만 전날엔 좌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체력적 부침은 없을까. 그는 "비시즌에 잘 준비해서 몸 컨디션이 좋은 상태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며 "수비도 자주 나가고 있는데 계속 나가면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겠지만 지명타자와 병행중이라 무리 없이 소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개인적으로도 중요한 시즌이다. 최형우는 이날 2타점을 추가해 개인 통산 1465번째 타점을 올렸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보유한 이 부문 1위 기록(1498개)에 한걸음 더 가까워졌다. 종전부터 욕심을 냈던 기록으로 올 시즌 부상만 없다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이다.

물론 최소한의 성적이 나온다는 전제가 따라붙는다. 최형우는 "타격감은 썩 좋은 편은 아니지만 좋은 타구들이 나오고 안타도 치면서 점점 괜찮아 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중요한 상황에서 타점을 많이 만들어 내서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최형우가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광주=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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