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폴] "기준금리 인상 이젠 끝"…전문가 11인 만장일치

김혜지 기자 2023. 4. 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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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한은 금통위 동결 예상…올 연말 인하 전망 45%
"동결 명분 충분, 인상 명분은 無"…SVB사태 영향도
지난 2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이달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국내외 증권사 전문가 11인 모두가 '동결'을 예상했다.

이들은 한은이 앞으로 동결 행진을 이어갈 것이라 봤으며, 심지어는 올 연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예측한 비중이 전체의 40%를 넘어섰다.

9일 <뉴스1>이 증권사 소속 전문가 11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전원이 오는 11일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 3.50% 기준금리가 유지된다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다음 주 금통위의 '2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기정사실처럼 여기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그 근거로 뚜렷한 둔화세가 확인된 지난 3월 소비자물가지수를 하나같이 지목했다.

통계청이 지난 4일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4.2% 올랐다. 오름 폭이 지난 1월 5.2%에서 2월 4.8%, 3월 4.2%로 2개월 연속 둔화한 데다가 지난해 3월(4.1%)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가 한은의 전망 경로에 잘 부합하고 오히려 조금 하회하는 수준"이라며 "지난 2월 금리 동결 당시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적한 향후 추가 인상 요인이 잘 해소돼 굳이 추가 인상은 없어도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은 물가가 흐름을 벗어나면 주저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그건 거꾸로 생각하면 흐름을 벗어나지 않을 경우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뜻"이라면서 "올 물가는 작년 급등의 기저효과도 있고 정부의 공공요금 인상 제한도 있어서 해당 흐름을 벗어날 가능성이 낮다"고 예측했다.

물가 둔화세만으로 기준금리 동결 명분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금통위에서는 '만장일치' 의결을 예상한 빈도가 60% 과반이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번 금통위 내 의견이 갈린 부분은 물가 경로"라면서 "3월 물가가 예상 경로에 부합해 의견차는 좁혀질 가능성이 있고 그러면 굳이 4월 인상을 주장하며 소수의견을 제시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인해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재가속 기대가 꺾인 것 또한 동결론에 힘을 보탰다. 추가 인상 명분이 사라졌다는 취지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번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근거가 사실상 미국의 긴축 재가속화였는데, 최근 은행 이슈가 터지면서 미국의 재가속화 옵션이 사라졌다"고 봤다. 그는 "총재 입장에서 추가 인상의 명분이 없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김성수 연구원은 "과거엔 한은이 기준금리를 한 번 올린다면 내외 금리차가 확대되면서 어쩔 수 없이 따라붙는 그림을 생각했는데 미국이 SVB 사태로 기준금리를 연 5.25% 이상 올리긴 힘들어진 터라 대내외 양방향에서 인상 유인이 적어졌다"고 분석했다. 현재 연준 정책금리는 연 4.75~5.00% 수준이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금리를 올리면 자칫 경기 둔화를 너머 침체로 진입할 수 있다는 부담감 또한 추가 인상을 주저케 한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물가가 4%대로 떨어지고 금융불안도 점검해야 하는데 게다가 우리나라는 중국 경기 개선에 따른 수혜를 기대했건만 전혀 우리 경기에 도움되는 쪽으로 해석되질 않고 있다"고 전했다.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올 연말과 내년 초가 4 대 6 정도로 갈렸다.

연내 인하를 보는 쪽에선 경기 리스크를 부각한다. 우리 경제는 이번 2분기(4~6월) 경기 둔화 폭이 보다 깊어질 전망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하반기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재정을 통한 경기 부양 정책이 나올 것이라고 예측한다.

윤여삼 연구원은 "정부는 3분기 세수 부족 등에 추경 얘기를 꺼낼 듯 하다"면서 "그쯤이면 통화정책도 (경기를 고려해) 완화로 가자는 기조나 압력이 설 것 같고, 그러면 오는 4분기(10~12월) 기준금리를 인하하느냐 마느냐 얘기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4분기 인하를 예상한다"면서도 "다만 연준이 5월 동결 이후 6~7월에 추가 인상을 한다면 한은도 금리차를 생각해 인하를 서두르기 어려울 부분이 있을 것이고 물가도 최근에 잡히는 분위기이나 다시 오르면 고민이 커질 수밖엔 없다"고 내다봤다.

내년 초 인하를 예측한 쪽에서는 연내 인하를 한은의 실패와 연결지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연내 금리 인하는 한은의 실기를 의미해 생각하기 힘들다"며 "연내 인하는 금융시장의 불안까지 가 줘야 한다. 이런 상황이 아니라면 연내 인하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도 "연내 인하가 실제로 단행되는 것은 쉽잖다"며 "예컨대 성장률만 해도 선진국은 역성장이 흔히 나오지만 우리는 그 사례가 거의 없다. 인하 여부를 판별하는 중요 기점이 성장률 1% 미만이라 보는데 그 정도까진 망가지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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