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피치클록, 韓 스피드업…속도 올리는 프로야구
기사내용 요약
MLB, 피치 클록으로 경기 시간↓…위반도 속출
KBO는 스피드업 규정 강화, 12초룰 확대 노력
[서울=뉴시스]이명동 기자 = 메이저리그(MLB)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관중을 잡기 위해 늘어지는 경기 시간을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시즌 초반부터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두는 분위기다.
올해 MLB의 뜨거운 감자는 '피치 클록'이다. 야구 경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올 시즌부터 도입한 피치 클록으로 이색 장면도 연출되고 있다.
MLB가 도입한 피치 클록은 투수는 주자가 없으면 15초, 주자가 있으면 20초 안에 투구하도록 한 규정이다.
투수가 시간 안에 투구하기 위해서 타자도 타석에 일찍 들어서야 한다. 타자는 시계가 8초 이상 남았을 때 타석에 서야 한다. 주자가 없으면 7초, 주자가 있으면 12초 안에 타격 준비를 마쳐야 하는 셈이다.
투수가 피치 클록 규정을 위반하면 볼 카운트를 하나 올린다. 반대로 타자가 이를 어기면 스트라이크 1개를 부과한다.
투수는 견제구를 던져서 시간을 초기화할 수 있다. 투수가 이를 남용하지 못하도록 견제구는 주자당 2회까지 던질 수 있도록 제한한다. 허용 한도를 초과한 견제구는 주자를 태그 아웃시킬 수도 없다. 오히려 보크로 판정해 주자가 진루한다.
피치 클록으로 이색 장면도 여러 차례 나왔다.
피치 클록은 올해 시범경기부터 적용했다. 지난달 3일(한국시간) 시범경기에서 뉴욕 양키스의 완디 페랄타는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투쿠피타 마르카노를 18초 만에 탈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정규시즌 개막전에서도 바로 피치 클록 위반이 나왔다.
시카고 컵스의 선발 투수 마커스 스트로먼은 지난달 31일(한국시간)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개막전에서 20초 투구 동작을 시작하지 않아 투수로서 첫 피치 클록 위반자가 됐다.
이날 보스턴 레드삭스와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개막전에서는 타자의 첫 피치 클록 위반과 자동 스트라이크 아웃도 발생했다.
볼티모어의 오스틴 헤이스는 타이머가 8초가 될 때까지 타석에 들어서지 않아 자동 스트라이크 한 개를 받았다. 또 보스턴의 라파엘 디버스는 1볼 2스트라이크에서 제한 시간 안에 타석에 들어서지 않아 삼진 처리됐다.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는 LA 에인절스의 오타니 쇼헤이는 6일(한국시간) 시애틀 매리너스와 경기에서 투타 모두 피치 클록을 위반한 첫 사례로 올랐다. 투수로는 볼, 타자로는 스트라이크를 각각 1개씩 받았다.
새로운 규정은 진통도 낳았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매니 마차도는 지난 5일(한국시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경기에서 피치 클록 위반 선언에 항의하다 퇴장당했다.
피치 클록 도입은 야구가 경기 시간이 길어 스포츠 경쟁력 떨어진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마련한 자구책이다. 실제로 피치 클록 도입으로 올해 MLB 시범경기 평균 소요 시간은 지난해 대비 26분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지적을 받아온 한국도 프로야구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애쓰고 있다.
KBO리그는 올 시즌부터 경기 스피드업 규정을 강화했다.
감독과 코치의 마운드 방문 시간이 25초로 기존보다 5초 줄어든다. 30초가 지난 시점에는 포수가 포구 준비를 마쳐 경기를 빠르게 진행하도록 했다.
심판 고과에 스피드업 평가를 추가해 스피드업 규정의 적용을 독려하고 매끄러운 진행을 유도하기로 했다.
KBO는 올해 스피드업 규정을 강화해 정규시즌 평균 소요 시간 목표를 지난해보다 6분 단축한 3시간5분으로 세웠다.
아울러 올해 퓨처스(2군)리그에서 '12초 룰'을 한층 엄격하게 실시한다. KBO리그는 2010년부터 주자가 없을 때 투수가 12초 안에 투구해야 한다는 이른바 12초 룰을 운영해왔다.
현재 스피드업 규정상 12초 이내 투구 규정을 위반하면 첫 번째는 경고하고, 두 번째부터는 벌금 20만원을 부과한 뒤 볼로 판정한다.
하지만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는 경고 없이 곧바로 볼로 판정하기로 했다. KBO는 이 개정 사항을 퓨처스리그에서 시범 운영한 뒤 2024시즌 KBO리그에서도 적용하도록 검토한다는 생각이다.
KBO리그에서도 경기 시간 단축 기조가 선수와 마찰을 확대한 사례는 있었다. 2021년 삼성 라이온즈 마이크 몽고메리가 12초 룰 위반 판정에 반발해 심판에게 로진백을 던져 KBO로부터 20경기 출장정지와 제재금 300만원을 부과받았다. 몽고메리가 사과문을 내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일단 야구계가 팬의 요구와 비판을 수용하고 보완책을 마련하는 시도는 고무적이라는 분위기다. 달라진 제도가 정착해 새로운 야구 문화를 형성할 수 있을지 여부도 올 시즌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ddingd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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