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인상 못 했는데 유가까지 올라…고민 깊어지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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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을 아직 결정 내리지 못한 가운데 국제유가가 급등하며 고민이 더 깊어진 모양새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연료비가 올라 한국전력공사의 적자가 악화할 가능성이 커지는데, 동시에 물가 인상 압력도 강해져 민생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휘발유·경유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품목의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전기요금까지 인상할 경우 겨우 안정세를 찾은 물가가 다시 튈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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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연료비 뛰며 한전 적자 확대 가능성 커져
한전 재무건전성 vs 민생 안정…'인상 딜레마'
[세종=뉴시스]손차민 기자 =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을 아직 결정 내리지 못한 가운데 국제유가가 급등하며 고민이 더 깊어진 모양새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연료비가 올라 한국전력공사의 적자가 악화할 가능성이 커지는데, 동시에 물가 인상 압력도 강해져 민생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9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브렌트유는 배럴당 85.12달러, 두바이유는 배럴당 84.57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80.7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배럴당 60달러대까지 내려가며 하락세를 보였던 국제유가가 80달러를 넘긴 것이다. 지난 2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주요 산유국으로 이뤄진 OPEC+의 예상 못 한 감산 발표에 국제 유가는 고공행진 중이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유류를 포함한 연료비가 상승하며 한전의 전력 도매가격(SMP)도 들썩일 가능성이 커졌다.
SMP는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사 오는 도매가격인데, 지난달 평균 SMP는 ㎾h(킬로와트시)당 215.9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h당 267.63원까지 치솟았으나 올해 초 국제 에너지 가격이 안정되며 하락한 것이다.
하지만 SMP에 발맞춰 전기요금을 올리지 못했기 때문에 판매단가는 이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한전이 발전사에 전기를 비싸게 사 와서 싸게 팔게 되며, 전기를 팔수록 적자가 불어났다. 지난해 한전의 적자는 32조6034억원에 달한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SMP를 결정하는 연료비가 상승하기 때문에 한전의 적자가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전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선 SMP 상승에 맞물려 정부가 전기요금을 인상하는 수밖에 없지만, 전기요금 인상은 민생의 부담으로 이어지는 탓에 인상 결정도 쉽지 않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휘발유·경유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품목의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전기요금까지 인상할 경우 겨우 안정세를 찾은 물가가 다시 튈 수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달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전기·가스·수도 요금이 물가 상승에 0.93%포인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물가 오름폭인 4.24% 중 0.93%포인트를 전기요금 등이 끌어올렸다는 의미다.
이미 당정은 한전의 재무건전성과 물가 안정 사이에서 결정을 유보한 바 있다.
지난달 31일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이 당정협의회를 개최했으나 2분기 전기·가스요금 인상을 결정하지 못하고 미루었다.
이후 OPEC+의 감산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며 정부의 고심이 더 깊어진 것이다.
지난 6일 당정은 전기·가스 요금 인상을 논의하기 위한 민당정 간담회를 개최해 이해관계자의 다양한 의견을 확인했다. 딜레마가 심화된 만큼 구체적인 인상 여부 등이 결정되기 위해선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charm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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