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 타자의 왕관이 무겁다…'최고 버전 한동희'로 향하는 성장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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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이대호'가 아닌 '최고 버전의 한동희'로 거듭나는 과정이 아직은 버거운 것일까.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의 4번 타자는 일찌감치 한동희로 내정이 되어 있었다.
약 20여 년 동안 이대호가 도맡았던 롯데의 개막전 4번 타자 자리를 이제는 한동희가 이어받게 되는 역사적인 날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롯데의 4번 타자 자리를 맡았던 이대호의 존재감과 무게감을 한동희가 단숨에 감내하고 극복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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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부산, 조형래 기자] ‘포스트 이대호’가 아닌 ‘최고 버전의 한동희’로 거듭나는 과정이 아직은 버거운 것일까.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의 4번 타자는 일찌감치 한동희로 내정이 되어 있었다. 지난 가을 마무리캠프부터 예정된 수순이었다. ‘조선의 4번 타자’, ‘거인의 자존심’ 이대호가 은퇴를 하면서 그 자리를 물려 받았다. 새롭게 부임한 박흥식 코치는 한동희의 스텝업과 레벨업을 자신했고 한동희도 비시즌 그 어느 때보다 구슬땀을 흘리면서 변화를 다짐했다. 한동희의 3루 수성과 4번 타자 굳히기는 개인의 과제이기도 했지만 롯데의 숙원 중 하나였다.
그 과정은 착실하게 되어가는 듯 했다. 이대호가 직접 자신의 후계자로 한동희를 지목했고 한동희도 그 부담의 무게를 기꺼이 짊어지고 이겨내려고 했다. 시범경기에서도 4번 타순에 적응을 하면서 괜찮은 성적을 올렸다. 시범경기 타율 3할7푼(27타수 10안타) 2홈런 8타점의 성적을 거뒀다.
두산과의 개막전 역시 4번 타자로 출장했다. 약 20여 년 동안 이대호가 도맡았던 롯데의 개막전 4번 타자 자리를 이제는 한동희가 이어받게 되는 역사적인 날이었다. 그런데 첫 단추부터 잘못 꿰었다. 두산과의 개막전 팀은 연장 접전 끝에 10-12로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팀 타선은 폭발했지만 한동희만은 끝까지 침묵했다. 7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쳤다. 득점권 기회를 놓치면서 해결사가 되지 못했다.
4번 타자 대관식의 첫 관문은 실패했고 이튿날 2일 두산전에서는 4번에서 6번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결승 2타점 2루타를 터뜨리면서 팀의 첫 승을 이끈 주역이 됐다.
이후 한동희는 줄곧 6번 타자로 나서다가 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홈 개막전에서 시즌 첫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이튿날인 8일 다시 4번 타자로 복귀했다. 그러나 4번 타자로 다시 나서게 되자 홈런포의 기세가 바로 꺾였다.
현재 한동희는 개막 5경기 타율 9푼5리(21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의 기록에 그치고 있다. 볼넷으로 출루하지도 못하고 장타를 치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너무 해결하려고 한다. 편하게 해도 되는데 부담을 짊어지고 있는 것 같다”라는 구단 내부적인 분석이다. 시즌 초반이지만 한동희의 부정적인 면만 부각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래리 서튼 감독은 ‘포스트 이대호’의 부담감을 기꺼이 짊어질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서튼 감독은 한동희를 두고 “한동희를 두고 ‘포스트 이대호’라고 부르는 것을 이해한다. 이대호가 훌륭한 선수다. 그러나 이대호는 이대호일 뿐이고 한동희는 한동희다”라면서 “제2의 이대호가 되지 말고 한동희의 최고 버전이 돼라”라고 힘주어 말하며 ‘포스트 이대호’의 틀에 갇히고 부담을 갖지 말고 한동희만의 야구를 하기를 당부했다.
하지만 그동안 롯데의 4번 타자 자리를 맡았던 이대호의 존재감과 무게감을 한동희가 단숨에 감내하고 극복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인 것일까. 서튼 감독은 “한동희는 올해 대부분의 경기에서 4번 타자로 기용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미 한동희의 4번 타자 자리잡기는 시작됐다. 혹독한 성장통은 피할 수 없다. 그만큼 전임자가 차지했던 존재감이 컸기에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과정이다. 하지만 이 기간을 최대한 줄여야 하는 게 중요해졌다. 한동희의 도전과 시행착오는 올 시즌 롯데의 명운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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