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먹이며 말잇지 못한 손흥민, 여러 고난 이긴 100호골[손흥민 100골]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얼마전 당한 외조부상을 떠올리며 울먹이고 말을 잇지 못한 손흥민. 이번 100호골은 손흥민에게 있어 여러 고난을 이긴 득점이기에 더욱 값진 득점이기도 했다.

ⓒ스포티비

토트넘 훗스퍼는 8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11시 영국 런던의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0라운드 브라이튼 호브 알비온과의 홈경기에서 손흥민의 선제골로 2-1 승리를 거뒀다. 손흥민은 풀타임을 뛰며 1골을 넣어 EPL 100번째골을 완성했다.

선제골은 손흥민의 발끝에서 나왔다. 전반 10분 왼쪽에 있던 이반 페리시치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일명 '손흥민존'인 중앙 왼쪽 페널티박스 바로 밖 하프스페이스에서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을 했고 먼포스트 상단 구석으로 빨려들어가는 환상적인 궤적으로 골을 넣었다.

손흥민의 EPL 통산 260경기째에서 만든 100번째 골 금자탑이었다.

전반 34분에는 브라이튼 솔리 마치가 오른쪽에서 올린 코너킥을 먼 포스트에서 브라이튼 주장 루이스 던크가 날아올라 동점 헤딩골을 넣었다.

후반 34분 에밀 피에르 호이비에르가 오른쪽에서 컷백 패스로 뒤로 내준 것을 페널티박스 중앙에 막 진입해 노마크 기회인 해리 케인이 오른발 슈팅으로 2-1을 만들어 토트넘이 승리했다.

이날 경기 후 스포티비가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정말 기다려온 순간, 멋있는 선물을 조금 늦게 전달드려 죄송스럽다. 팬들의 응원과 팀원들의 노력 덕분에 엄청난 업적을 이룰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손흥민은 득점 직후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는 세리머니를 했다. 손흥민 "저번주에 저희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라며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지난 1일 손흥민은 외조부상을 당했다. 손흥민이 3월 A매치를 마치고 영국으로 돌아가자마자 있었던 일로 손흥민은 곧바로 팀 경기가 있었기에 장례식에는 참석하지 못할 수밖에 없었다.

ⓒAFPBBNews = News1

그렇기에 손흥민은 무거운 마음을 안고 지난 4일 열린 에버튼과의 경기에서 출전 선수 중 유일하게 왼팔에 추모의 의미를 뜻하는 검은 완장을 차고 경기를 하기도 했다. 드디어 100호골을 넣은 브라이튼전에서도 골을 넣자마자 골 세리머니를 위해 코너플래그 쪽으로 달려가면서 가장 먼저 한 것은 오른쪽 검지를 하늘로 가리켰다. 하늘에 계신 외조부를 기리는 의미였다.

이뿐만 아니라 손흥민에겐 고난이 많았다. 축구 대표팀을 위해 한국에 다녀오며 쉽지 않은 일정을 소화한건 물론, 김민재와의 SNS 불화로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또한 올시즌 계속 되는 부진에 비난 여론까지 이겨내야했다.

여기에 자신을 득점왕으로 만들어준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최근 경질까지 당하며 의지할 곳을 잃기도 했다. 손흥민은 우루과이와의 평가전 이후 "많이 죄송하다. 세계적 명장이시고 함께 행복한 여정을 했다. 선수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제가 많이 죄송하다. 여러 책임을 지고 나가신게 죄송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손흥민에게는 많은 일이 있었고 감당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전국민이 고대하던 EPL 100호골을 쏘아올렸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