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told] ‘흥민존’에서 터진 손흥민의 EPL 100호골, ‘손흥민답게’ 넣었다

[포포투=김환]

100호골마저 손흥민다웠다.

토트넘 훗스퍼는 8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3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0라운드에서 브라이튼에 2-1 승리를 거뒀다. 승점 3점을 획득한 토트넘은 리그 3경기 만에 승리를 챙겼고, 5위를 유지했다.

선제골의 주인공은 손흥민이었다. 전반 10분 박스 왼편에서 이반 페리시치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상대 수비를 앞에 두고 오른쪽으로 한 차례 공을 옆으로 친 뒤 오른발로 날카롭게 감았다. 손흥민의 발을 떠난 공은 브라이튼 골문 우측 상단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손흥민의 EPL 100호골.

손흥민의 EPL 100호골은 ‘손흥민다운’ 골이었다. 양 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해 강력한 슈팅을 시도하는 능력은 손흥민의 가장 큰 장점이다. 양 발을 모두 사용하기 때문에 상대 수비 입장에서는 손흥민의 슈팅 타이밍이나 코스를 예상하기 어렵다. 박스 앞에서 오른발 혹은 왼발로 날카롭게 감아 득점을 터트리는 손흥민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 이유다. 손흥민의 EPL 100호골도 이렇게 나왔다.

손흥민이 감아차기로 득점을 터트리는 곳을 ‘손흥민 존’이라고 부른다. 정확히는 상대 박스 바로 앞인데, 손흥민의 100호골 역시 이 ‘손흥민 존’에서 터졌다. 손흥민은 자신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위치에서 가장 자신 있는 방식으로 자신의 EPL 100호골을 만들어낸 것이다. 손흥민답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손흥민의 EPL 100호 골 장면이었다.

손흥민은 이번 득점으로 새 역사를 썼다. 우선 EPL에서 34번째로 100호골 금자탑을 세운 선수가 됐다. 지금까지 앨런 시어러, 티에리 앙리, 프랭크 램파드, 웨인 루니 등 수많은 레전드들이 EPL 100호골을 달성했고, 이제 손흥민도 전설들 사이에 이름을 올렸다. 현역 선수 중에서는 해리 케인, 제이미 바디, 모하메드 살라, 로멜루 루카쿠, 라힘 스털링, 사디오 마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그리고 손흥민 이렇게 8명이 전부다.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

하루아침에 쌓아 올린 기록이 아니다. 지난 2015-16시즌부터 EPL에서 뛰기 시작한 손흥민은 첫 시즌 리그 4골을 득점하는 데에 그쳤지만, 이후 꾸준히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천천히 기록을 향해 나아갔다. 2016-17시즌 14골, 2017-18시즌 12골, 2018-19시즌 12골, 2019-20시즌 11골, 2020-21시즌 17골을 터트렸다. 지난 시즌에는 리그에서만 23골을 터트리며 모하메드 살라와 함께 공동 득점왕을 수상,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EPL 득점왕에 올랐다.

손흥민은 꾸준히 득점을 터트리며 EPL 100골이라는 기록에 한 걸음씩 다가갔다. 오랜 기다림과 노력 끝에 이 기록에 다다른 것이다. 그리고 그 대기록을 작성하는 골을 그 어떤 골보다 본인다운 모습으로 만들어낸 손흥민이다.

김환 기자 hwankim14@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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