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 서울 봄바람, 지방 찬바람…깐깐해진 청약자들
분양시장 한파 가셨지만 지역별, 단지별 양극화 뚜렷
2월 1순위 청약경쟁률, 서울 56대 1 vs 전국 7.4대 1
같은 지역 내 청약성적도 극과 극…45.3대 1 vs 0대 1
청약시장에 조금씩 훈풍이 불고있다. 여전히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부담스러운 수준이고 부동산 시장 심리도 완전히 살아났다고 보기 어렵지만, 관련 규제가 대폭 완화되면서 서울 등 수도권 분양시장 만큼은 '일단 넣어보자'는 심리가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지방 분양시장은 여전히 냉랭한 분위기이고 지역별 양극화는 물론 같은 지역 내에서도 청약성적표가 극심하게 차이나는 옥석가리기가 심화되는 양상이다.
8일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에 따르면 4월 아파트분양전망지수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전월 대비 크게 상승했다. 분양전망지수는 주산연이 주택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것을 수치화 한 것이다. 이 수치가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업체의 비율이 높다는 것을, 100을 밑돌면 그 반대라는 것을 각각 의미한다. 전망지수는 기준선을 하회하는 수준이지만 6개월 연속 지수가 개선됐다는 것은 분양시장 심리가 계속 개선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분양전망지수는 세종(64.7→92.9)이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됐고, 서울 4.3p(82.2→86.5)과 인천 23.9p(61.3→85.2), 경기 14.5p(72.7→87.2) 등 수도권은 물론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전망지수가 상승했다.
이런 분위기 변화는 청약관련 규제가 대거 완화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7일부터 그동안 최대 10년에 달했던 아파트 분양권 전매행위 제한기간이 수도권 최대 3년, 비수도권 최대 1년으로 단축됐다.
주산연은 "분양시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분양권 전매제한기간이 대폭 단축되면서 작년 하반기 이후 크게 증가한 분양시장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다소 완화됐다"고 분석했다.
예고된 규제 완화에 가장 큰 수혜지로 꼽히는 서울 청약시장은 일찌감치 열기가 달아올랐다. 청약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1·3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후 서울 지역 청약은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규제 완화 발표 후 서울에서 처음으로 공급된 단지인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자이 디그니티'는 지난 2월 1순위 청약에서 일반공급 98가구 모집에 1만9478명이 몰려 경쟁률 198.8대 1을 기록했다. 지난달 분양에 나선 서울 은평구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시그니처'는 일반공급 214가구 모집에 2430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을 11.4 대 1을 기록했다. 최근 청약을 진행한 동대문구 '휘경자이 디센시아'는 1순위 평균경쟁률 51.7대 1을 기록했다. '직방'이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2월 서울 평균 청약경쟁률은 56대 1로 나타났다.
반면 지방 청약시장은 아직 냉랭한 분위기다. 2월 전국 평균 청약경쟁률은 7.4대 1을 기록했는데, 3월 평균 청약경쟁률은 2.5대 1로 분위기가 오히려 꺾였다. 지난달 거제에서 청약을 진행한 '거제한내시온숲속의아침뷰'은 일반공급 46가구 모집에 단 한 개의 청약통장도 접수되지 않으며 청약경쟁률 0대 1이라는 처참한 기록을 쓰기도 했다.
지방에서도 광주 서구에 공급된 '위파크마륵공원'은 8.8대 1, 부산 해운대구에 공급된 '해운대역푸르지오더원'은 4.8대 1의 경쟁률을 보이긴했지만 서울의 청약시장 분위기와는 온도차이가 있다.
한편 청약시장 성적표는 같은 지역 안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지난달 경기 평택에 공급된 '고덕자이센트로' 1순위 청약경쟁률은 45.3대 1을 기록하며 지난달 청약에 나선 단지들 중 압도적인 1위 성적을 보였다. 하지만 같은 지역에서 공급된 '평택화양서희스타힐스센트럴파크'는 청약 미달률이 93.6%에 달했다. 부산 안에서도 오션뷰를 자랑하는 '해운대역푸르지오더원'은 4.8대 1로 선방했지만 부산항 인근에 위치한 '두산위브더제니스오션시티'는 청약미달률이 53.5%로 집계됐다.
이런 양극화 양상은 점차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청약시장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지방은 면적이 작거나 분양가가 비싸거나 비브랜드거나 수요가 부족한 곳은 성적이 좋지 못하고, 같은 지역 안에서도 입지 등에 따른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청약 관련 규제가 대거 풀렸지만 경기둔화 우려와 DSR 등 대출규제, 7만호 수준의 미분양, 낮아지는 청약경쟁률 등 아직까지 주택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이고 일부 지역에서는 분양권 마이너스 프리미엄도 나오는 상황이어서 입지와 분양가, 대기수요 여부에 따라서 같은 지역 안에서도 차별화, 양극화 되는 양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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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수영 기자 syk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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