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톡톡] “찬바람 불 땐 배당주? 옛말” 시장 불안 속 돈 몰린 ‘인컴 ETF’

허지윤 기자 2023. 4. 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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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 장세엔 고위험·고수익 전략보다
안정적 현금 흐름 확보가 중요
배당주·채권 등에 분산투자 하는 ETF
중장기 투자로 노후 대비에 제격
지난 4월 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 /뉴스1

금리 인상기 증시 불안과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컴펀드’가 인기다. 높은 위험을 동반한 고(高)수익보다 안정적인 수익과 현금 흐름을 노리는 투자자가 많아진 것이다. 배당·이자 수익을 추구하는 인컴(Income) 상장지수펀드(ETF)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ETF 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미국과 국내 증시에서도 인컴 ETF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면서 “올해도 대응하기 어려운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하에 포트폴리오의 일부를 인컴 자산에 배분할 만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변동성을 떠나 100세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서라도 인컴 투자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불안할 때 주목받는 인컴 투자… 꾸준히 쌓아 노후 대비

인컴투자는 매매와 상관없이 자산을 보유한 기간 동안 발생한 권리로부터 얻을 수 있는 금전적 이익(income)을 추구하는 것이다. 배당주, 우선주, 채권, 리츠(REITs), 인프라 등에 대한 투자가 이에 해당한다. 배당 수익 등 일정 수익을 담보하기 때문에 증시 변동이 큰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수익을 방어할 수 있는 투자 방법이다. 단기 투자보다 중장기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긴 호흡으로 꾸준히 적립 투자해 노후를 대비하는 것이다.

인컴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가장 편리한 방법이 ‘인컴 ETF’ 투자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상장 인컴 ETF에 모인 돈은 누적 약 1조8000억달러(약 2372조7600억원)에 이른다. 이는 미국 전체 ETF 시장의 27% 수준이다.

국내에서도 분기·중간 배당을 지급하는 주식 종목 수가 늘고 있는 한편, 여러 종류의 인컴 ETF가 나오고 있다. 올해도 ▲만기매칭형 채권 ETF ▲KOFR·CD금리 ETF ▲TDF ·국내외 배당성장주 ETF ▲리츠 ETF ▲국채 레버리지 ETF 등 라인업이 확대되고 있다.

그래픽=손민균

◇ 배당·이자로 현금 확보… “금리 안정 시 수익률 개선”

지난해부터 국내에도 ‘월 분배금’ 지급 ETF가 나오기 시작했다. 현재 국내 상장된 월배당식 ETF는 총 23개다. 금융사들은 월 분배금 ETF를 신규 출시하거나, 기존 ETF의 운용전략을 월 분배금 지급 형태로 변경하는 식으로 월 분배금 ETF를 잇달아 내놨다.

이 때문에 ‘찬바람 불면 배당주’라는 말도 이제 옛말이 됐다. 연말 배당이 많은 국내 주식 특성에 따라 겨울철에 배당주가 반짝 상승하는 경향이 컸는데, 최근에 분기 배당, 월 배당 종목 및 투자 상품이 늘고 있어서다.

월 배당 ETF는 자본차익과 함께 월분배금을 통하 수익 방어 및 재투자로 복리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을 추구한다. 지난해 6월 국내 첫 월배당식 ETF로 나온 SOL S&P500의 경우 6개월 수익률이 2.24% 3개월 수익률은 12.01%, 1개월 수익률 2.94%다. 미국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엔비디아 등을 비롯한 S&P500지수를 추종하는 월배당 상품이다.

국내 배당주 ETF 중에서 ‘KBSTAR KQ고배당’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지난 7일 기준 최근 6개월 수익률은 14.14%, 3개월 수익률은 13.29%다. 구성 종목은 에코프로비엠, LX세미콘, 케어젠, 에스에프에이, CJ ENM, 씨젠, 서울반도체, 메가스터디교육, 원화 예금 등으로 연간 배당수익률은 2.76%다.

그래픽=손민균

커버드콜 전략을 상품으로 구현한 ‘커버드콜 ETF’도 인컴 투자의 주요 축이다. 커버드콜 전략은 기초자산을 매수하는 동시에 해당 기초자산의 콜옵션을 매도하는 구조를 가진 파생 합성 전략이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콜옵션 매도에 따른 옵션 프리미엄을 배당금 지급의 원천으로 삼기 때문에 인컴 투자의 하나다”라면서 “이 전략은 통상 횡보장이나 하락장에서 전체 주식시장 대비 초과 성과를 기록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물옵션 시장에서 직접 거래하는 데 다소 번거로움이 있기 때문에 ETF를 활용하면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외 운용사들도 커버드콜 ETF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상장 커버드콜 ETF로는 ▲마이다스 200 커버드콜 5%OTM ▲TIGER 200 커버드콜 5%OTM ▲TIGER 미국나스닥 100 커버드콜(합성) ▲마이티 200 커버드콜 ATM 레버리지 등이 있다.

미래에셋이 출시한 ‘마이다스 200 커버드콜 5%OTM’의 경우 코스피200 수익률을 추구하면서 현재 주가수준보다 높은 콜옵션을 매도해 하락위험을 부분적으로 방어한다. 지난 6일 기준 6개월 수익률은 8.56%, 3개월 수익률은 6.85%, 한 달 수익률은 -0.36%다. 상장 이후 수익률은 21.72%로 집계됐다.

만기가 있는 채권의 특성과 분산투자 및 실시간 거래가 가능한 ETF의 강점을 결합한 ‘채권 ETF’도 인컴 투자에 해당한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채권 강세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시장에선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먼저 반영하는 분위기도 있다. 이런 영향으로 채권ETF인 ▲TIGER CD 금리투자 KIS ▲KODEX 23-12 은행채(AA+이상)액티브 ▲KODEX 종합채권(AA-이상)액티브 ▲KBSTAR KIS 종합채권(A-이상) 액티브 등에 국내 자금 유입이 이어지면서 순자산이 크게 늘었다.

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예측 난도가 높은 경제 지표 방향성과 가파른 금리 인상 여파 등으로 시장 변동성이 이어지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ETF가 신규 상장되고 있다”며 “주가 하락 압력을 제한하면서 상승장에서 이익도 취할 수 있는 구조의 종목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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