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외인 타자 저주 깨나…오스틴 "꼭 성공해서 내년에도 뛰고파"
"타점 적지만 괜찮아, 팀에 헌신하자고 다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잘 치고도 타점이 적던 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이 결정적 순간에 해결사 역할을 했다. 아킬레스건 통증 탓에 입단 후 처음으로 대타로 뛴 경기에서 끝내기 2루타로 시즌 2호 타점을 올리며 극적인 팀 승리를 이끌었다.
모처럼 타점을 올렸음에도 오스틴은 개인 기록보다 팀 승리가 중요하다며 '헌신'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오스틴은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경기에서 선발 라인업에 빠졌다. 전날(7일) 경기에서 주루 도중 아킬레스건 통증을 느꼈고, 하루가 지난 뒤에도 전력으로 뛸 수 없는 상태였다.
염경엽 LG 감독은 중요한 상황에서 오스틴을 대타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LG가 8회말까지 1-0으로 앞서면서 오스틴에게 출전 기회가 돌아오지 않는 듯 보였다.
그러나 LG는 임시 마무리 투수 이정용이 9회초 동점을 허용하면서 경기를 끝내지 못했고, 오스틴이 출전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오스틴은 1-1로 맞선 9회말 2사 1루에서 송찬의 타석 때 대타로 기용됐다. 그리고 오승환의 3구째 직구를 밀어쳐 끝내기 2루타를 터트렸다. 그는 시즌 1호 대타 끝내기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오스틴은 "대타로 투입될 걸 알고 계속 준비를 했다. 타석에서는 무리하지 않고 간결하게 치자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끝내기 상황을 설명했다.
1루 주자 김민성이 발이 빠르지 않기 때문에 2사 2, 3루가 될 수도 있었지만 김민성은 전력을 다해 2루, 3루를 돌아 홈까지 쇄도해 결승 득점을 올렸다.
오스틴은 이에 대해 "내가 안타를 치면 김민성이 최대한 쥐어짜 달릴 거라 믿었다. 김민성은 그렇게 해줬다"고 김민성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
끝내기 경험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트리플A에서는 끝내기 만루 홈런을 친 적도 있다. 그러나 LG 유니폼을 입고 기록한 대타 끝내기 2루타의 짜릿한 손맛은 잊을 수가 없다고 했다.
오스틴은 "이 끝내기 2루타는 내 커리어의 끝내기 안타 중에 톱5 안에 들 것 같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LG의 4번 타자를 맡은 오스틴은 뛰어난 선구안과 콘택트 능력으로 좋은 타격을 펼쳤지만 유독 타점 생산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날 삼성전 전까지 타율 0.364를 기록하면서 타점이 겨우 1개였다. 반면 득점은 7점이었다.
오스틴은 이를 개의치 않아 했다. 그는 "비록 내가 타점이 적지만 크게 스트레스를 받거나 욕심을 내지 않았다. 팀을 위해선 타점이 아닌 득점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대신 (내 뒤에 있던) 오지환이 타점을 많이 올렸다. 언젠가는 나도 타점을 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지금은 팀에 헌신하자고 다짐했다. 나 말고도 8명의 타자가 있고, 그들이 타점을 올려 승리하면 된다"고 말했다.
LG에는 외국인 타자 잔혹사가 있다. 해마다 외국인 타자가 부진했고, 교체 강수를 둬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포스트시즌에선 외국인 타자 없이 경기를 치른 적도 많았다.
그러나 시즌 초반이긴 해도 오스틴이 외국인 타자 저주를 끊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염경엽 감독도 변화구 대처 능력이 좋고 성실한 오스틴이 분명 KBO리그에서 성공할 것이라 장담했다.
오스틴은 "LG 팬들로부터 DM(SNS 다이렉트 메시지)을 많이 받아서 LG 외국인 타자 저주를 잘 알고 있다"면서 "난 그 저주를 깨부수러 왔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오스틴은 한국에서 생활한지 이제 한 달밖에 안 됐지만 만족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자신의 응원가에 푹 빠졌다는 오스틴은 매일 자신의 아들에게 직접 불러주고 있다. 그는 "한국 야구가 정말 마음에 든다. (LG에서) 꼭 성공하고 싶다. 올해 잘 해서 재계약을 맺고 내년에도 여기서 뛰는 게 목표"라고 오랫동안 KBO리그에서 활동하기를 희망했다.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지만 시범경기 때는 마음고생도 심했다. 오스틴은 시범경기 12경기에서 1할대 타율(0.194)에 그쳤고 타점도 3개만 올렸다.
이에 극성스러운 LG 팬들로부터 질타를 받기도 했다. 오스틴은 "팬들로부터 성원도 받지만 미움도 받았다. '10타석에 안타 한타 치면 그게 타자냐'라는 메시지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오스틴은 긍정적인 사고로 어려움을 극복했다고 했다. 그는 "그래도 그런 반응이 다 내게 관심이 있는 거라 생각했다"며 "(시범경기 부진으로) 스트레스가 있었다. 그러나 먼저 수비, 주루에 집중하면서 '천천히 나를 보여주자'는 마음으로 임했고, 타격 슬럼프를 이겨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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