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달’ 라마단, 경제난·전쟁 속 불안…배급소 몰리며 압사
[앵커]
이슬람 금식성월인 라마단이 지난달부터 시작됐는데, 올해는 많은 국가들이 전쟁과 경제난 속 힘든 라마단을 보내고 있습니다.
파키스탄에서는 무료 급식을 받으려다 압사 사고가 발생하는가 하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올해도 충돌했습니다.
두바이 우수경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이슬람 사원 앞으로 줄이 길게 늘어서고, 텐트는 사람들로 가득찹니다.
[압둘라 알자루니/두바이 자선단체 지역대표 : "주변의 노동자들을 위해 이곳에서만 매일 천 명분의 음식을 준비합니다."]
해가 떠 있는 동안 금식했던 이들은 모스크에서 금식이 끝났음을 알리자 하루의 첫 식사를 시작합니다.
[사지다리/파키스탄 출신 노동자 : "가난한 사람들, 특히 파키스탄과 인도, 아프가니스탄, 방글라데시 등에서 온 사람들에게 (자선단체에서) 많은 음식들을 나눠줍니다."]
매년 라마단 기간에는 곳곳의 이슬람 사원과 광장 등에 누구나 와서 식사를 할 수 있는 큰 천막이 마련됩니다.
한 번에 많게는 수천 명의 사람이 모이기도 합니다.
두바이 주요 명소에서는 일몰에 맞춰 매일 대포가 울리고 밤에는 다양한 나눔의 자리가 마련됩니다.
하지만 올해는 많은 국가들이 극심한 경제난으로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파키스탄에서는 무료 배급소 곳곳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압사 사고가 발생해 20명이 숨졌습니다.
7살 어린 아이도 포함됐습니다.
[비비 쿠르시드/유가족 : "우리 뒤에 있던 사람들은 멈추지 않고 밀었습니다. 저도 밀렸습니다. 어떤 사람이 물을 틀었고, 사람들을 잡아당기는 소년도 있었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올해도 로켓과 전투기를 동원하며 충돌했습니다.
지난해 라마단 기간 정부군과 반군이 휴전에 합의했던 예멘은 올해는 휴전 없이 불안한 정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진으로 고통받고 있는 튀르키예와 시리아 이재민들 또한 시름 속에 라마단을 보내고 있습니다.
두바이에서 KBS 뉴스 우수경입니다.
우수경 기자 (swo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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