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사고, 하이닉스 팔고…어닝쇼크 전망 같은데 외인 행보 엇갈리네

백지연 매경닷컴 기자(gobaek@mk.co.kr) 2023. 4. 8.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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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 제공 = 연합뉴스]
외국인 투자자들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 3월 사이 삼성전자에 폭풍 사자세를 보인 것과 달리 SK하이닉스를 연일 팔아치웠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 하반기 들어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수요 회복을 기대하고 있는 반면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1분기 수요 부진은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분석이 나온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7일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6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5.7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대 이하로 주저앉은 것은 2009년 1분기(5900억원)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매출은 63조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9%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1분기 어닝쇼크는 예정된 결과였다. 이미 증권가에서는 메모리 업황 부진으로 1분기 실적 부진을 내다봤기 때문이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사진 제공 = 연합뉴스]
삼성전자와 더불어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대형 반도체 종목인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도 암울하다.

이날 증권정보업체 Fn가이드 기준 국내 증권사들의 SK하이닉스 영업손실 전망치는 -3조6362억원이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1조2099억원이던 영업손실 전망치는 올해 들어 빠르게 불어났다.

이 가운데 외국인들은 지난 3월 한 달 사이에만 삼성전자를 1조3750억원 어치 사들이면서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이 기간 순매수 상위 1위다. 순매수 상위 2위 종목인 삼성SDI(4116억원)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반면 같은 어닝쇼크 전망에도 외인은 SK하이닉스로 지난달 6449억원 어치 순매도하면서 가장 많이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들어서도 외국인 투자자는 SK하이닉스를 전날까지 3652억원 어치 팔아치웠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SK하이닉스를 내리 순매도하다 7일 들어 매수세로 돌아섰다. 이날 외인은 SK하이닉스를 105억원 어치 사들였다.

증권가에서 내놓은 향후 실적 전망이 외국인 투자심리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NH투자증권은 이날 리포트를 통해 3분기부터 삼성전자가 본격적인 실적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하겠다고 발표한 점이 수급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지난해 생산 비트 그로스(bit growth·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 출하 비트 그로스를 고려하면 지난 하락 사이클이었던 2008~2009년에 비해서는 상황이 좀 더 심각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23년 업황 반등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만 가시성은 낮다고 판단한다”며 “생산 비트 그로스와 출하 비트 그로스가 이 정도 차이를 보인 해가 없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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