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태원 참사’ 용산구청 간부들 변호사비 직원에 할당한 노조

백승우 2023. 4. 8.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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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책임으로 용산구청장과 부구청장 그리고 간부들까지 모두 5명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그런데 용산구 공무원노조가 이들의 변호사비를 보태준다면서 직원들을 상대로 모금을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직급별 모금액까지 정했는데, 사실상 강제 할당이라는 비판이 직원들 사이에서 제기됐습니다. 

백승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 용산구청 직원들이 모금 활동에 들어간 건 지난달 30일.

지난해 10월 발생한 이태원 참사 책임으로 재판에 넘겨진 박희영 구청장 등 구청 간부 5명의 소송비용을 마련한다는 취지였습니다.

구청 직원 모금으로 모인 돈은 총 1억 4천만 원.

용산구청 공무원의 90%가 넘는 1천100여 명이 참여했습니다.

모금을 계획하고 주도한 건 전국공무원노조 서울 용산구지부.

지난 3일 구청 내부 전산망에 모금액이 1억 원을 넘었다며 감사글도 올렸습니다.

한 노조원은 "행정안전부와 서울시는 일체 책임을 안지고 가장 하부기관인 용산구청에 모든 책임을 지운다"며 "이태원 참사는 용산구청 직원 어느 누구도 특정 개인이 책임질 수 없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직급별 모금액을 노조가 사실상 할당했다는 논란도 제기됐습니다.

5급 이상은 30만 원, 7급 10만 원, 9급과 계약직은 5만 원 등 직급별 모금액 가이드라인을 구청 전직원에게 문자 메시지로 보냈다는 겁니다.

모금 참여자는 부서별로 이름과 모금액이 인쇄된 명부에 서명을 해야 해서, 어쩔 수 없이 동참했다는 직원도 있습니다. 

[용산구 직원]
"계급을 나눠서 금액까지 정해놨으니까 그거는 자율이 아니죠. 눈치를 많이 봐야했어요. (참여)한 사람은 사인하라는 연명장 같은 것도 돌았고."

전국공무원노조 용산구지부장은 채널A와의 통화에서 "모금 과정에 강요는 없었다"며 "박희영 구청장을 제외한 간부 4명만 소송비용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채널A 뉴스 백승우입니다.

영상취재 : 김기열
영상편집 : 정다은

백승우 기자 strip@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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