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진실버스', 진상규명 특별법 향한 여정 시작
[앵커]
지난 5일은, 지난해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길에서 159명이 사망한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159일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유가족들이 열흘 동안 전국 13개 지역을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요구했는데요.
유가족들의 '진실버스' 여정에 민대홍 PD가 함께했습니다.
[PD]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작은 펼침막을 들고 '진실버스'에 올랐습니다.
대통령의 사과와 특별법 제정.
전국 13개 도시를 돌며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시청 분향소 앞에서 출발했습니다.
[오일석 / 故오지민 아버지 : 애절함이겠지요. 저희가 특별법을 만들기 위해서는 국민 참여, 국민 동의 청원이 5만 명이 필요하거든요. 그 5만 명의 동의를 구하고자….]
거리에서의 하루는 이른 아침부터 시작됐습니다.
선전전과 간담회, 그리고 문화제로 특별법 제정을 위한 청원 동의를 호소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아이가 떠올라 눈물을 참기 어려웠던 순간, 무너지지 않게 붙잡아 준 건 함께 한 유가족들과 응원해준 시민들입니다.
[정광석 / 대전 둔산동 : 조금이라도 슬픔을 나누고 싶어서…. 감히 제가 그분들의 그 슬픔에 천분의 일, 만분의 일같이 할 수는 없겠죠. 그렇지만, 저도 같은 자식 가진 부모로서….]
시민들의 마음이 모이면서 '진실버스' 8일 차에 국민청원 5만 명을 달성했습니다.
늦은 밤 낯선 숙소로 돌아오는 길.
유가족들에게 '진실버스'는 어떤 의미였을까.
[최정주 / 故최유진 아버지 : 우리 얘기하는 걸 들어주시는 시민분들 계시고, 유가족들 전부 다 관심 가지고 집중하셨고…. 우리 스스로가 첫발을 남이 등 떠밀어 내민 게 아니라 우리 다 같이 그냥 첫발을 이렇게 한꺼번에 같이 힘 모아서 내디딘 것 같아서….]
서울에서 제주까지, 다시 돌아온 이태원역 1번 출구.
10.29 참사의 아픔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시청 앞 분향소까지 행진을 이어가고,
용산 대통령실 앞을 지날 때는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대통령은 유가족의 면담요구에 즉각 응답하라. 응답하라. 응답하라. 응답하라."
시청 앞 문화제를 끝으로 열흘간의 여정을 마쳤습니다.
유가족들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말합니다.
[최선미 / 故박가영 어머니 : 저희는 참사 이후 신발도 못 신고 맨발로 추운데 서 있었습니다. 근데 이번 5만 국민청원을 통해서 운동화를 신을 수 있어요. 그래서 이제부턴 특별법을 외치기 위해서 운동화 끈을 매고 앞으로 나가는 일만 남았습니다.]
유가족들이 요구하는 특별법은 독립적 진상 조사기구 설치와 피해자, 그리고 유가족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국민 5만 명 이상이 동의한 청원은 이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정식 안건으로 다뤄집니다.
YTN 민대홍입니다.
YTN 민대홍 (hongkiz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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