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생 시즌2' 윤태호 작가 "꼰대? 이것 막고 이것 열려있는 사람"
'우린 아직 다 미생이야' 인생에 관한 명언과 함께 고군분투하는 수많은 직장인들의 마음에 남은 작품이 있죠. 하나의 바둑 용어에 불과했지만 아마 이제 많은 분들은 '미생'이라는 단어에 이 작품을 떠올릴 것 같습니다. '미생'의 윤태호 작가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지금 미생 시즌2 웹툰을 매주 연재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얼마 전 4년 만에 새 단행본도 나왔고요. 이번에는 대기업에서 중소기업 이야기를 좀 하셨습니다.
[윤태호 / 작가 : 우리 모두가 대기업에 들어가면 인생이 다 필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정말 많은 수의 사람들이 거의 매년 퇴직을 하고 있고 이게 현실이거든요. 그래서 그 안에서 꿈을 발견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한계를 느끼는 사람도 분명히 있겠다 싶어서 이들이 다 합류를 해서 작은 회사에서 이제 시작하는 이야기로 중소기업 이야기로 시즌2를 했죠.]
[앵커]
제가 봤던 메시지 중에 '미생'을 통해서 중소기업과 종사자들이 희화화되거나 비하되는 것을 너무 안타까워하셨고 그래서 그들에게 힘을 주고 싶어서 '미생'이라는 작품을 하고 싶다고….
[윤태호 / 작가 : 힘까지 제가 뭐라고 힘까지 드리겠어요. 그런데 이제 미생 시즌1도 원래 그런 걸로 시작을 했거든요. 회사에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아주 그들이 실제 일하는 모습을 최대한 비슷하게 묘사를 하면 이 만화를 보시는 독자분들이 내가 누구 같겠다, 내가 오부장 같겠다, 오과장 같겠다. 자기를 투사하겠구나. 그다음에 시즌 2에서는 회사가 미생 자체인 거죠. 그래서 중소기업에서 가장 큰 리스크는 오너 리스크가 있는데 대부분 이 한 명의 오너가 모든 정보를 다 갖고 있고 그래서 이 사람이 쓰러지게 됐을 때는 이 회사는 움직일 수가 없는 회사가 되는 거죠.]
[앵커]
건강이 거의 리더십이다라고 말씀하신 것도 제가 봐서 되게 인상 깊었습니다. 궁금했던 게 윤태호 작가님이 정의하는 꼰대는 무엇일까.
[윤태호 / 작가 : 꼰대는 이거 막고 이것만 열려 있는 사람이 꼰대겠죠.]
[앵커]
듣지 않고 자기 말만 하는 것이 어쨌든 꼰대인 것이다.
[윤태호 / 작가 : 듣지 않는다기보다는 그분 입장에서는 그들 입장에서는 안 들릴 거라고 생각이 들어요. 그러니까 저도 얼마나 많은 말들이 스쳐 지나갔을까 생각이 들고 나이를 먹으니까 그런 생각이 드는 거죠. 그러니까 내 앞에서 웃고 있는 사람이 내 말에 동의하는 게 아니라 내 나이 때문에 웃어줄 수도 있다는 생각을 못하는 거죠.]
[앵커]
그런 생각을…그런데 작가님은 내가 꼰대인가, 내가 이렇게 한 게 조금 꼰대 같았나라고 생각을 본인도 좀 하십니까?
[윤태호 / 작가 : 그런 생각은 30분, 20분 뒤에 와요. 집에 갈 때 집에 가는 차 안에서 와 내가 왜 그랬지 뭐 이런 식으로. 그때 그 표정이 다 복기가 되면서 아 또 했네 뭐 이런 식의 반성이 되는 거죠.]
[앵커]
근데 이렇게 생각하시는 것 자체가 꼰대가 아니라는 걸…
[윤태호 / 작가 : 근데 또 해요 그다음에 타이밍이 되면 또 해요. 매번 하는 거죠. 후배들이 어떻게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서 자꾸 변명하려고 하고 그게 아니고 그게 아니고 말버릇이 됐어요. 그게 아니라 이렇게 나가는 거죠. 말이.]
[앵커]
그럼 리더와 꼰대의 다른 점은 책임을 지는가 안 지는가의 차이일까요?
[윤태호 / 작가 : 예를 들어 우리가 브레인스토밍이라는 걸 창작자들이 많이 하잖아요. 옛날에는 '야 좋은 아이디어 있으면 말해봐' 이랬단 말이에요. 어떤 현장에서든지 근데 지금은 어떤 상황이냐면 진짜 리더십, 리더라면 이 자리에 왜 모였고 우리가 얻어야 할 것은 결론은 무엇인지를 분명히 인지시켜주는 게 중요하다 그런데 꼰대는 '판단은 내가 할 테니까 너네 다 이야기해 봐, 자 너부터 시작해 1번' 이게 이제 꼰대 같다라고 생각이 드는 거죠.]
[앵커]
작가님 말씀 들으니까 너무 명쾌해요. 이런 비유들이
[윤태호 / 작가 : 이번에 리더십 책을 열심히 읽었어요.]
[앵커]
그 효과가 발현되는 것 같습니다. 시즌2가 총 3부작으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안착, 출장, 결혼…지금 출장 부분을 연재 중이신데 사실 결혼, 이건 또 어떤 얘기 나올지 궁금하거든요.
[윤태호 / 작가 : 어떤 사람은 결혼을 해야 되겠어 어떤 사람은 난 결혼을 하기 싫어 생각할 수 있잖아요. 그러니까 결혼에 대한 고민 자체도 결혼에 포함이 되는 것이다라고 생각을 하고 그다음에 좀 현실적인 이야기. 그러니까 직장인들이 뭐 전업 주부를 목표로 하는 사람과 결혼을 할 건지 아니면 맞벌이로 할 건지 이랬을 때 아이는 가질 건가 말건가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실질적으로 고민하는 이야기들을 좀 써보려고 합니다.]
[앵커]
사실 많은 분들이 정말 궁금해하실텐데 미생 시즌2가 드라마로 만들어질 가능성은?
[윤태호 / 작가 : 마음 같아서는 실제 지금 대사를 쓰거나 이럴 때 저도 모르게 이성민 배우님의 목소리로 오부장의 대사를 쓰고 임시완 씨의 목소리 톤으로 그분의 어감으로 대사를 쓰고 내레이션을 쓰고 그러거든요. 그러니까 보고 싶기는 해요. 이 작은 중소기업이 조그마한 회사에 복닥복닥 이분들끼리 지지고 볶는 이야기를 보고 싶기는 하죠.]
[앵커]
마지막으로 '미생'이 많은 직장인들에게 어떻게 읽히길 바라시는지 어떤 메시지를 가져갔으면 좋겠는지
[윤태호 / 작가 : 가장 좋은 창작물은 보는 사람 각각의 심상에 자기만의 언어로 이것에 대한 결과가 좀 남는 그러니까 보고서 '와 나 이거 괜히 봤어' 막 이런 게 아니라 이거 봤는데 오늘 하루 종일 이 만화에 어떤 장면이 생각이 나네 잊혀지지가 않네 좀 이랬으면 좋겠다…]
[앵커]
특히나 또 작가님이 남기시는 명언들이 또 마음에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통찰력 있는 작가님 작품을 기대하겠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윤태호 / 작가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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