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로 변호사 된 JMS 목사...‘성폭력 혐의’ 정명석 변호나서 [법조 인싸]
2006년 홍콩X파일 논란 때 다수 언론 인터뷰
2016년 50세에 사법시험 합격, 변호사 자격 따
‘나는 신이다’ 3편에도 정명석 옹호 장면
JMS 수련원 일부 건물 등기엔 ‘대표자’로 기재
지난 3~4일 대전지법에서 이뤄진 정명석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의 ‘여신도 성폭력 재판’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쏠렸습니다.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에서 이름과 얼굴을 공개한 홍콩 국적 여성 메이플 씨(29)가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성폭력 피해를 증언(비공개 진행)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초 ‘나는 신이다’가 공개 된 뒤 정명석 총재(79)의 범죄 혐의에 대해 사회적 공분이 일었습니다.
시선은 정명석의 변호인들에게도 옮겨졌습니다.
특히 국내에서 2~3번째로 큰 로펌인 법무법인 광장이 정명석을 변호한다는 게 크게 회자됐습니다.
본지가 법무법인 광장의 변호인 사임 소식을 전할 수 있게 된 것도 이러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였습니다(2023년 3월 16일 [단독]법무법인 광장, ‘신도 성폭력 재판’ JMS 변호인 사임한다).
법무법인 광장의 사임 소식이 전해진 뒤 다른 변호인들도 하나 둘 사임했습니다.
그럼에도 정명석 총재의 곁을 지키는 변호사와 법무법인들이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들을 변호사로서의 신념 때문에 남아 있는 것인지, 거액의 수임료 때문인지, 아니면 종교적 신념에 의한 것인지 하나하나 구분하지는 않겠습니다. 자칫 낙인 찍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변호사 양승남 씨(56·사법연수원 48기)입니다.
양승남 씨는 본래 JMS 목사입니다.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나는 신이다’ JMS편 세번째 영상분에서도 양씨가 성폭력 논란에 대해 반박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양씨는 해당 영상에서 “그러나 그들(성폭력 피해자)의 말을 신뢰하기 어려운 이유가 있다”며 “자신들이 주장하는 일이 있었다면 바로 선교회를 탈퇴하고 추후의 조치를 강구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통상적인 것이겠지만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양씨는 JMS 내에서 꽤 고위급으로 보입니다. 현재 충남 금산군 진산면 석막리의 JMS 월명동 수련원 일부 건물에는 양씨가 기독교복음선교회 대표자로 기재돼 있기도 합니다.
양승남 씨는 아직 변호사 자격을 따기 전인 2006년 JMS를 대표해 각종 언론 인터뷰를 했습니다.
JMS를 탈퇴한 4명의 여성들이 정명석으로부터 성폭행 등을 당했다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열었고, 여성 신도들의 나체 사진·영상, 정부 기관 내 JMS 조직 구성 등이 들어있다는 ‘홍콩 X파일’ 의혹이 제기된 때입니다.
정명석은 2003년 이후 중국에서 잠적한 상태였습니다.
양씨는 JMS 목사 자격으로 2006년 4월 18일자 YTN 인터뷰에서 ”저희가 (성폭력) 그런일이 있었다면, 20년 이상 저희 단체가 이끌어져 왔는데 여기에 굉장히 건실한 분이 많이 계시다. 그런 분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그런 일이 용납될 리 없다“고 말했습니다.
왜 정명석이 귀국하고 있지 않냐는 질문에 “앞으로 고소 고발이 있을 때마다 매번 귀국해 조사를 받는 게 옳을까“라고 했습니다.
자신에 대해서는 ”(2006년 기준)20년 가까이 한 집안처럼 살았다. 교리적으로 세뇌된 것이 아니라 그분이 살아온 삶을 알기 때문에 그분의 진실을 믿는다“고 했습니다.
이렇듯 공개적으로 정명석을 옹호해 온 양승남 씨는 진짜 변호사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서울대 사회학과를 나온 그는 공부 머리는 타고났던 것 같습니다.
그는 2016년 늦깎이로 제58회 사법시험에 합격합니다. 사시가 폐지되기 직전, 그의 나이 쉰 때의 일입니다.
2년간 사법연수원에서 법조인으로서의 지식과 소양을 교육받습니다. 물론 국비로 말이죠.
그렇게 해 2019년 사법연수원을 수료, 변호사로서 출발할 토대를 마련합니다.
정명석이 지난해 10월 여신도 2명에 대한 준강간, 준유사강간, 준강제추행, 강제추행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자 양승남 씨는 같은해 11월 정명석의 변호를 맡겠다며 선임계를 제출합니다.
애초 쉰이 넘는 나이에 변호사가 됐던 것 자체가 정명석을 더 잘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었을까 추정해 봅니다.
그리고 서두에 말씀드렸듯 지난달 초 ‘나는 신이다’ 방영 후 그 많던 변호인들이 상당수 우후죽순 떨어져나갔지만, 현재도 그를 비롯한 몇몇 변호사들과 법무법인들은 변호인 자리를 꿋꿋이 지키고 있습니다.
본 기자는 이와 관련해 양승남 변호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충남 금산군에 위치한 그의 법률사무소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한 남성이 전화를 받았습니다. 기자는 언론사 소속과 이름을 밝혔습니다. 그 남성은 “죄송합니다”라는 한 마디만 하고는 전화를 끊었습니다.
이후 기자가 수차례 해당 법률사무소에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았습니다.
한편, 정명석의 이번 1심 재판 구속기간(6개월)은 오는 27일로 종료됩니다. 재판부는 그전까지 1심 판결을 내리겠다는 입장이지만 지난달 21일 재판에서는 정명석 측 증인 5명이 전원 출석하지 않는 등 ‘재판 지연전략’으로 의심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명석의 다른 신도 성폭행 혐의가 최근 검찰에 송치됐기 때문에 이에 따라 구속기간이 연장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법조계의 ‘인싸’(를 꿈꾸는) 기자들이 법조계 인사들의 ‘인사이트’와 기자들의 관점을 전합니다. 주중 기사에서 팩트 전달에 집중했다면, 주말 코너에서는 법조계를 출입하며 쌓은 나름의 시각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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