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커플 묵고 난 뒤 공과금 '84만원 폭탄'…물만 120톤 썼다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캐리어를 끌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 뉴스1

한 공유 숙박업소 주인이 외국인 여행객의 숙박 이후 가스와 수도 요금이 수십만원이나 나왔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집주인은 이들이 고의로 물과 수도를 많이 쓴 것으로 의심하고 있지만, 이들은 이미 출국해 행방이 묘연하다.

8일 SBS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6일 중국계 여행객 남녀 두 명이 서울 마포구 소재 한 공유 숙박업소를 방문했다. 이들은 에어비앤비를 통해 독채 숙소를 예약해 25일 동안 머물렀다. 계약 만료 나흘 전 가스 검침원이 다급하게 집주인 A씨에게 "가스가 새는 것 같다"고 연락했다.

놀란 A씨는 숙소를 찾아 집을 확인했으나 원인은 가스 누출이 아닌 여행객 때문이었다. 이들은 창문을 다 열어놓은 채 불을 켜두고 보일러도 틀어놓고 나갔다. 퇴실 이후 계량기에 찍힌 가스 사용량은 645루베로 평소의 5배를 초과했다.

물 사용량도 평소의 몇 배에 달했다. 이들은 수도꼭지 물을 쉬지 않고 6일 내내 틀어놔야 쓸 수 있는 양인 120톤 이상의 물을 사용했다. 그 결과 공과금은 84만원이 나왔다. 가스 요금 64만원과 수도와 전기 요금 20만원을 더한 가격이다.

집 앞 CCTV를 확인해 보니 두 사람이 숙소에 머문 것은 닷새뿐이었다. 이후 짐을 싸서 나간 이들은 사나흘에 한 번씩 5분 정도 들렀다. A씨는 이들이 고의로 물과 가스를 낭비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들은 입실 사나흘 전에 A씨에게 취소 여부를 물었고 거절 답변이 돌아오자 에어비앤비 애플리케이션 내 프로필 사진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집 안에 CCTV(폐쇄회로텔레비전)가 있냐고 물어본 것도 의아스럽다"고 했다.

A씨는 예약 플랫폼인 에어비앤비 측에 중재를 요청했지만' 기물을 파손한 것도 아니어서 이용객과 직접 해결해야 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들은 이미 출국한 상태로 연락도 닿지 않고 있어 현재로서는 협의할 방법이 없다. A씨는 "가스 전기 요금도 많이 올랐는데 얼마나 나쁜 마음을 먹어야 이런 식으로 할 수 있는지"라며 억울한 심경을 전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