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투어 국내 개막전 무빙데이 언더파 전무…아! 바람이여[SS 서귀포in]

장강훈 기자 2023. 4. 8.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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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은 물론, 티잉 그라운드와 페어웨이에서도 어드레스했다가 뒤로 빠지는 선수가 속출했다.

전국적으로도 소문난 제주 바람에 '골프 여제'들이 '멘붕'에 빠졌다.

제주 서귀포시에 있는 롯데스카이힐 컨트리클럽(파72·6370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규투어 국내 개막전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총상금 8억원) 3라운드는 말그대로 바람과 전쟁이었다.

선수들은 대체로 따뜻한 해외에서 전지훈련하는데, 제주 바람은 간접 경험하기도 어려운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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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원이 8일 롯데스카이힐 제주CC에서 열린 KLPGA투어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3라운드에서 바람을 체크하고 있다. 사진제공 | KLPGA


[스포츠서울 | 서귀포=장강훈기자] 그린은 물론, 티잉 그라운드와 페어웨이에서도 어드레스했다가 뒤로 빠지는 선수가 속출했다. 전국적으로도 소문난 제주 바람에 ‘골프 여제’들이 ‘멘붕’에 빠졌다. ‘제주 바람’의 위력을 체감한 하루를 보낸 탓이다.

제주 서귀포시에 있는 롯데스카이힐 컨트리클럽(파72·6370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규투어 국내 개막전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총상금 8억원) 3라운드는 말그대로 바람과 전쟁이었다. 무빙데이를 맞아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해 비장한 표정으로 나선 선수들은 전방위로 불어오는 강한 바람에 타수를 지키는 데 급급했다. 총 61명이 3라운드를 시작했는데, 오후 다섯 시 현재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가 단 한 명도 없다.

롯데스카이힐 제주CC 그린에 꽂힌 깃대가 강풍으로 휘어지고 있다. 사진제공 | KLPGA


1오버파가 데일리 베스트가 될 수 있을 정도로 플레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눈에 보이는 것과 달라 악명 높은 ‘한라산 브레이크’도 영향이 있지만, 이날만큼은 티잉 그라운드에서 그린으로 향하는 여정 자체가 험난했다. 예보상으로는 초속 6~7m에 달하는 바람이 경기 내내 부는 것으로 나와있고, 순간풍속 초속 10m짜리 돌풍도 예보됐다.

약 45g 남짓인 골프공은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지면과 상공의 바람 방향이 다르고, 볼이 날아가는 중에도 방향이 바뀌니, 거리와 방향을 계산하는 게 여간 까다롭지 않다. 롯데스카이힐 제주CC는 뒤로 한라산, 앞에는 서귀포 앞바다가 펼쳐져 특히 날씨변화가 심한 곳이다. 골프는 특히 멘탈이 경기력에 직결되는 종목이어서 바람 탓에 계산착오가 한두 번 생기면, 경기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박현경이 8일 롯데스카이힐 제주CC에서 열린 KLPGA투어 롯데렌터캬 여자오픈 3라운드에서 볼을 가리키며 웃고 있다. 사진제공 | KLPGA


이틀 동안 4타를 줄이며 순항하던 박현경(23·한국토지신탁)은 13번홀까지 6타를 잃는 등 특히 고전했다. 박현경은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라며 “샷보다 퍼팅할 때 더 크게 영향을 받는다. 롯데스카이힐 제주CC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이유 중 하나가 바람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깃대가 휠만큼 바람이 강하게 불면, 퍼팅할 때 불안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몸을 가누기도 어려울 때가 있어 더 힘들다”고 설명했다.

박현경이 8일 롯데스카이힐 제주CC에서 열린 KLPGA투어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3라운드에서 강한 바람 속 퍼팅하고 있다.


동계훈련을 마친 뒤 처음 치르는 대회라는 점도 롯데스카이힐 제주CC를 ‘난코스’로 변화시킨 요인이 됐다. 선수들은 대체로 따뜻한 해외에서 전지훈련하는데, 제주 바람은 간접 경험하기도 어려운 곳이다. 바람에 적응하느라 겨우내 잠들어있던 감각을 끌어올릴 새도 없이 국내 개막전을 치르고 있다. 설상가상 대회 공식 연습라운드는 강풍을 동반한 비바람 탓에 취소돼, 몇몇 선수는 코스를 둘러볼 시간도 부족했다.

3라운드 합계 3오퍼바정도면 톱10에 들 수 있는 조건이다. 최종라운드 때는 바람은 잦아들고 기온은 살짝 높아질 것으로 예보돼 있어, ‘골프 여제’들의 원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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