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유통人] "티몬·인터파크커머스·위메프 잇단 인수" 구영배 큐텐 대표

이지영 기자 2023. 4. 8.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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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경업 금지’ 기한 끝나자마자 韓이커머스 릴레이 인수전
티몬 인터파크 쇼핑 이어 위메프까지 품어 점유율 '빅4'로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구영배 대표가 이끄는 해외직구몰 '큐텐'(Qoo10)이 거침없는 한국 이커머스 인수 행보를 보이고 있다. 1세대 이커머스 티몬에 이어 인터파크 커머스와 위메프 경영권까지 인수하며 업계 판도가 바뀌는 모양새다.

3개의 주요 이커머스 기업을 인수하면서 큐텐은 11번가를 제치고 네이버·신세계그룹(지마켓·SSG닷컴 등)·쿠팡에 이어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4위로 단번에 올라섰다. 10년 만에 국내 시장에 돌아온 구 대표가 또 한번 신화를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구영배 대표는 2000년대 G마켓을 국내 1위 이커머스 회사로 만든 이른바 ‘G마켓 신화’의 장본인이다.

2010년 설립한 큐텐을 키우는 데 주력했던 구 대표가 지난해부터 국내 M&A 시장에 공격적으로 뛰어든 배경은 미국 이베이와 맺었던 계약상 경업 금지 족쇄가 플리면서다.

인터파크 창립 멤버였던 구 대표는 지난 2000년 사내 벤처로 설립된 구스닥을 개인 사업자도 물건을 팔 수 있는 오픈마켓으로 변신시켰다. 거래액 1조원을 넘기고 당시 이커머스 1위였던 옥션을 제치며 성공신화를 썼다.

구 대표는 1966년생으로 전남 구례 출신이다. 서울대 자원공학과를 졸업한 뒤 1991년 미국 석유회사인 슐룸베르거에 입사해 8년간 중동, 인도, 오만 등의 유전을 탐사하는 일을 했다.

IT업계와 접점이 전혀 없었던 구 대표는 이기형 당시 인터파크 회장을 만나면서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았다. 1999년 인터파크 설립 초창기에 입사한 그는 상품을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사내벤처 구스닥(G마켓의 전신)을 출범시킨다.

2000년 자본금 10억원의 별도 법인으로 출범한 구스닥도 처음부터 사정이 좋진 않았다. 설립 후 벌어들인 돈이 없어 자본금을 다 까먹고 직원 월급주기도 힘들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어려움 속에 구 대표는 구스닥을 G마켓이라는 이름으로 바꾸고 오픈마켓 방식의 사업모델을 도입했다. 쇼핑몰이 아니라 판매자가 자유롭게 물건을 팔 수 있는 당시 업계에선 생소한 상거래 개념이었다.

그러자 기존에 온라인에서 판매가 안 되던 의류 같은 품목이 불티나게 팔려나가기 시작했다. 지마켓의 하루 거래건수는 2004년 1만 건에서 2005년 60만 건으로 급증했고 연 거래액이 1조원을 돌파하며 부동의 1위 옥션까지 제쳤다.

이런 과정을 지켜보던 옥션 모회사인 미국 이베이는 G마켓과의 경쟁을 포기하고 2009년 회사를 아예 인수해버렸다.

회사를 매각한 구 대표는 이베이와 51대49 비율의 자본금으로 합작법인 큐텐을 만들었다. G마켓 매각 당시 이베이와 약속했던 경업금지 탓에 국내에서 사업을 전개하지 않고 동남아 이커머스 시장을 공략했다.

그러다가 2020년 말 경업금지 기한이 풀리면서 구 대표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다시 발을 들여놓기 위해 매물로 나온 회사들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미국 이베이가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추진할 당시 인수를 검토했으나 본입찰에 참여하진 않았다. 이마트와 롯데쇼핑의 경쟁 구도로 매각가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이후 자금 사정이 어려워진 티몬 경영권을 인수했고, 이어 자신이 몸을 담았던 인터피크 쇼핑 사업부도 함께 품었다. 최근엔 2010년대 티몬, 쿠팡과 함께 소셜커머스로 시작한 1세대 이커머스 기업 위메프 경영권까지 손에 쥐었다.

구 대표는 티몬 인수로 증명한 성공 방식을 위메프에도 적용해 그룹사간 시너지를 높일 계획이다. 티몬은 큐텐 품에 안긴 후 지난해 4분기 거래액이 전년 동기보다 60%나 늘었다. 올해 1분기 거래액도 전년 대비 70% 가까이 성장했다.

큐텐의 글로벌 커머스 역량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위메프, 티몬, 인터파크커머스 등 계열사 간 시너지를 끌어올려 ‘글로벌 이커머스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티몬은 큐텐 품에 안긴 후 지난해 4분기 거래액이 전년 동기보다 60%나 늘었다. 올해 1분기 거래액도 전년 대비 70% 가까이 성장했다.

큐텐은 이같은 모델을 인터파크커머스와 위메프에도 적용해 그룹사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고 성장을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큐텐이 보유한 경쟁력 있는 해외 셀러들을 국내 플랫폼에 연결하고, 물류 계열사 큐익스프레스가 보유한 11개국 19개 지역의 물류 거점을 활용해 빠르고 안정적인 배송을 지원할 방침이다.

국내 셀러들에게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로, 소비자들에게는 차별화된 소비 경험을 제공하며 모두와 동반성장하는 상생 생태계로 자리잡아 나간다는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dw038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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