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임 하사 강제추행한 해군 상사…징역 1년에도 “강등 인정 못해”

김대영 매경닷컴 기자(kdy7118@mk.co.kr) 2023. 4. 8.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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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특전단이 항공구조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동료 부사관을 강제추행해 징역형을 선고받은 전 해군 특전단 부사관이 강등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제6부(재판장 이주영)는 해군 특전단 소속 상사 계급이었던 A씨가 국방부를 상대로 낸 강등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A씨는 피해자에 대한 군인 등 강제추행, 협박, 폭행 등의 범죄사실이 인정돼 서울고법으로부터 징역 1년 6개월형을 선고받았고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며 “A씨에 대한 징계사유는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A씨는 해군 특전단 근무 당시 초임 하사였던 B씨에게 강제추행, 협박, 폭행 등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해군본부 보통군사법원은 A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양측은 모두 항소했다. 서울고법은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도 함께 명령했다. 이 판결은 지난 1월 확정됐다.

국방부는 형사판결 1심 선고 이후 폭행과 강제추행 등을 징계사유로 삼아 강등 처분을 내렸다. 상사였던 A씨는 이 처분으로 1계급 아래인 중사가 되면서 현역 정년에 도달하게 돼 전역 명령도 받게 됐다. 상사는 현역 정년이 53세이지만 중사는 45세다.

그러나 A씨는 B씨를 폭행하거나 추행한 사실이 없다면서 징계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설령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해도 그동안 수많은 상훈을 받은 만큼 사실상 해임이나 다름없는 강등 처분은 지나치게 과중하다고 반발했다.

법원은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당시 해군 중사로서 초임 하사였던 B씨를 업무상 감독하는 지위에 있으면서 추행, 폭행 등의 행위를 한 것은 지위를 남용한 것”이라며 “군인으로서의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정도가 크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방부훈령에 따르면 징계사유가 군형법상 강간과 추행의 죄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징계대상자의 공적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군인이 수행하는 직무의 특수성, 중요성 등에 비춰 볼 때 상급자가 폭언·폭행으로 하급자를 괴롭히는 등의 행위는 군의 사기와 기강, 통솔 체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군의 위상을 실추시킬 수 있다”며 “강등 처분으로 달성하려는 군대 내 인권 보호·기강 확립이라는 공익이 A씨가 입게 될 불이익에 비해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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