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영남’ 與지도부, 당내서도 우려…“혁신·역동성 실종”
7일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에 친윤계이자 대구 출신인 윤재옥 의원이 선출되자 일각에서는 “여당 지도부가 ‘친윤·영남 일색’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기현 대표는 울산,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경남 진주, 이철규 사무총장은 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이 지역구로 모두 친윤계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김 대표 취임 한 달을 맞은 8일 당내 의원들에게 현 지도부에 대한 평가와 전망을 들어봤다. 의원들이 자기 속내를 가감 없이 얘기하는 조건으로 실명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친윤계인 비(非)영남권 A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원내대표 선거 결과로 우리 당이 영남당인 것이 다시 확인된 것 같다”며 “영남 중심의 지도부가 된 우리 당을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우려된다”고 했다.
A 의원은 “정치인은 자기가 발 딛고 서 있는 지역을 기반으로 사고하기 때문에 영남 지도부만으로는 중도와 수도권으로 외연을 확장하기는 어렵다”며 “수도권에서 민감한 민심을 체감해야지 거기에 맞는 정책과 전략이 나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연 내년까지 이런 체제가 지속될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A 의원은 현재 당의 가장 큰 문제로 “당내 민주주의 생태계가 깨진 것”을 꼽았다. 그는 “당내 민주주의 생태계를 회복해야 한다”며 “다른 목소리를 틀린 목소리라고 생각하고 툭하면 저격하는 행태는 당을 죽이는 해당 행위”라고 했다.
중진인 B 의원은 통화에서 “김 대표가 당대표 선거 기간에는 ‘대통령과 허심탄회하게 눈치 안 보고 솔직하게 대화하고 상황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문제가 있으면 지적하겠다’고 해서 그런 역할을 기대했는데 당직 인사를 보면 전혀 그게 아니다”라고 했다.
B 의원은 “현 지도부가 당 지지율 하락에 대한 상황 인식이 엄중해야 하는데 자꾸 남 탓을 한다”며 “‘누가 사고를 쳐서 그렇다’고 하고, ‘정부나 장관들이 일을 안 한다’는 식으로 남 탓을 한다”고 했다.
이어 “남들이 다 알아서 잘해주면 당 지도부가 존재할 이유가 뭐 있느냐”며 “지도부부터 솔선수범해야지 ‘연포탕(연대·포용·탕평)’ 한다더니 약속 뒤집어 놓고 그것부터가 자기 책임인데, 지지율 하락에 대해 누구를 탓하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지역구가 울산 남구을인데, 지난 6일 울산 남구 구의원(남구갑 지역) 보궐선거에서 패배한 것에 대해서는 아무 말이 없다”며 “본인이 책임지는 모습을 안 보이는데 다른 사람들이 따르겠느냐”고 했다.
초선인 C 의원은 “당정 일체도 좋지만 중도층이나 젊은 세대를 끌어들일 수 있는 혁신적인 모습도 보여줘야 하는데, 지금은 당에 역동적인 모습이 없고 너무 조용하다”며 “결국 지도부가 의원들이 자기 하고 싶은 이야기 할 수 있는 그런 분위기를 좀 만들어줘야 하는데 지금은 소통이 잘 안 된다”고 했다.
C 의원은 그러면서 “김 대표의 리더십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하는 사람이 많지만, 그래도 그분이 그렇게 호락호락한 사람은 아니다”라며 “자기 중심을 잡고 갈 분이다. 이제 한 달밖에 안 됐으니 몇 개월은 좀 더 지켜보고 평가를 해야 한다”고 했다.
중진인 D 의원은 “당원과 의원 대다수가 ‘대통령을 뒷받침하자’ ‘일사불란함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지도부가 꾸려진 것 같다”고 했다.
D 의원은 “이제 막 전열을 갖췄으니 중도층이나 20·30세대를 겨냥한 정책을 생산하고, 그들의 마음을 얻는 발언을 해나가느냐가 중요하다”며 “향후 1~2개월을 어떻게 하느냐가 현 지도부를 평가할 가장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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