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트라우마 생겨…" 그날의 화마 잊지 못하는 평촌마을 주민들

김동수 기자 2023. 4. 8.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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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생각하기도 싫죠. 연기 냄새만 맡아도 조마조마하다니깐요."

지난 3일 임야 150㏊(축구장 210개)를 태운 전남 순천 대형산불 당시 대피령이 내려졌던 평촌마을 주민들은 닷새째가 지난 지금까지도 그날의 화마 (火魔)를 잊지 못하고 있다.

'큰 산불이 나서 빨리 이동해야 한다'는 송광면 행정복지센터 직원의 다급한 목소리에 황급히 발걸음을 옮겼던 이성형(73) 송광면 평촌마을 이장은 8일 "살아생전 이런 큰불은 처음"이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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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복귀에도 화재 당시 떠올라 '조마조마'
3일 오후 1시2분쯤 전남 순천시 송광면 봉산리 야산에서 화재가 발생해 연기가 솟구치고 있다.(순천소방서 제공)2023.4.3/뉴스1

(순천=뉴스1) 김동수 기자 = "산불 생각하기도 싫죠. 연기 냄새만 맡아도 조마조마하다니깐요."

지난 3일 임야 150㏊(축구장 210개)를 태운 전남 순천 대형산불 당시 대피령이 내려졌던 평촌마을 주민들은 닷새째가 지난 지금까지도 그날의 화마 (火魔)를 잊지 못하고 있다.

'큰 산불이 나서 빨리 이동해야 한다'는 송광면 행정복지센터 직원의 다급한 목소리에 황급히 발걸음을 옮겼던 이성형(73) 송광면 평촌마을 이장은 8일 "살아생전 이런 큰불은 처음"이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화재 현장이 온통 매캐한 냄새로 코를 찔렀고, 주변에서 들려오는 산불진화헬기의 프로펠러 소리는 오히려 불안감을 더욱 가중시켰다.

눈으로 직접본 새빨간 불길은 임야를 순식간에 태우면서 번져나갔다. 이 광경을 지켜본 주민들은 겁에 질렸다.

불길을 마주한 주민들은 짐꾸러미 하나 챙기지 못한 채 황급히 몸만 피해야만 했다.

인근 마을회관으로 대피한 주민들은 24시간이 넘도록 집으로 귀가하지 못하고 초조한 마음으로 밤을 꼬박 세웠다.

산림당국의 산불 진화 작업은 이틀째 이어졌고, 산불 대응 3단계까지 발령됐던 산불은 때마침 단비까지 내리면서 불길이 잡혔다.

이로 인해 평촌마을 주민 36명은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갔지만, 아직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이장은 "1~2일 전에 쓰레기를 조금 태웠는데도 연기 냄새에 화들짝 놀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작은 연기 냄새만 맡아도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걱정했다.

정부는 최근 산불로 피해를 입은 순천 등 전국 10곳 시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현재 순천시는 산림조사관 등 40여명을 투입해 정확한 피해 면적과 금액을 조사 중이다.

앞서 지난 3일 오후 1시2분쯤에는 전남 순천시 송광면 봉산리 야산에서 불이 났다. 산림당국은 26시간 만인 4일 오후 3시10분쯤 주불을 잡았다.

산불은 밤 사이 삽시간에 확산되며 화재 발생 다음날인 오전 5시를 기해 산불대응 3단계로 격상됐다. 순천에서 산불 대응 3단계는 처음이다.

산불 3단계는 예상 피해 규모가 100㏊ 이상에 달하고, 평균풍속 7㎧ 이상, 예상 진화 시간이 24시간 이상일 때 격상된다.

이번 산불로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산불은 발화지점 인근 공사장에서 난 것으로 잠정 조사됐다.

kd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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