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서 ‘짠~’ 금지, 면사포도 쓰지마…신랑신부 옷·행동도 검열하는 北

김대영 매경닷컴 기자(kdy7118@mk.co.kr) 2023. 4. 8.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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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창전거리 선경종합식당 결혼식장에서 열린 결혼식 장면. [사진 출처 = 자유아시아방송]
북한 당국이 결혼식을 ‘사회주의적 생활양식’에 맞게 하라면서 단속과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최근 복수의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함경남도 단천시의 한 주민 소식통은 rfa와의 인터뷰에서 “젊은 세대의 사상 변질을 우려하고 있는 당국이 청년들에 대한 사상교육과 함께 여러 분야에서 단속과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며 “요즘에는 결혼식을 사회주의 생활양식에 맞게 우리식으로 간소하게 할 데 대해 특별히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지난주 토요일(지난달 27일) 공장 초급당비서가 제국주의 사상문화적 침투 책동을 짓부수고 사회주의 생활양식을 고수할 데 대한 내용의 해설담화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북한에서는 4~5월이나 10~11월에 결혼식을 올리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코로나19로 미뤄졌던 결혼식이 올 4~5월에 집중적으로 치러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소식통은 “해설담화는 일부 주민들이 결혼식 잔치상을 요란하게 차리거나 신랑이 신부를 데려갈 때 승용차 여러 대를 동원해 위세를 뽐내는 등의 현상을 지적했다”고 소개했다. 어려운 시기에 낭비를 줄이자는 취지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랑과 신부의 옷차림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고 한다. 조선옷(한복)을 입은 신부가 면사포 같은 얇은 천을 머리에 쓰거나 외국 글자·상표가 새겨진 옷을 입는 행위들이 지적받고 있다는 것이다. 신부의 앞가슴과 머리를 꽃으로 장식하는 행동도 지적 대상이다.

신랑이 신부를 허리 위로 안아 들어올리거나 서로 포도주가 든 술잔을 부딪치는 것도 해서는 안 될 일로 꼽힌다.

다만, 이같은 행위를 하다 적발됐을 때 어떤 처벌이 따르는지에 대해서는 확인된 내용이 없는 상태다.

북한 당국이 결혼식을 단속 대상으로 삼은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함경북도 부령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당국은 수년 전에도 결혼식 때 신랑 신부가 가슴과 머리에 다는 꽃의 크기는 물론 사진을 찍을 때 어떤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의 지침을 내린 바 있다”고 했다.

이 소식통은 “꽃의 경우 가슴 꽃은 7~8cm, 머리 꽃은 15cm를 넘지 않는 등 요란하게 장식하지 말고 신랑이 신부를 들어 올려 빙빙 돌거나 신부가 신랑에게 담뱃불을 붙여주는 등의 사진을 찍으면 안 된다”며 “꽃 매대나 꽃방에 가면 결혼식용 꽃 규격을 설명하는 견본 사진이 붙어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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