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업하는 음식점이 없어서”…쌓여가는 중고주방용품
#1. 수원특례시 팔달구에서 중고주방용품점을 운영 중인 고창준씨(48)는 ‘신규 고객’이 늘어나지 않아 고민이다. 정확히는 ‘기존 고객’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폐업하는 음식점이 있어야 물건을 들여오고, 개업하는 음식점이 있어야 들여온 물건을 판매할 텐데 지속된 경기침체로 상황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고씨는 “작년 이맘때와 비교해 매출이 30~40% 가량 감소했다”고 말했다.
#2. 화성시 능동에서 중고매장을 운영하는 박철씨(49)도 같은 이유로 중고용품의 매입량을 작년보다 절반가량 줄였다. 들여온 물건이 쌓이기만 하고 팔리지 않는다는 이유다. 박씨는 “코로나19 시국엔 배달 음식이 흥하면서 음식점 개업이 활발해 장사가 잘 됐다. 그런데 지금은 창업 자체가 줄어든 상황에서 물건을 들여오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와 고물가 등의 복합적 영향으로 외식업계가 시름을 앓으면서, 그 영향이 고스란히 중고업계로 연결되고 있다.
중고업계는 폐업 가게 물품을 싸게 사뒀다가 새로 문을 여는 가게 업주들에게 마진을 붙여 되파는 식으로 수익을 낸다. 음식점 등 가게의 창업과 폐업의 순환이 이뤄져야 중고업계 역시 물건의 매입과 판매가 원활히 이뤄지는데, 창업 수와 폐업 수가 모두 감소 추세인 실정이다. 외식물가 인상 등 영향이 업계 전반에 타격을 준 것이다.
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경기도내 음식업 폐업자 수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경기도내 음식업 폐업자 현황’을 보면 2019년 3만6천명이었던 음식업 폐업자 수가 2020년 3만1천356명, 2021년엔 2만9천984명으로 하락세를 그렸다. 아울러 자영업자 수(전국 기준)는 2020년 553만1천명에서 2021년 551만3천명으로 1만8천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업을 비롯한 시장 전반의 침체는 중고업계의 타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중고 업체에서 거래되는 업소용 냉장고, 식기세척기 등의 경우 가정용과 달라 판로가 제한적인데, 이마저도 고금리 등의 이유로 문 여는 가게가 줄면서 그 타격을 고스란히 받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이종욱 서울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폐업자 수가 줄었지만 창업자 수 역시 줄었다는 점에서 소비심리가 살아났다고 볼 수는 없다”며 “실물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신규 창업이 줄어들고, 그로 인해 중고매장 등 관련 업계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은진 기자 ej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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