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근슬쩍 정치성향 강요하는 상사…문제 없나요?"[직장인 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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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도 팀장 B씨가 틈만 나면 은근히 자신의 정치성향을 드러내면서 동조를 원하는데, 회식은 그야말로 B팀장에게 정치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A씨는 "평소 정치 얘기는 민감해서 친구들과도 최소화하는 편인데, 회식 자리에서 상사가 하는 얘기를 피할 수도 없고 참 난감하다. 이거야말로 위계를 이용한 강요 아니냐"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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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회식자리서 정치성향 묻고 강요하는 상사
도 지나치면 '직장 내 괴롭힘' 해당할 수도
공무원의 경우는 정치행위 엄격히 금지해
[서울=뉴시스]고홍주 기자 = #. 직장인 A씨는 코로나19 일상회복에 따른 정상근무와 함께 돌아온 회식이 괴롭다. 평소에도 팀장 B씨가 틈만 나면 은근히 자신의 정치성향을 드러내면서 동조를 원하는데, 회식은 그야말로 B팀장에게 정치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첫 회식에서 눈치 없이 B팀장과 다른 의견을 이야기했다 사사건건 '이것도 다르게 생각해?' 하는 소리를 듣고 있는 A씨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A씨는 "평소 정치 얘기는 민감해서 친구들과도 최소화하는 편인데, 회식 자리에서 상사가 하는 얘기를 피할 수도 없고 참 난감하다. 이거야말로 위계를 이용한 강요 아니냐"고 털어놨다.
직장인이 모인 커뮤니티에는 상사의 정치성향 강요에 대한 고민상담 글이 주기적으로 올라온다. 비단 회식뿐 아니라 회의시간에도 정치 얘기를 꺼내거나 팀원들이 모인 단체채팅방에 특정 정치 성향을 가진 유튜버들의 영상을 올리는 경우도 왕왕 있다고.
이는 외국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다. 미국의 리서치 기업 가트너(Gatner)가 지난 2020년 미국 대선 직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직장인의 36%는 동료들과 정치적 대화를 하길 꺼려하고 31%는 직장 내 정치 관련 언쟁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B팀장처럼 부하 직원들에게 정치성향을 드러내고 이를 강요하는 언행은 문제없을까? 결론적으로 그 행동이 과도한 경우 법적으로 처벌될 수 있다.
우선 공무원의 경우는 명백하게 직장 내에서 정치행위를 할 수 없도록 금지하고 있다. 대통령령인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은 특정 정당 또는 정치단체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고, 국가공무원법에서는 정치운동을 하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및 자격정지로 처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민간기업은 따로 정치행위를 금지하고 있지 않지만 근로기준법 제76조의 2, 이른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에 저촉될 소지가 있다.
해당 조항은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 지위나 관계 등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발간한 '직장 내 괴롭힘 판단 및 예방 대응 매뉴얼'은 ▲사회 통념에 비춰볼 때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 ▲그 행위 양태가 사회 통념에 비추어 볼 때 상당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A씨의 사례로 보면 업무 외적인 정치성향을 가지고 불쾌한 언행을 반복적으로 했기 때문에 문제 소지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한 기업 팀장이 단체채팅방에서 특정 후보에게 투표했다는 이유로 "회사 잘려도 좋으니 폭군정치가 뭔지 보여주겠다"고 하면서 폭언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후 해당 팀장은 직급 강등이라는 중징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조항을 어길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고, 이에 따른 정신적 손해 등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 있다.
직장 내 괴롭힘이 신고 되면 사용자는 지체 없이 조사에 들어가야 하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행위자에 대한 징계, 근무 장소의 변경 등의 조치를 해야 한다. 또 피해자에게 신고 사실을 이유로 불리한 처우를 할 수 없다.
☞공감언론 뉴시스 adelant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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