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 만 복귀' 조소현 "멀티 득점? 은선 언니 골이 더 좋았어요"[수원톡톡]
[OSEN=수원, 고성환 기자] 조소현(35, 토트넘 홋스퍼 위민)을 가장 기쁘게 만든 것은 자신의 복귀골이 아니라 동료 박은선(37, 서울시청)의 득점이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대표팀은 7일 오후 7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신세계 이마트 초청 여자축구대표팀 친선경기에서 잠비아에 5-2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한국은 전반 24분 조소현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지만, 전반 막판 연속 실점하며 끌려갔다. 그러나 후반에 이금민의 멀티골과 조소현, 박은선의 추가골을 앞세워 5-2 대승을 일궈냈다.
돌아온 조소현이 펄펄 날았다. 그는 지난해 7월 EAFF E-1 여자 챔피언십 중국전 이후 9개월 만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지만, 어제까지 발맞춘 것처럼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 그는 중원을 든든하게 지켜줄 뿐만 아니라 멀티골까지 터트리며 만점 활약을 펼쳤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조소현의 얼굴은 미소로 가득했다. 그는 오랜만에 대표팀 경기를 뛰어서 좋다며 오는 7월 열리는 2023 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을 앞둔 각오도 전했다.
■ 다음은 조소현과 일문일답.
- 경기 소감.
정말 오랜만에 한국에서 경기를 뛰었다. 오랜만에 경기했는데 감독님이 기다려주신 만큼, 내가 골도 넣고 뭔가 한 것 같아서 다행이다. 뛰면서 팬들의 응원을 들었다. 많이 힘들었는데, 응원이 큰 도움이 됐다.
- 벨 감독과 케미는 어떤지.
감독님도 나도 축구를 많이 좋아한다. 의견이 있으면 서로 많이 물어본다. 대답도 잘해주신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감독님 전술에 맞출 수 있을지 물어본다. 내게는 많이 도움이 된다.
- 하프타임 벨 감독의 주문.
전반 25분까지 점유율도 괜찮고 경기 운영도 잘했지만, 득점한 뒤 안일하게 생각한 부분에 관해 강하게 얘기해 주셨다. 감독님은 꾸준히 똑같은 플레이를 하길 원하셨다. 또 팬들도 '우리를 보러 이렇게 왔는데 이렇게 뛰면 안 된다'라고 아주 강하게 말씀하셨다. 들어가기 직전에도 '이제 45분 남았으니까 역전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라고 하셨다. 그래서 선수들도 마음을 강하게 먹었다.
- 천가람, 배예빈 등 신예와 신구 조화.
내가 오랫동안 대표팀에 못 들어왔다. 어린 선수들이나 내가 모르는 선수들이 많다. 훈련하다 보면 이 선수가 어떤 장점을 갖고 있는지 알게 된다. 그 장점을 살려주려고 많이 노력했다. 가람이는 어린데도 자신감 있게 뛰는 모습, 자기 축구를 보여주려고 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래서 감독님께서 가람이를 뽑은 것 같다. 나도 보면서 좋은 장점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
- 2002년생 천가람의 크로스 덕분에 득점했다.
아마 깜짝 놀랐을 수도 있다. 내가 '올려'라고 외쳤는데 몰라서 올린 것 같다. 다행히도 그 타이밍에 잘 올려줬다. 상대 실수가 있긴 했지만, 골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너무 재밌었다. 가람이와 처음 함께 뛰었다. 모르는 선수들이 많다. 가람이가 나를 많이 믿고 잘 뛰어준 것 같다. 나도 가람이 장점을 최대한 살려주려 서로 노력했다.
- 골대를 두 번이나 맞췄다. 해트트릭을 아쉽게 놓쳤는데.
많이 아쉽기는 하다. 그래도 다른 선수들도 득점했고, (박)은선 언니도 진짜 오랜만에 대표팀 경기 뛰었는데 골을 넣었다. 내가 골 넣은 것보다 더 좋았다. 언니가 몸을 더 잘 만들어서 같이 경기 뛰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 현재 컨디션은 어떤지.
부상에서 돌아온 지 얼마 안 됐다. 팀 경기를 많이 못 뛰었다. 정말 오랜만에 90분을 뛰었다. 많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잘한 것 같다. 월드컵은 정말 큰 대회인 만큼, 감독님도 저도 결과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떻게든 승리하는 게 우선이다. 상대방에 맞춰 감독님과 함께 잘 준비하면 좋은 경기 할 수 있을 것이다.
- 날씨가 많이 추웠는데.
날씨가 춥다고 하지만, 영국이 더 춥다. 나는 영국에서도 반팔, 반바지를 입는다. 그래서 생각보다 내게는 날씨가 괜찮았다. 선수들도 잘 플레이했다.
- 오랜만에 돌아왔는데 대표팀 분위기는 어떤가.
아무래도 올해 월드컵이 있다 보니 선수들 마음가짐이 다른 것 같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서로 많이 얘기해주고 경기 뛰면서도 많이 얘기를 나눈다. 이전에 비해 더 경쟁이 되면서 '어떻게 하면 잘 준비할 수 있을까'하는 팀적인 마음이 강해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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