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도, 확진자 접촉도 없었다…'원숭이두창' 첫 지역사회 감염 (종합)

배진솔 기자 2023. 4. 8.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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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두번째 엠폭스 감염자가 발생했던 지난해 9월 4일 인천공항 출국장 내 전광판에 표시된 원숭이 두창 감염에 대한 안내 (사진=연합뉴스)]

지난 7일 발생한 국내 6번째 엠폭스(원숭이두창) 환자가 해외여행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3일 피부 발진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내국인 A씨가 7일 엠폭스로 확진됐습니다. 국내 6번째 환자로, 역학조사 및 출입국 기록상 최근 3개월 이내 해외 여행력이 없어 국내 첫 지역사회 감염 사례로 추정됩니다. 

해외 유입이 아닌 국내에서 엠폭스에 감염된 첫 번째 사례는 지난해 11월 발생한 4번째 환자인데, 3번째 환자의 피부 병변 검체를 채취하다 주삿바늘에 찔려 감염된 의료인입니다. 이는 의료기관 전파 사례로 불특정 다수 사이에서 전파되는 지역사회 감염과는 구별됩니다. 

하지만 이번 6번째 확진자는 5번째 확진자와 관계가 없고 4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지 이미 4개월 넘게 지난 것을 감안하면 방역체계에 포착되지 않은 '숨은 확진자'가 지역사회에 있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동성 남성 간 성적 접촉 과정에서 매개되는 감염 사례가 대다수라는 특성 때문에 사회적 낙인과 차별에 대한 우려로 감염 의심 증상이 있어도 의료기관을 찾지 않고 숨는 경향이 더 클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A씨는 의료기관을 방문하기 수일 전인 3월 말부터 피부발진 증상이 있었습니다. 해당 기간 A씨가 만난 접촉자들 역시 밀접 접촉 여부에 따라 위험에 노출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방역 당국은 아직 이번 6번째 환자의 감염 경로를 조사 중입니다. 첫 지역사회 감염 사례일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정보 전파에도 신중한 모습입니다. 

감염병 환자에 대한 정보공개 원칙을 이유로 A씨가 거주하거나 방문했던 지역을 포함해 성별, 연령 등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질병청 관계자는 "현재 심층 역학조사가 진행 중으로, 내용이 정리되는 대로 필요한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했습니다. 

다만 "엠폭스는 코로나19나 독감 등 호흡기 감염병과 달리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경우가 아니라면 일반적인 인구에서의 전파 위험도는 상대적으로 낮다"며 "과도한 긴장이나 지나친 우려는 불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아프리카 지역 풍토병이었던 엠폭스는 작년 5월 아프리카가 아닌 지역에서 발병 사례가 나온 뒤 환자 수가 급격히 늘었으며 이에 따라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선언이 내려졌습니다. 

수포성 발진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고 급성 발열이나 두통, 근육통 등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해 이후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발생 중인 서아프리카 계통 엠폭스는 대부분 2~4주 후 자연 치유되고 치명률은 1% 미만으로 보고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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