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식량 가격은 1년째 '하락세'...'고공행진' 국내 물가, 왜 이럴까
국내 물가 4.2% 상승...식품·식재료 등 먹거리 물가 7~9%대 '껑충'
라면, 소주, 밀가루, 설탕 등 대부분 품목, 전체 물가상승률 상회
국내 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세계식량가격은 반대로 1년째 하락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26.9포인트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 2월 지수(129.7p)보다 2.1% 하락한 수준으로, 지난해 3월 최고점(158.1p)을 찍은 이후 12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FAO가 24개 품목에 대한 국제가격동향을 조사해 △곡물 △유지류 △육류 △유제품 △설탕 등 5개 품목군별 지수를 산정해 발표하는 것으로, 2014~2016년 평균 가격을 100p으로 두고 비교해 산출됩니다.
품목군별로는 곡물, 유지류, 유제품 가격이 하락한 반면, 육류와 설탕 가격은 올랐습니다.
곡물 가격은 전월인 2월(146.7p) 대비 5.6% 하락한 138.6포인트를 기록했습니다.
밀 가격은 호주와 유럽을 중심으로 작황이 좋아 전 세계적으로 공급량이 충분한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밀 수출이 계속되면서 하락세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쌀은 인도와 베트남, 태국 등 주요 수출국에서 수확철이 다가오면서 가격이 하락했고, 옥수수는 남지 지역에서 수확철이 다가와 공급량이 증가한 점이 하락세에 한 몫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유지류 가격은 전월(135.9p) 대비 3.0% 떨어진 131.8p를 보였습니다.
대두유 가격은 대두 가격 하락의 영향을 받아 하락했고, 유채씨유는 충분한 세계 공급량으로 인해, 해바라기씨유는 국제적인 수요 둔화로 인해 각각 가격이 하락했습니다.
다만, 팜유는 동남아시아 주요 생산지의 홍수 등 기후 조건 악화로 인해 산출이 줄어든 것과 인도네시아의 일시적인 수출 허가 중단 조치의 영향으로 가격이 올랐습니다.
육류는 전월(112.1p) 대비 0.8% 상승한 113.0p를 기록했습니다.
소고기는 미국에서 공급량 저하 전망으로 국내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국제 가격도 상승했고, 돼지고기는 유럽 내 가격 상승과 부활절 전 수요 증가로 가격이 상승했습니다.
그러나 가금육은 여러 주요 수출국의 조류 인플루엔자 확산에도 불구하고 수입 수요가 저조해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제품의 경우 전월(131.3p) 대비 0.8% 하락한 130.3p로 나타났습니다.
치즈 가격은 주요 수출국들의 공급량이 증가한 가운데 아시아 지역 주요 수입국들의 수요가 저조해 가격이 하락했고, 분유 가격은 수입 수요가 계속 저조한 데에다 서유럽의 일시적 공급량 증가가 맞물려 가격 하락세가 이어졌습니다.
반면 버터는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의 수입 수요가 견고해 가격이 상승했습니다.
설탕은 인도, 태국, 중국에서의 생산량 하락 전망에 따라 전월(125.2p) 대비 1.5% 상승한 127.0p를 기록했습니다.
다만, 브라질의 사탕수수 수확 전망이 양호해 가격 상승 폭이 전망치만큼 크지 않았다는 분석입니다.
한편, 최근 우리나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56p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2% 올랐습니다.
최근 몇 달간 5%대를 유지하던 물가상승률이 2개월 연속 4%대를 기록하며 상승세가 둔화는 모양새를 보였지만, 먹거리 물가는 계속해서 고공행진을 이어갔습니다.
특히,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55개 품목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같은 달보다 7.3% 올라, 지난해 10월(11.4%)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가공식품 물가와 외식 물가도 각각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9.1%와 7.4%씩 올랐습니다.
품목별로는 피자가 12.0%로 가장 많이 올랐고, 외식용 소주(10.8%), 외식용 라면(10.3%), 김밥(10.3%), 햄버거(10.3%), 돈까스(10.0%) 등이 10% 넘게 상승했습니다.
가공식품의 경우에도 드레싱(34.5%), 잼(31.7%), 치즈(30.8%), 밀가루(19.8%), 초콜릿(19.0%), 국수(16.5%), 아이스크림(13.7%), 설탕(13.2%), 커피(12.5%), 라면(12.3%), 스낵과자(11.2%), 빵(10.8%), 우유(9.0%) 등 조사 대상 73개 중 59개 품목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상회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Copyright © JI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