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사러 갔다가 꽃사고 왔네.." LF의 편집숍의 파격 실험

조한송 기자 2023. 4. 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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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움 이스트 1층 매장 모습 /사진=조한송 기자


다양한 브랜드의 옷을 전시하고 판매하던 오프라인 편집숍이 달라졌다. 미술 전시관이 됐다가, 간단한 와인과 치즈를 구매할 수 있는 마트도 됐다가, 책도 사고 선물도 사는 쇼핑몰도 됐다가 프라이빗한 모임을 할 수 있는 공간까지도 가능해진다.

LF가 운영하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인 '라움 이스트'는 옷을 판매하는 곳이지만 옷만 팔지 않는다.

7일 오후 압구정로데오에 위치한 LF의 편집숍인 라움 이스트를 찾았다. 1층 공간에는 아트토이, 샴페인, 책, 화장품, 향수 등 다양한 제품이 진열돼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한쪽 벽면을 채운 곰돌이 모양의 베어브릭 아트토이였다. 앤디워홀 팝아트를 활용한 베어브릭 등이 눈길을 끌었다. 이는 모두 전시 작품이자 판매가 가능한 물품이다. 베어브릭 옆에는 독일 아트북 전문 출판사인 타셴(TASCHEN)의 책도 진열됐다.

LF는 미술 전문 교육기관인 '에이트 인스티튜트'와 손잡고 편집숍 곳곳에 작가 16인의 19여편 페인팅 작품과 아트토이 등을 전시했다. 에이트 인스티튜트가 보유한 작품을 LF가 선별해 공간과 어우러지도록 배치한 것이다. 고객이 쇼핑하면서 자연스럽게 최근 인기있는 작가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작품에 랍스터를 주로 활용해 '랍스터 작가'로 유명한 영국인 작가 '필립 콜버트'의 작품들도 눈에 띄었다. 작품 옆에는 간단한 작품 설명과 함께 가격과 QR코드가 적혀있다. 휴대전화로 QR코드를 촬영하면 작가소개 페이지로 연결돼 작품에 관한 설명을 볼 수 있다.

라움 이스트에 전시된 작품들은 QR코드를 인식하면 상세 설명을 볼 수 있다/사진=조한송 기자


작품은 복도, 계단, 상품진열대, 벽면 등 곳곳에 배치됐다. LF는 고객이 편집숍 곳곳에서 자연스럽게 작품을 관람할 수 있도록 동선을 짰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국제적인 조각가인 심문섭 작가의 파도를 연상케하는 페인팅 작품이 전시됐다. 이곳에서 가장 비싼 작품은 VIP라운지에 걸렸다. 1세대 전위예술가인 이건용 작가의 바디스케이프(Body sacpe)다. '하트그림'으로 잘 알려진 이 작품은 캔버스를 등지고 붓을 든 손을 뒤로 뻗어 왼손과 오른손 차례로 반원을 그려 하트 모양을 완성한 작품이다. 거실처럼 쇼파와 테이블 등이 놓은 이곳 VIP라운지는 사전 예약시 프라이빗하게 사용할 수 있는 모임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남성복 라운지인 3층 곳곳에도 전시품이 제품과 조화롭게 자리 잡았다. 일본 출신의 유명 작가인 요시모토 나라의 '도기 라디오(Doggy Radio)'는 강아지 모양을 한 블루투스 라디오다. 이 작품은 강아지를 심볼로 하는 헤지스 매장에 배치돼 보는 재미를 더했다. 이밖에 화면에 선을 되풀이해서 긋는 '묘법' 연작으로 세계적으로 이름이 난 박서보 화백의 '묘법 NO.7-19', '숯의 화가' 이배 작가의 대표 시리즈인 '붓질(Brushstroke) 3-35', 이우환의 '대화(Dialogue B-Lithograph)', 카우스의 '노 리플라이(No Reply)' 등도 전시됐다.

LF는 이달 중순 국내 1호 미술품 경매사인 박혜경 에이트 인스티튜트 대표가 직접 작품을 소개하는 도슨트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 아트 전시회 '패션 사이 예술 보다(Art between fashion)'는 오는 6월까지 진행된다.

과거 옷을 구매하는 단순 쇼핑몰이었던 의류 편집숍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변모했다. LF는 편집숍에서 한강 나들이객을 타깃으로 맥주, 와인, 치즈 등도 판매하고 있다. 정문에 놓인 카라, 몬스테라 화분 등도 모두 판매용이다. 편집숍이 옷을 사는 공간을 넘어 미술품을 관람하고 생활 전반의 다양한 제품을 구매하고 체험하는 공간이 된 것.

LF 관계자는 " 엔데믹과 함께 오프라인 쇼핑이 늘어난 고객들이 쇼핑 공간에서 작품을 감상하며 색다른 경험을 즐기도록 기획됐다"며 "향후 모든 것을 구매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변모하는 곳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라움이스트 2층 VIP라운지에 놓인 이건용 작가의 바디스케이프/사진=조한송 기자


조한송 기자 1flow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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