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심 득점 논란 심판 2군행 및 벌금…롯데에 책임 전가도 중징계 이유됐나

규칙을 잘못 적용해 득점을 인정한 오심을 범한 이영재 심판위원이 무기한 퓨처스리그 강등이란 중징계를 받았다.

KBO는 7일 사직 kt-롯데전에서 경기규칙을 잘못 적용해 득점을 인정한 심판위원에게 무기한 퓨처스리그 강등, 벌금, 경고 등 징계 조치한다.

KBO는 이날 2루심을 맡은 이영재 심판위원(팀장)에게 8일부터 무기한 퓨처스리그 강등과 벌금 100만원 징계 조치했다.

오심 득점 논란으로 2군행 처분이 내려진 이영재 심판(왼쪽). 사진=MK스포츠 DB

이날 사직 경기를 치른 장준영 주심, 김익수 1루심, 김정국 3루심, 윤상원 대기심에게는 각각 100만원의 벌금 및 경고 조치한다.

해당 심판진은 4회초 2사 1-3루 KT 김상수의 타구가 2루심 이영재 심판위원에게 맞고 굴절된 상황에서, 야구규칙 5.06(c) 6항 ‘내야수(투수 포함)에게 닿지 않은 페어 볼이 페어지역에서 주자 또는 심판원에게 맞았을 경우 또는 내야수(투수 제외)를 통과하지 않은 페어 볼이 심판원에게 맞았을 경우-타자가 주자가 됨으로써 베이스를 비워줘야 하는 각 주자는 진루한다’는 규칙을 잘못 적용해 3루 주자 조용호의 득점을 인정했다.

규칙대로 적용했다면 2사 만루가 돼야 할 상황이 득점 인정 후 2사 1,2루로 정정되는 잘못된 선택을 했다.

어쩌면 이번 사안은 해프닝 정도로 무마될 수도 있었다.

피해 당사자인 롯데 측의 강력한 항의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여론이 들끓을 정도의 사안도 아니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실수에 대해선 대단히 강력한 징계가 내려졌다.

그만큼 KBO가 원칙을 제대로 세우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경기 후 심판원들의 변명이 더 큰 화를 불렀다는 분석도 있다.

해당 경기 심판들은 경기 후 오심 논란에 대해 “오심은 맞다. 하지만 롯데가 항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득점은 인정이 됐다”고 했었다.

결국 이 변명이 통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마치 롯데에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오심은 인정하면서도 롯데의 항의가 없었기 때문에 득점이 인정됐다는 변명은 심판원의 책임을 회피하는 것으로 느껴졌다.

롯데가 항의를 하지 않은 것은 실수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책임은 오심을 한 심판원들에게 있었다. 그런 심판들이 책임을 롯데로 전가하는 듯한 발언은 책임 회피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

KBO가 영을 추상같이 세우려는 의도와 함께 심판원들의 변명이 중징계의 이유가 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오심 득점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오해를 살 수 있는 언급이었다고도 할 수 있다.

중요한 건 미래다. 앞으로는 이런 오심이 일어나선 안 될 일이다. 만에 하나 또 한 번 실수하더라도 확실하게 인정하고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그것이 이번 중징계의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