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 케이크도 다 나가요"…美 홀린 'K빵집' 비결은

유엄식 기자 2023. 4. 8.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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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미국 법인 매출 동반 상승...현지인 구매 비중 70% 넘어
파리바게뜨 뉴욕1450 브로드웨이점에서 현지인 고객들이 빵을 고르고 있다. /사진제공= SPC

"5만원짜리 생크림케이크도 잘 팔린다"

국내 양대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인 SPC의 '파리바게뜨'와 CJ푸드빌의 '뚜레쥬르'가 미국 시장에서 동시에 선전하고 있다. 양사 모두 전년 대비 매출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맹점 수가 늘어났고, 최근 K푸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 현지인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미국 법인 매출 1년새 30% 이상 늘어…중심 상권 속속 입점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파리바게뜨 미국 법인 매출액은 전년 1649억원 대비 약 30~40% 증가했다. 뚜레쥬르 미국 법인 매출은 764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50% 늘어났다.

파리바게뜨는 2005년, 뚜레쥬르는 2004년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양사 모두 초기엔 직영점 위주로 운영했으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 2010년대 초반부터 가맹사업을 본격화하면서 점차 매출이 확대됐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 직영점과 가맹점을 합쳐 파리바게뜨는 120개, 뚜레쥬르는 9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과거엔 K마트 등 한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나 상권을 중심으로 매장 수를 늘려왔지만, 현지인 수요가 점차 늘어나면서 최근엔 한국인 거주 비율이 높지 않은 상권에도 속속 자리 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매장 방문객의 70% 이상이 한국인이었지만, 최근에는 80% 이상이 현지인"이라며 "이젠 각 매장에서 한국인을 찾는 게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파리바게뜨가 올해 1월 말 현지 100번째 가맹점으로 문을 연 뉴저지주 파리레드뱅크점은 주민의 약 95%가 현지인으로 구성된 상권이다. 파리바게뜨는 현재 맨해튼에서만 13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향후 콜로라도, 메릴랜드, 워싱턴, 하와이 등으로 진출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뚜레쥬르는 현재 LA, 뉴욕, 뉴저지, 매사추세츠 등 21개 주에 매장이 분포했다. 전체 매장 중 90% 이상이 가맹점인데 이 가운데 1명이 2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는 다점포 비중이 절반에 달할 정도로 수익성이 좋다.
현지 브랜드와 비교하면 가성비 좋아…5만원대 생크림케이크 대부분 당일 소진
두 브랜드가 미국 매장에서 판매하는 주력 제품 가격은 국내보다 비싸다. 국내에서 3만~3만5000원 선인 생크림케이크가 현지에서 5만5000원~6만원 선으로 약 2만5000원 높다. 식빵은 약 7000원, 크루아상은 약 4000원으로 국내 판매가격의 2배 수준이다.

그런데도 미국 현지 베이커리 브랜드와 비교하면 가성비가 좋은 편이다. 가격정보 사이트 패스트푸드메뉴프라이스에 따르면 미국 베이커리 브랜드 '파네라브레드'의 바게트, 호밀빵 등 21종 빵의 평균 가격은 약 6100원이다. 조각 케이크 가격은 7000~8000원 선이다.

미국 버지니아 주에 위치한 뚜레쥬르 챈틸리점에서 고객이 케이크를 고르는 모습. /사진제공=CJ푸드빌

국내 업체만의 특화 상품도 현지인들의 수요가 늘어난 배경이다. 대표적인 게 자르지 않은 원형 그대로의 '홀케이크'다. 미국 베이커리 브랜드는 주로 조각 케이크를 팔고, 현지 마트에선 크고 투박한 케이크가 대부분이다. 부드러운 생크림이 곁들여진 홀케이크는 이런 틈새를 파고들어 현지인들의 마음을 돌려놨다. 양사의 생크림케이크는 5만5000원대 가격에도 전시된 상품이 대부분 당일 소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장 내 진열된 빵 종류도 300여 종에 달해 현지 베이커리 브랜드의 3배 수준이다. 고객이 직접 집게로 빵을 골라 쟁반에 담는 방식도 처음엔 생소하게 받아들였지만, 이제는 직접 제품 품질을 확인하고 개인 취향대로 여유롭게 빵을 선택할 수 있는 장점이 부각돼 현지인들로부터 호평받는다.

이에 따라 미국 시장은 외형적 성장과 함께 점차 이익이 늘어나는 견실한 구조가 됐다. CJ푸드빌은 미국 진출 14년 만인 지난 2018년 해외법인 최초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후 5년 연속 흑자 폭을 늘려가고 있는데 지난해 순이익은 148억원으로 전년 대비 3배 이상 확대됐다.

양사는 2030년까지 미국 현지 매장을 1000개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향후 매년 100여 개 매장을 신설해야 달성할 수 있지만, 최근 실적 개선과 가맹점 개설 문의가 늘어나는 추세를 고려하면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라는 게 양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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