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월 고용 둔화에도 아직은 '튼튼'…"5월 금리인상 뒷받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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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 양상을 보이던 미국의 노동시장이 차츰 식어간다.
3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에서 고용 증가세가 둔화하고 임금 상승률도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각선 고용지표가 3월 실리콘밸리은행(EVB) 파산 후 벌어진 은행위기 여파를 완전히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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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 양상을 보이던 미국의 노동시장이 차츰 식어간다. 3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에서 고용 증가세가 둔화하고 임금 상승률도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반적인 고용 수요는 여전히 튼튼해 당장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에 제동을 걸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노동부는 지난 3월 비농업부문 총 고용이 23만6000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월가 예상치(23만5000~8000명)에 대체로 부합했지만 2020년 12월 이후 가장 적었다. 여가 및 숙박업, 정부, 전문직 및 비즈니스 서비스, 의료 서비스업에서 고용이 계속 늘었지만 증가세는 다소 꺾이며 일자리가 거의 채워져 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임금 상승세도 둔화했다. 3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 대비 0.3% 올랐다. 전년 대비로는 4.2% 상승했다. 2021년 6월 이후 최저치다. 다만 실업률은 3.5%로 전월 기록 및 월가 예상치인 3.6%에서 더 떨어졌다.
이날 고용지표는 과열된 노동시장을 식히려는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캠페인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전반적으로 1~3월 100만건 이상의 고용이 증가한 만큼 노동시장 수요가 여전히 견조한 상황임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집리쿠르터의 줄리아 폴락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모든 게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면서 "지난 2년 동안 오늘만큼 기대치에 부합하는 보고서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연준의 5월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고 본다. 네이션와이드생명보험의 캐시 보스티안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표가 약간 엇갈리긴 하지만 고용시장은 여전히 튼튼하고 인플레이션도 아직 높다. 연준은 5월에 0.25%포인트(p)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것이 연준의 마지막 긴축이 될 수 있다"며 "이후엔 장기간 금리 동결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초 경기 침체를 우려해 5월 금리 동결에 무게를 싣던 시장도 이번 고용지표 발표 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여 잡았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p 금리 인상 가능성을 71.2%로, 금리 동결 가능성을 28.8%로 반영하고 있다. 하루 전만 해도 동결 가능성이 50.8%로 더 높았다.
다만 일각선 고용지표가 3월 실리콘밸리은행(EVB) 파산 후 벌어진 은행위기 여파를 완전히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판테온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안 셰버드슨 수석이코노미스트는 "3월 지표는 사실상 SVB 사태 이전의 세계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은행 위기로 신용 여건이 타이트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 위기가 신용 경색으로 이어질 경우 경기 침체도 불가피하다. 안 그래도 최근 미국에선 제조업과 서비스업 지표가 시장 예상을 잇달아 밑돌면서 침체 우려를 키웠다.
로렌스 서머스 미국 전 재무장관은 연이은 경제지표 악화와 은행위기에 따른 파장을 언급하면서 연준에 신중할 것을 조언했다. 그는 7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매우 분명한 것은 현재 긴축 주기의 거의 막바지에 있다는 사실"이라면서 "연준은 5월 회의에서 또 다른 조치가 필요할지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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