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오심실점' 대체 롯데는 뭐했나, '어필 했다면 바로 잡을 수 있었던 문제'...인식이 변하지 않으면 '사직의 봄'은 없다

정현석 2023. 4. 8.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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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심에도 강력한 징계의 칼을 빼 들었다.

7일 사직 KT-롯데 전에서 경기규칙을 잘못 적용해 득점을 인정한 심판위원에게 무기한 퓨처스리그 강등, 벌금, 경고 등 징계 조치를 내리기로 했다.

KBO는 이날 2루심을 맡은 이영재 심판위원(팀장)에 대해 8일부터 무기한 퓨처스리그 강등과 벌금 100만원 징계 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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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프로야구 시범경기 한화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2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경기전, 롯데 선수들이 스트레칭으로 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부산=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3.03.24/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검찰 수사 의뢰 등 연일 강도 높은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한국야구위원회(KBO).

오심에도 강력한 징계의 칼을 빼 들었다.

7일 사직 KT-롯데 전에서 경기규칙을 잘못 적용해 득점을 인정한 심판위원에게 무기한 퓨처스리그 강등, 벌금, 경고 등 징계 조치를 내리기로 했다.

KBO는 이날 2루심을 맡은 이영재 심판위원(팀장)에 대해 8일부터 무기한 퓨처스리그 강등과 벌금 100만원 징계 조치했다. 이 밖에 장준영 주심, 김익수 1루심, 김정국 3루심, 윤상원 대기심에게는 각각 100만원의 벌금 및 경고 조치했다.

KT가 2-0으로 앞선 4회초 2사 1,3루.

김상수가 친 타구가 이영재 이영재 2루심을 맞고 굴절되면서 중견수 쪽으로 흘렀다. 3루 주자 조용호는 홈으로, 1루 주자 박경수는 3루로 갔다.

심판진은 규정을 적용해 3루에 간 박경수를 2루로 돌려보냈다. 하지만 정작 홈인한 3루주자 조용호는 3루에 돌려보내지 않고 득점을 인정했다.

2루로 돌려보낸 것은 경기 규칙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의미. 3루로 돌려보내지 않은 것은 규칙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잘못 적용한 오심이었다.

야구규칙 5.06(c) 6항 '내야수(투수 포함)에게 닿지 않은 페어 볼이 페어지역에서 주자 또는 심판원에게 맞았을 경우 또는 내야수(투수 제외)를 통과하지 않은 페어 볼이 심판원에게 맞았을 경우-타자가 주자가 됨으로써 베이스를 비워줘야 하는 각 주자는 진루한다'고 규정돼 있다.

2루에 주자가 없던 상황. 3루주자는 '비워줘야 하는 주자'가 아니었다. 심판진에 맞고 볼 데드가 되는 순간 3루에 머물러야 한다는 반대 해석이 가능하다.

현장의 심판진이 모두 이 규정을 알고는 있었지만 적용과정에서 오류를 범한 셈.

KBO 이영재 심판.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문제는 롯데 측 덕아웃이었다.

오심으로 피해 당사자가 된 롯데 측은 이 문제를 두고 어필 조차 하지 않았다.

역시 정확하게 규칙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의미다. 구단 전체 스태프 중 단 한 사람 만이라도 이를 확인하고 전달해 어필이 이뤄졌다면 잘못된 판정이 후속 플레이 개시로 인해 정정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롯데 입장에서 경기 흐름 상 오심으로 인한 이 추가 실점은 매우 뼈아팠다.

중반으로 넘어가는 시점. 0-2에서 0-3이 되는 과정이었기 때문이었다.

만약 오심이 어필로 정정돼 2사 만루가 됐다면 실점하지 않고 넘어갈 수 있었다. 결과론이지만 후속 김민혁은 중견수 플라이로 이닝이 종료됐다.

롯데는 5회말 한동희의 솔로홈런으로 추격을 시작했다.

1-3이 아닌 1-2, 1점 차였다면 필승조 가동 등 후반 양상은 달라질 수 있었다.

롯데는 결국 1대7로 패하며 시즌 3패(1승)째를 하고 말았다. 이날은 롯데의 사직 홈 개막전이었다.

스토브리그 동안 대대적 전력보강으로 도약을 다짐한 롯데 자이언츠.

가장 오랜 기간 가을야구를 밟아보지 못한 전통의 명문팀이 다시 강팀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외형적 변화보다 내부적 인식 변화가 더 중요하다. 당연한 패배가 아닌 이기고자 하는 구성원 모두의 똘똘 뭉친 의지와 자신감이 진정한 변화를 만든다.

게으름과 나태, 당연한 듯한 패배의식은 변화의 적이다. 시즌 초반이지만 너무나도 당연한듯 들떠 있는 건 아닌지 차분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런 사건이 반복되는 한 '사직의 봄'은 없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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