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활동 복병' 식중독…"복통·설사 길고 열나면 의심"[몸의경고]
기사내용 요약
4~6월 낮기온 크게 올라 음식 상하기 쉬워
차 안에 나들이 음식 보관하는 경우 많아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식중독은 더워서 음식이 상하기 쉬운 여름철 뿐 아니라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봄철에도 위험하다. 구토·복통·설사가 거의 동시에 나타나거나, 복통·설사가 길게 지속되고 발열이 동반되면 식중독을 의심해 볼 수 있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식중독은 4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6월 정점을 찍고 9월까지 기승을 부린다. 한낮 기온이 크게 올라 음식물이 상하기 쉽고 차 안에 나들이 음식을 보관하는 경우도 많아서다. 전체 식중독 환자의 3분의1 가량은 4월부터 6월 사이 발생한다는 통계도 있다.
식중독은 인체에 유해한 미생물 또는 유독 물질이 들어있는 식품을 섭취해 발생했거나 발생한 것으로 판단되는 질환이다. 우리 몸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 미생물이나 화학물질이 원인이 된다.
식중독 증상으로는 구토·설사 등이 있다. 독소나 세균이 음식물과 함께 체내로 들어오면 우리 몸은 이를 빨리 제거하려 해 구토·설사·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낸다. 독소가 소화관의 위쪽에 있으면 구토, 아래쪽에 있으면 설사로 배출된다. 세균이나 독소가 전신에 영향을 미쳐서 전신 증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일부 세균이 만들어내는 독소는 신경 마비, 근육 경련, 의식 장애 등을 야기하기도 한다.
복통의 원인은 아주 많아 통증의 양상만으로 식중독인지 구별하기 쉽지 않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문제가 될 만한 음식을 섭취했거나, 구토·복통·설사가 거의 동시에 급속히 발생하면 식중독을 의심할 수 있다"면서 "또 식중독으로 인한 복통과 설사는 길게 지속되고 발열이 동반된다는 점에서 배변 후 조금 편해지는 과민성 대장과 구분된다"고 말했다.
식중독 환자는 장 점막이 손상되고 소화 흡수 기능이 약해진 상태여서 곧바로 음식을 먹으면 소화 흡수 장애로 인해 설사가 악화할 수 있다. 구토·설사로 손실된 수분을 보충하고 전해질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한 ‘수액 공급’이 필요한 이유다.끓인 물에 설탕이나 소금을 타서 마시거나 이온 음료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설사가 줄어들면 미음이나 쌀죽 등 기름기가 없는 음식부터 섭취해야 한다. 설사가 심하더라도 장에서 수분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에 탈수 예방을 위해 물을 많이 마시면 좋다. 혈변이나 발열이 심한 경우 의사의 판단에 따라 항생제를 투여할 수 있다.
설사를 한다고 무조건 굶는 것은 좋지 않다. 위장에 위치한 장내 상피세포는 2~3일만 음식을 공급하지 않으면 흡수 능력이 떨어지고, 영양 공급이 적절하지 않으면 설사가 악화할 수 있어서다.
또 구토나 설사가 심하다고 해서 지사제나 항구토제를 함부로 사용하면 안 된다. 구토는 위장의 독소를 체외로 배출하는 것이고, 설사는 장내 독소를 씻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약제를 잘못 사용하면 독소나 세균의 배출이 늦어져 회복이 지연되고 경과가 나빠질 수 있다.
대개 식중독에 걸리면 자연 치유되지만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노약자는 식중독에 걸리면 꼭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특히 고령자는 식중독 이후 수액치료 등을 고려해야 하고 처음 1~2끼만 미음·죽을 먹고 조금 회복됐을 때 일반식을 섭취하는 것이 빠른 회복을 도울 수 있다.
박 교수는 "고령 환자 중 비만으로 인한 만성질환을 우려하며 식사량을 줄이거나, 한 끼를 가볍게 간식류로 드시는 경우를 최근 진료실에서 자주 접한다"면서 "체중과 체지방이 줄어들면 체력도 함께 저하돼 식중독에 걸렸을 때 빠른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60대 이상은 평소 식사량을 지나치게 줄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식재료는 신선한 것으로 필요한 만큼만 구입하고, 식기 세척기 등 열이 많이 발생하는 기구 주위를 피해 보관해야 한다. 음식물을 조리·섭취할 때는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손을 깨끗하게 씻고, 익힌 음식은 익히지 않은 음식과 분리해 보관해야 한다.
조리된 음식은 가능한 상온에 보관하지 않고, 2시간 이내 섭취해야 한다. 식중독의 주원인인 해산물(생선회·굴·조개류)은 조리 과정에서 균에 오염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채소류는 꼼꼼히 세척한 후 2시간 이내 사용하거나 바로 냉장보관해야 한다.
박 교수는 “여름철과 달리 3~4월에는 음식 관리에 방심하기가 쉽다"며 "특히 나들이 등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만큼 음식을 냉장보관하고 상온에 2시간 이상 두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ositive1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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