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또 통신선 '차단'했나…인권문제·개성 항의·연합연습 복합 이유 가능성

이창규 기자 2023. 4. 8.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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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간 상시 통신연락선이 이틀째 불통 상태다.

과거에도 남한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통신선을 단절한 바 있는 북한이 최근 남북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의도적으로 통신선을 끊었을 것이라는 추정과 기술적 문제일 가능성이 동시에 제기된다.

북한은 전날인 7일 통일부와의 상시 소통 채널인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와 동·서해에서의 국방 당국 간 통신선으로 이뤄지는 정례 통화에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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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기 통신선, 이틀째 불통…北, 통신선 차단 관련 '무응답'
"北, 통신선 통한 소통 상징적 의미조차 없다고 판단했을 수도"
남북 군 통신선의 통신 모습. (국방부 제공) 2021.7.27/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남북 간 상시 통신연락선이 이틀째 불통 상태다. 과거에도 남한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통신선을 단절한 바 있는 북한이 최근 남북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의도적으로 통신선을 끊었을 것이라는 추정과 기술적 문제일 가능성이 동시에 제기된다.

북한은 전날인 7일 통일부와의 상시 소통 채널인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와 동·서해에서의 국방 당국 간 통신선으로 이뤄지는 정례 통화에 응하지 않았다. 남북은 두 통신선을 통해 오전·오후에 한 번씩 정례 통신을 해왔다.

북한은 8일에도 군 통신선의 오전 업무 개시 통신에 응하지 않았다. 연락사무소 통신은 주말에는 가동되지 않는다.

통신의 불통과 관련해 북한이 어떤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 구체적인 원인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기술적인 문제로 인한 일시적인 단절일 수도 있지만 최근 악화된 남북관계를 고려할 때 북한이 고의로 차단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북한은 지난 2020년 6월에도 남측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하며 남북 간 모든 통신연락선을 단절한다고 통보한 후 지난 2021년 7월에서야 이를 복원한 바 있다. 또한 이후에도 일방적으로 통신을 중단했다가 같은 해 10월에 재개하는 등 자의적 판단에 따라 통신선을 통한 소통의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곤 했다.

남북 간 상시 통신선은 정기·비정기 업무 발생 시 상시적인 연락 창구로 활용하기 위해 남북 간 합의로 설치한 것으로 통신에 응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을 경우 이를 상대방 측에 반드시 통보하도록 돼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지난달 역대급 규모의 한미 연합연습을 실시하고 북한의 인권침해를 규탄하는 등 대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최근 개성공단의 무단 가동 및 우리 측 자산의 무단 사용 중지를 요구하며 항의 표시를 한 것 등에 대해 북한이 반발 차원에서 소통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지난달 전반기 한미연합연습인 '자유의 방패'(FS)를 실시한 데 이어 한미 해군·해병대가 참여하는 '쌍룡훈련'도 5년 만에 재개했다. 또한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인 '니미츠함'을 포함해 한미일 3국 해상전력이 참여하는 해상훈련도 실시했다.

또한 제52차 유엔인권이사회에서 컨센서스(전원 동의)로 채택된 북한인권결의안에는 지난 2018년 이후 5년만에 공동제안국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북한 당국의 주민들에 대한 인권침해를 한 목소리로 규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각각 '우리 국가의 자주권과 안전 이익을 난폭하게 침해하며 화약내 나는 북침전쟁 연습', '거짓으로 가득 차 있고 진정한 인권 증진과 무관하게 정치적 음모를 담은 행위'라며 거세게 반발하곤 했다.

최근 북한은 '대남 대결전'이라는 말도 사용하는 등 지난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를 계속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북한이 남북 간 아무런 의제와 현안 없이 상시적으로 진행하는 정기 소통은 큰 의미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도 있다. 북한의 진의는 이번 사안과 관련한 어떤 입장을 발표하거나, 북한이 어떤 '긴급 상황' 발생 때 통신선 소통에 임하는지 여부 등에 따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센터장은 "북한이 대남사업을 '대적관계'라고 하면서도 통신선은 계속 열어둔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며 "통신선을 통한 소통은 최소한의 신뢰의 상징 중 하나였지만 현재의 정세에서는 더 이상 상징적 의미 조차도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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