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라에 절망했는데…양평서 감동받고 돌아갑니다”
국적말소 돼 엄마 묘소 개장 못할 뻔…적극 민원행보로 해결
“민원인을 배려하는 자세에 감동받고 갑니다. 서종면사무소에서의 경험은 제 가슴에 오래 남아 내 나라를 생각할 때마다 미소 짓게 해 줄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아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어머니 묘소 개장을 위해 양평을 찾았지만 국적말소로 서류를 준비하지 못하는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공직자의 도움으로 개장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간 미국시민권자가 전진선 양평군수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내 화제가 되고 있다.
8일 양평군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미국시민권자 전모씨(55·여)가 양평군 공무원들의 친절함에 대한 내용을 상세하게 적고 도움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편지를 전진선 군수에게 보냈다.
전씨는 편지에서 자신이 한국을 떠난 지 십 수 년이 지난 미국시민권자라고 소개한 뒤 친정 엄마를 30년 전 서종면 한 공원묘지에 모셨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제는 낯설게 된 한국에 어머니를 홀로 두는 것이 마음 편치 않아 윤년 윤달에 맞춰 묘소를 개장한 뒤 화장해 미국으로 모셔가기 위해 남편과 함께 서종면을 찾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시민권을 획득하며 한국 국적이 말소되는 바람에 개장 관련 서류를 마련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전씨의 딱한 사연을 들은 서종면 김하나(43)·김경서(27)·김아영 주무관(45)이 여러 조언을 해주고 공원묘지와 방법을 논의해 개장을 할 수 있게 도왔다.
또 군청 복지과 이송미 주무관(45)은 화장에 대한 정부 정책을 설명하며 두 번 발걸음을 하지 않도록 해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강금덕 서종면사무소 면장의 리더십과 양평이 풍요롭고 따뜻한 고향이 될 수 있도록 이끈 전진선 군수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전씨는 편지 말미에 “모두가 피곤한 얼굴로 나에게 말을 걸지 말라고 외치는 듯한 한국 관청을 보며 내 나라에 절망하고 어머니를 미국까지 모시려 했는데 서종면사무소 직원들의 태도에 놀라움과 기쁨을 느꼈고 이 정도면 서종면에 어머니를 더 모셔도 될 뻔했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전했다.
황선주 기자 hsj@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침 짙은 안개…낮 기온 포근 [날씨]
- “인천 국회의원, 인천 현안 외면”…인천경실련 “정치권, 반성해야”
- 기다리다 지친 사장님들… 외국인 인력 도입 '하세월' [경기남부 외국인력 실태조사]
- “말 안 통하는 건 여전해요” 외국인 인력 필수지만… 불통 여전 [경기남부 외국인력 실태조사]
- 국내 첫 백일해 사망자 발생…"1세 미만 영아"
- 한동훈 “드디어 민주당도 탈원전 정책 잘못된 것 인정”
- '도심 불법집회' 민주노총 조합원 4명 구속영장 모두 기각
- 인천지역 등굣길 주의 ‘박치기 아저씨’ 출몰… 경찰 추적중
- 경기일보-고양연구원 ‘DC 건립, 합리적인 방안은?’…18일 토론회
- “시민이 가르치고 배우는 인천”…인천형 시민교수 102명 위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