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원 후보 임명 중계식 보도가 최선이었나"

김예리 기자 2023. 4. 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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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4기 독자권익위원회 8차회의]

[미디어오늘 김예리 기자]

미디어오늘 4기 독자권익위원회(위원장 김서중)가 지난달 29일 서울 당산동 미디어오늘 회의실에서 8차 회의를 열고 3월 발행된 지면을 중심으로 미디어오늘 보도를 평가했다.

김서중 독자권익위원장(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과 김원재 청년 독자, 이은용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언론실천위원장, 조아라 언론인권센터 활동가, 홍성일 한국예술종합학교 강사가 참석했다. 미디어오늘 편집국에선 이재진 편집국장과 정철운 저널리즘팀장, 김예리 기자가 자리했다. (이하 직함 생략)

홍성일 이번에 방송통신위원회의 재승인 심사를 통과한 TV조선의 점수표를 다룬 'TV조선 재승인 의결 점수표 뜯어봤더니'는 사안과 관련한 맥락을 잘 짚었다. 다만 인터뷰이가 적지 않은가 생각이 들었다. 피승인 당사자인 복수의 방송사 관계자와 시민단체 쪽 1인을 인터뷰했다. 전·현 심사위원, 언론학 교수 등 전문가로서 다양한 인터뷰를 하면 훨씬 탄탄하지 않을까.

이은용 기존 발표된 내용보다 나아간 내용, 독자가 미처 몰랐던 걸 보자는 뜻에서 '뜯어봤다'고 한 것 같은데 이미 나온 내용을 다뤄 제목과 맞지 않았던 것 같다. 핵심을 표나 그래프로 편집했으면 읽기에 덜 답답했을 것이다.

김서중 저도 2014년에 심사에 들어갔었는데, 비슷한 이에게 전화해 (2020년 TV조선 재승인 점수 조작 의혹에 전방위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예전처럼 할 수 있었겠느냐” 물어봐도 많은 얘기가 나왔겠다.

이재진 박서연 기자가 TV조선 재승인 심사 결과 점수를 최초로 한 번 보도했다. 이번 보도는 과거는 과거이고 현재의 점수를 분석해보자는 취지였다. 현재의 심사가 검찰 수사의 영향 받을지 여부는 충분히 다루긴 했지만 워낙 검찰 수사 이슈가 커져 있는 상태에서 해당 보도를 어떻게 봤는지 위원들의 의견이 궁금했다.

▲김서중 미디어오늘 독자권익위원장(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김서중 '방일 직전 '尹 일정유출 기자에 법적조치' 추진하다 무산'기사와 관련 취재원을 다변화하면 좋겠다. 만약 기자단이 답변을 못하면 답변 못하는 기자단이 드러나야 한다. 기자단 내 불만을 가지는 이도 있을 것이다. 더불어 청와대 기자단을 했던 선임 기자 그룹에도 '너희들은 발언했겠냐'고 물어 답을 들었어야 한다.

김원재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보면 통제 자체를 두고 '보안 문제니 대통령실이 통제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싶을 수 있다. 대통령실이 '품위유지'란 이유를 든 건 말도 안 되는 얘기이고, 기자들에 일정을 공유하지 않는다는 것이 언론 자유 입장에서 왜 말이 안 되는지 자세히 알려주면 좋았겠다.

▲이재진 미디어오늘 편집국장.

이은용 '1억받고 기사 내렸다가 “약속위반” 다시 올린 매체' 기사는 파급력이 어느 정도인 사안인가? 지면 3분의 2를 차지하는 크기가 적합한지 모르겠다. 더 편안하게 읽히도록 고민해주면 좋겠다.

이재진 한 주 전 폭로 지라시가 돌고 유튜브가 떴다. 블록체인 전문매체를 표방하는 NBN이 일방의 제보 내용을 보도한 뒤 광고비 명목 등으로 1억 원을 수수하고 기사를 내렸다가 다시 올렸다는 내용이다. 언론계나 홍보계 관계자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겠지만 아무도 보도로는 다루지 않았다. 누군가를 비판하는 기사를 쓰고 삭제 대가를 받아 가로채는 것으로 볼 때 사안이 충분히 심각하다고 봤다. 블록체인 업체 한 곳을 접촉해 한 보도이지만 다른 업체들에 접촉하니 피해 사례가 훨씬 많았다. 블록체인 매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심각하고, 신선한 문제제기라고 생각했다.

조아라 설명을 들으니 의문이 풀렸다. 처음 안 매체인데 매체의 영�e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알지 못해 이게 왜 문제인지 더 와닿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매체의 영향력에 대한 설명이 있으면 좋았겠다.

김서중 이 문제가 사실이면 다룰 만하다고 본다. 현 시점에서 멈추지 말고, 법적 판단이 나오면 후속 보도를 꼭 했으면 좋겠다. 유야무야 넘어갈 사안은 아니다.

▲조아라 독자권익위원(언론인권센터 활동가, 오른쪽).

이재진 '김기덕 성추행 피해자가 5년째 언론과 싸우는 이유'는 김기덕의 피해자 옥희의 언론에 의한 피해 부분을 기사화한 내용이다. 미디어오늘도 옥희에 대한 오보를 한 적이 있다. 반성과 성찰의 차원에서 보고 드린다.

조아라 '성추행'을 '성폭행'으로 잘못 쓴 것인데 언론보도에서 계속 오보가 반복 재생산됐다. 오보 피해자의 싸움이 얼마나 지난하고 어려운지를 보여준 기사다.

홍성일 이걸 강하게 묻고 싶다. 최민희 방통위원 후보에 대해서 중계식 보도가 최선이었나. 보도는 여야 입장 소개하고 말았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부적절한 인사를 야당이 후보로 올렸다는 생각이다. 해당 후보가 여러 차례 정파적 언행을 하는 모습을 보여왔기에 그 자체로 문제 있다고 본다. 다양한 관점을 인터뷰해 실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또, 방통위원 인선 문제가 여야 공방 식으로 논의가 흘러가면서 방송통신 정책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위원을 고르는 일이라는 점을 놓치고 누가 여·야 편인지 수준으로 논의되는 게 미디어정책 규제 진흥에 심각한 방해가 되는 것 아닌가 생각도 한다.

김서중 더불어민주당이 내놓은 방송법 개정안이 미진하다지만, 그 기본 원칙도 정치 후견주의를 약화시키자는 취지다. 방통위원 인선에도 후견주의 약화가 방침이어야 한다. 그 측면에서 (최 방통위원 인선의) 적절성을 얘기해볼 만했다. 민주당이 방통위원으로 정치적 인물을 내려보낼때 가만 있다가 국민의힘이 내려보낼 때 비판할 수 있을까.

이은용 3월29일자 3면 부제목에 'or'을 썼는데 지면에 영문을 바로 쓰는 일은 지양해주는 게 좋겠다. 15일자 1면 머리기사 제목이 '김만배 지우려면 법조기자단 취재 구조부터 바뀌어야'이다. 잘못된 건 아니지만 사설에 가까운 제목이다. 이렇게 제목을 뽑는 이유를 살펴보면 기사에 해설성 문단이 섞여 있다. 마지막 문단은 사설이나 논설처럼 마무리됐다. 1면에 간단히 스트레이트를 배치하고 3면에 해설을 이어가는 것도 방법이다. 구분이 명료해지면 독자들도 읽기에 편할 것이다.

▲이은용 독자권익위원(언론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장).

김원재 기자수첩과 비평, 사설 세 가지로 미디어오늘에서 의견을 정리한 보도가 나온 것 같은데 좀 더 강하게 나가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방송법 개정이 “민주당 공영방송 영구 장악”이라는 궤변'이라는 비평 기사에 “학회가 비판하면 친민주당인가”라고 묻는 직설적 표현이 나온다. 다른 독자가 볼 때는 사설 같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기자가 쓰는 의견 전달 기사가 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기자수첩 중 '10주 가진 주주자격으로 디지틀조선 주주총회 다녀왔습니다' 기사를 아주 재밌게 읽었다.

김서중 디지틀조선 주주총회 기사는 좋은 기획이었다. ''당국'·'관계자' 발 노동자 때리는 아님말고식 공안몰이 보도'는 미디어오늘이 오래 지속된 언론으로서 과거부터 어떻게 공안몰이가 구조적으로 반복되고 있는지 얘기해주는 정도의 기획기사가 나왔어야 한다. 과거 언론이 공안몰이에 나섰는데 아닌 것으로 밝혀진 사례를 리스트로만 나열해도 의미 있을 것이다.

김원재 ''나는 신이다' 촉발 OTT 저널리즘 원칙 적용 숙제 남기다'에서 말하는 저널리즘은 2차가해 막기 위한 요강 지키기를 말하고 있다. 여기서 좀 더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단순히 요강 지키기가 저널리즘의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OTT가 할 수 있는 저널리즘을 규정한 뒤 OTT는 이런 점에서도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나아갈 수 있었겠다.

▲김원재 독자권익위원(청년 독자).

홍성일 출판노동 기고 '“출판사 사장은 다 계획이 있구나”'가 인상적이었다. 출판 쪽에 족벌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관점을 소화하는 것을 보고 반가웠다. 인공지능과 관련한 기사는 공부가 되고 있다. 또 넷플릭스의 지원 받은 오픈넷 칼럼니스트 문제 제기가 참신했다.

김원재 'MZ'란 표현이 무한 반복되고 있어 보도를 제안하고 싶다. 미디어오늘이 MZ가 15~40세를 이르는 표현이란 기사를 쓴 적 있는데, 한 번 더 용어 문제를 지적하면 좋겠다. 대통령이 MZ라고 하니 모든 언론사가 받아쓰기 시작했다. MZ란 표현이 어떤 상황에서 쓰이는지 쓰임새를 질적으로 분석해 왜 이렇게 어를 남발하는지, 그 해악이 무엇인지 다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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