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o톡] '美곡물협회'는 왜 서울모빌리티쇼에 참가했을까

박찬규 기자 2023. 4. 8.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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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쉬 밀러 미국곡물협회장, 김학수 미국곡물협회 한국사무소 대표
(왼쪽부터)조쉬 밀러 미국곡물협회장, 김학수 미국곡물협회 한국사무소 대표 /사진=박찬규 기자
"미국곡물협회가 왜 2023서울모빌리티쇼에 참가했는지 궁금하시죠? 바이오연료는 전동화 흐름 속에서 가장 현실적인 탄소 중립 대안이거든요."
2023서울모빌리티쇼 현장에서 만난 김학수 미국곡물협회 한국사무소 대표는 이 같이 말문을 열었다.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시대가 열렸지만 여전히 도로 위엔 수많은 내연기관자동차가 돌아다니고 있고 이 같은 상황은 앞으로도 오랜 시간 이어질 것이란 설명이다. 따라서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바이오 연료'를 알리기 위해 행사에 참석했다는 것.

김 대표는 "전 세계가 '탈 탄소'를 앞세우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경우가 많아 가능성 있는 대안도 분명 필요하다"며 "현재 돌아다니는 내연기관차가 사용하는 화석연료를 조금이라도 덜 쓰게 하는 전략도 탄소감축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이번 행사를 통해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2050년 탄소중립 실현에 있어 보다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대체연료인 바이오에탄올의 도입 필요성을 알리는 게 목표다.
미국곡물협회 조쉬 밀러 회장 /사진제공=미국곡물협회
미국에서 날아온 조쉬 밀러 미국곡물협회장은 "바이오에탄올의 가능성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탄소 저감 효과가 있다"며 "바이오에탄올을 만들기 위해 옥수수, 사탕수수, 카사바 등 식물을 키우는데, 이 과정에서 우선 식물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게 되고 이후 식물을 발표해 만들어진 에탄올을 운송수단 연료로 쓰면 그만큼 탄소배출이 또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유사들의 견제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탄소배출을 조금이라도 더 줄여야 하는 상황에선 정유사들이 바이오연료 도입을 반대하기 어렵다"며 "조금이라도 더 내연기관차가 돌아다니도록 해야 하는데 에탄올 등을 섞어서라도 기름을 팔 수 있다면 그것이 이득이기 때문"이라고 자신했다.

내연기관 자동차의 휘발유 연료에 일정 비율 혼합해 사용할 경우 엔진의 연료 연소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와 유해물질을 줄일 수 있다. 현재 미국, 일본, 독일, 브라질 등 세계 60여 개 국가에서 탄소저감을 위한 대체 에너지로 사용 중이다.

한국은 현재 '경유'에 한해서 동식물성유지, 폐식용유로 가공한 바이오디젤을 3.5% 혼합하는 신재생에너지 연료 의무혼합제도(Renewable Fuel Standard)를 시행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10월 산업통상자원부는 친환경 바이오연료 확대방안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바이오디젤의 의무혼합비율을 8%로 높인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나아가 2024년 공공기관 차를 대상으로 바이오에탄올을 혼합 사용하는 시범사업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바이오에탄올은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게 협회 측 주장이다. /사진제공=미국곡물협회
김학수 대표는 2021년 9월 서울에서 개최된 '기후위기와 바이오연료 심포지엄'에서 스테판 뮬러 미국 시카고 일리노이 주립대 교수가 2019년 한국에서 유통되는 연료 샘플을 분석한 결과를 근거로 들었다. 해당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이 E10(바이오에탄올 10% 함유)연료를 사용하면 연간 310만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탄올을 휘발유에 섞으면 차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등의 우려 섞인 목소리에 대해 조쉬 밀러 회장은 "지금까지 바이오에탄올로 인한 고장은 단 한 건의 보고도 없었다"며 "심지어 인디카레이싱500의 경주차들은 85% 에탄올을 섞은 연료로 레이스를 펼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나 유럽에선 이미 10% 이상 혼합 연료를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성능엔 문제가 없더라도 경제성이 없다면 과감하게 적용하기 어렵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에탄올 혼합비율이 높을수록 단위당 연료가격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며 "결과적으로 탄소배출 총량을 줄이는 건 물론 연료비 감축으로 소비자도 체감할 수 있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학수 미국곡물협회 한국사무소 대표(좌), 조쉬 밀러 미국곡물협회장(우) /사진제공=미국곡물협회
미국곡물협회가 바이오에탄올의 가능성을 가장 높이 보는 분야는 항공유다. 당장 전동화가 어려운 항공기의 특성상 바이오연료를 통해 탄소감축에 나설 수밖에 없어서다.

최근 항공사들은 저마다 'SAF'(지속가능한항공연료) 도입에 앞장서고 있다. 롤스로이스 등 항공기 엔진 제조사는 바이오연료를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 업데이트를 진행 중이며 항공사들은 정유회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SAF'의 공급계약을 발표하고 있다.

조쉬 밀러 회장은 마지막으로 "바이오에탄올을 알리는 건 미국만 이득보자는 게 아니라 관련 시장 자체를 더 키워야 한다"며 "화석연료 사용한 내연기관 탄소배출 줄이려면 바이오연료가 필수인 만큼 각국의 친환경 정책에 반영되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박찬규 기자 sta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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