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여성 납치·살해 배후 아내 체포...살인교사 혐의

김동식 기자 2023. 4. 8.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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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40대 여성 납치·살해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재력가 유모씨가 지난 7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출석하기 위해 법정에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강남 40대 여성 납치·살인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또 다른 공범을 체포했다. 

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수서경찰서는 강도살인교사로 구속된 유모씨의 아내 황모씨를 이날 오전 8시18분께 용인시의 주거지에서 살인교사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은 최근 확보한 피의자들의 진술과 관련 증거 등을 바탕으로 유씨·황씨 부부가 주범 이경우에게 피해 여성 A씨(48)의 납치·살인을 요구한 과정이나 배경 등을 조사 중이다. 

앞서 경찰은 이경우가 범행 직후 유씨를 두차례 접촉한 정황을 포착, 지난 5일 오후 용인시 수지구의 한 백화점에서 유씨를 체포했다. 당시 함께 있던 아내 황씨는 임의동행 방식으로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이경우가 유씨 부부로부터 2021년 4천만원을 받았으며 범행 직후 유씨에게 6천만원을 요구한 사실을 파악했다. 경찰은 4천만원을 범행 착수금으로, 6천만원을 성공 대가로 의심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아파트 앞에서 A씨(48)를 차량으로 납치한 뒤 이튿날 오전 살해하고 대전 대청댐 인근 야산에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강도살인·사체유기)로 구속된 3인조.. 왼쪽부터 이경우(35), 황대한(36), 연지호(29). 연합뉴스

특히 경찰은 이경우의 행적을 조사하던 중 피해자 A씨, 유씨, 황씨가 가상화폐 P코인을 놓고 법적 분쟁을 벌이거나 수사를 받았던 이력을 확인, 이 부분을 집중 수사해왔다. 

유씨 부부와 A씨는 미세먼지와 관련된 가상화폐 P코인 상장 직전 함께 투자한 사이였지만 2020년 11월 상장된 P코인이 1만원대에서 10원대로 폭락하자 사이가 틀어지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범 이경우와 A씨 등 투자자들은 유씨 부부가 시세를 조작, 코인이 폭락했다고 의심하고 2021년 2월 황씨를 찾아가 1억9천만원 상당의 코인을 빼앗기도 했다. 이 일고 이경우와 A씨는 공동공갈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고 이경우는 혐의가 인정돼 검찰에 송치됐다. A씨는 혐의가 미비해 송치되지는 않았다. 

이후 유씨 부부는 이경우에게 일자리를 소개하는 등 화해하고 좋은 사이를 유지했지만 A씨와는 그렇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씨 부부는 2021년 5월 A씨에게 P코인에 투자한 1억원을 돌려달라는 내용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유씨·황씨 부부측은 이경우에게 건넨 4천만원은 차용증을 받고 빌려줬으며 범행 후 요구한 6천만원은 주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A씨 납치·살해 사건에 대해 자신들은 전혀 몰랐다며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범행을 계획하고 지시한 주범 이경우, 직접 A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버린 황대한(36)·연지호(30) 등 구속된 3명을 오는 9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김동식 기자 kds77@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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