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told] 벨호의 '전술적 유연성', 그 중심에는 장슬기-추효주가 있다
[포포투=김환(수원)]
장슬기와 추효주의 다재다능함이 전술적 유연성의 핵심이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은 7일 오후 7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신세계 이마트 초청 여자축구대표팀 친선경기’에서 잠비아를 상대로 5-2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벨호는 A매치 5경기 만에 승리하는 데에 성공했다.
전반 초반부터 주도권을 쥐고 강하게 압박하던 한국은 조소현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하지만 전반전 중후반부터 집중력을 잃기 시작했고, 이는 실점으로 이어졌다. 전반 38분 동점골에 이어 전반 추가시간 역전골까지 허용한 한국은 1-2라는 아쉬운 스코어와 함께 라커룸으로 향했다.
한국이 다시 리드를 잡는 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후반 16분 박은선이 머리로 연결한 공을 문전으로 쇄도하던 이금민이 받아 동점골을 터트렸다. 이어 후반 16분 이금민이 박스 앞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고, 공은 상대 골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금민의 멀티골로 다시 흐름을 탄 한국은 조소현과 박은선의 추가골까지 나오며 5-2 대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에서는 벨 감독의 전술적 유연성이 돋보였다. 한국은 전반전 도중 발생한 임선주의 부상으로 뜻하지 않은 타이밍에 교체카드를 사용했다. 벨 감독은 전방에 있던 추효주를 수비로 내리고, 교체로 투입한 천가람을 공격적으로 기용했다.
후반전에도 변화가 있었다. 먼저 정설빈을 대신해 박은선이 투입됐다. 세 명의 센터백을 배치했던 전반전과 달리 후반전에는 백포를 활용했다. 추효주는 오른쪽 풀백으로,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있던 장슬기는 왼쪽 풀백 위치로 이동했다. 전반전 공격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하던 이금민은 상대 뒷공간을 노리며 득점에 조금 더 집중하는 임무를 맡았다.
벨 감독의 전술적 선택은 적중했다. 이금민은 후반 13분과 16분 연달아 득점을 터트리며 역전을 가져왔고, 이 과정에서 박은선이 높이를 활용해 한 개의 도움을 올렸다. 박은선은 후반 추가시간 팀의 쐐기골까지 터트리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임선주의 예상치 못한 부상에도 두 차례 실점을 내줬던 전반전과 달리 후반전에는 단단한 수비와 김정미의 선방에 힘입어 실점을 내주지 않았다.
벨 감독도 경기 내용과 결과에 만족했다. 경기 이후 벨 감독은 “후반전은 많이 행복했다. 후반전에는 강도를 높이고, 앞으로 향하는 플레이를 주문했더니 선수들이 후반전에 경기를 뒤집었다. 후반전 우리가 보여줬던 플레이는 능동적인 플레이다. 이런 식으로 해야 어떤 상대를 만나도 승리를 노릴 수 있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벨호의 장점으로 꼽히던 전술적 유연성이 빛났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벨 감독이 뜻하지 않은 부상에도 당황하지 않고 전술을 유연하게 바꿀 수 있었던 데에는 장슬기와 추효주의 역할이 컸다. 장슬기는 미드필드와 측면 수비수로 뛰었고, 추효주는 측면 공격수와 백쓰리의 왼쪽 수비수, 그리고 측면 수비수 역할까지 수행했다.
벨 감독 역시 두 선수들을 칭찬했다. 벨 감독은 “우리의 장점 중 하나는 전술적 유연성이다. 임선주의 부상으로 포메이션을 바꿔야 했는데, 장슬기가 본인의 역할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추효주도 마찬가지다. 추효주는 윙어로 시작했지만 측면 수비수로 포메이션을 바꿨다. 다른 선수들도 원칙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어서 전술적 변화가 수월했다”라고 말했다.
한편 벨 감독의 칭찬에도 장슬기는 본인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더 발전하고 싶은 마음을 보인 장슬기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장슬기는 “오늘 이기기는 했지만, 전반전에 사용했던 포메이션에 녹아들지 못해서 아쉬웠다. 2차전에는 어떤 포메이션을 사용할지 모르겠지만, 좀 더 잘 녹아들어야 할 것 같다”라며 약간의 아쉬움을 표한 뒤 “난 미드필더로 뛰면 50점, 풀백으로 뛰면 80점 정도다”는 말로 자신의 활약을 평가했다.
김환 기자 hwankim14@fourfourtwo.co.kr
ⓒ 포포투(http://www.fourfourtwo.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포포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