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천마도 발굴의 기억…"시험 발굴이 역사적 발굴로"
[앵커]
신라 시대 고분이 모여있는 대릉원에서 가장 잘 알려진 무덤 중 하나는 '천마총'이죠.
천마총 발굴 조사가 시작된 지 50년이 흘렀다고 합니다.
먼저 그 시절, 발굴에 참여했던 단원들의 이야기를 신새롬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50년 전인 1974년 4월 6일, 경주 대릉원의 155호 고분의 발굴 조사가 시작됐습니다.
국가 주도로 시행된 첫 번째 기획 발굴 작업입니다.
당시 정부는 경주 고분 중 가장 규모가 큰 황남대총을 발굴해 내부를 관광자원으로 공개하려 했으나, 발굴 경험이 부족해 '시험 발굴' 대상으로 155호분을 골랐던 겁니다.
<김동현 / 미추왕릉지구 발굴조사단 부단장> "98호보다 작은 155호분을 먼저 해보고 그 경험을 가지고 98호를 하자 그런 결론을 내려서 155호분 천마총을 발굴하게 된 겁니다."
약 8개월간 이뤄진 본격적인 조사에 참여했던 조사단은 8명.
'금기'였던 무덤 발굴이 시작되자 학계는 물론, 당시 대통령도 다녀갈 만큼 세간의 관심이 쏟아졌습니다.
<윤근일 / 미추왕릉지구 발굴조사단>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제 날씨가 가물고 이렇게 하니까, 너희들이 봉황대를 건드려서 비가 안 오고 이런다고…"
<김동현 / 미추왕릉지구 발굴조사단 부단장> "손대지 않은 고분이었기 때문에 조심스러웠죠. 생생하고 완벽하게 남은 걸 발굴했다는 것… 국가 원수가 그 발굴 현장에 오셨다는 거 그게 기억에 남습니다."
'시험 발굴'이지만, 금귀걸이를 시작으로 금관까지 출토된 유물은 그야말로 '역대급'이었습니다.
<최병현 / 미추왕릉지구 발굴조사단> "솔직히 나는 금관이 나오리라고 예상을 못 했어요. 정말로 예상 못 했던 거라서 그냥 그때그때 그냥 감탄이고 긴장이었죠."
<소성옥 / 미추왕릉지구 발굴조사단> "다른 유물도 많이 있었지만, 금관을 닦는 일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잖아요."
무엇보다 가장 특별했던 건, 하늘을 나는 말 '천마'를 만난 겁니다.
<최병현 / 미추왕릉지구 발굴조사단> "뭐니 뭐니 해도 천마도 장니가 처음 드러났을 때하고 그걸 수습하는 장면이죠. 아래 장은 그냥 색깔이 아주 선명했어요. 그래서 정말 아주 극채색의 그런 그림인데 깜짝 놀랐죠."
<윤근일 / 미추왕릉지구 발굴조사단> "전혀 예상 못 했죠. 그 당시에 회화적인 그런 게 나오리라고는 아무도 상상을 못했어요."
8개월간 진행된 발굴을 통해 국보 4점과 보물 6점 등 1만1,000여 점의 유물이 나왔습니다.
신라의 유일한 미술품인 '천마도'가 세상에 나오면서 이곳 '황남동 155호분'은 '천마총'이라는 이름을 얻게 됐습니다.
연합뉴스TV 신새롬입니다. (ro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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