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대에 中 기술주 300% 껑충…“4월 변수 주시해야”

이은정 2023. 4. 8.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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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대에 中 디지털경제 구축 가속화로 관련주 강세
캠브리콘 295% 폭등…어니봇 실망에도 바이두 31%
中 경기 둔화로 IT 테마주 강세…4월 경기, 국회 주시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중국 증시 정보기술(IT) 종목들이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며 급등세를 보였다. 중국 정부의 디지털 경제 추진 과정에서 경기 둔화로 테마주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다만 중국의 기술 자립에 시간이 필요한 만큼 변동성 확대를 경계해야 한다는 조언이 따른다.

(사진= AFP)

AI 기대감·中디지털 경제 구축에 관련주 ‘들썩’

8일 윈드,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지난 4일 종가 기준 중국의 엔비디아 대항마로 불리는 인공지능(AI) 칩 설계 기업 캠브리콘은 연초 이후 295% 급등했다. 같은 기간 네트워크 보안 솔루션 기업인 360은 207% 올랐다. 바이두는 어니봇 결과물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음에도 31% 상승했다.

IT 하드웨어에서 반도체 기업들은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캠브리콘을 비롯해 유니스플렌더(Unisplendour), 폭스콘, SMIC 등 기업들도 시장을 큰 폭으로 상회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디지털경제 구축으로 3대 통신사 주가도 연초 대비 23~47% 급등하며 사상 신고가를 기록했다. 5G 프론트홀 사업을 영위하는 Cig 상하이의 주가는 305% 상승했다.

중국 정부의 디지털 경제 구축 가속화가 주가를 끌어올렸다. 중국은 2010년대부터 산업 및 사회 정책의 하나로 디지털 전환 전략을 강조했다. 시진핑 3기 지도부가 출범하면서 데이터 중심의 디지털 경제 육성 방향이 더욱 구체화 되고 있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디지털 경제 기반을 다지기 위한 동수서산(중국의 동쪽 데이터를 서쪽으로 옮겨서 처리하는 국가 IT 프로젝트)과 같은 프로젝트에 향후 투자가 지속될 것”이라며 “이는 통신, 서버 등 IT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수요들을 자극할 것이란 기대감을 부각시켰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부각된 챗 GPT를 비롯한 글로벌 생성형 AI 기술의 빠른 발전도 새로운 성장 산업 출범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최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정치 의견과 대립되는 답변을 도출한 챗 GPT의 중국 내 사용을 금지하면서 중국의 AI 시장이 검색 시장과 마찬가지로 별개의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라며 “알리바바, 텐센트와 같은 현지 선두 기업이 나올 것이란 기대가 크게 부각되면서 AI 기술 보유 기업들이 폭등했다”고 설명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AFP/연합뉴스)

IT 테마주 강세, 中 경기둔화 영향도…변동성 경계해야

다만 IT 섹터의 나홀로 강세는 예상보다 부진한 중국 경기가 근본적인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도 연초의 소비 지표들이 예상치를 하회했다. 3월 전인대에서도 시장의 눈높이를 하회하는 5%의 보수적인 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하며 성장에 대한 강한 확신을 투자자들에게 주지 못했다는 평이다.

4월에도 중국 경기가 뚜렷한 경기 회복 모멘텀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중국 증시는 박스권 장세 속 기술주와 같은 테마 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 기술주 접근 시 최근 급등에 올해 주당순이익(EPS)과 주가의 괴리가 크게 벌어진 점은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최 연구원은 “중국 기술주는 1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차익 매물 출회 가능성도 제기돼 변동성 확대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경기 부양과 관련해서는 2분기 경제 정책 방향을 구체화하는 4월 말의 정치국회의 기조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중국 기술 자립에도 오랜 시간이 필요한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짚었다. 최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중국의 자체 AI 산업 발전을 긍정적으로 보지만, 과거 플랫폼 기업들의 빠른 성장보다 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반도체를 비롯한 하드웨어와 질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에는 원천기술과 관련 능숙한 인력들의 축적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미국, 네덜란드, 일본 등 해외 국가들이 중국의 기술 굴기를 견제하고 있다”며 “중국의 기술 자립은 과거 대비 더욱 어렵고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은정 (lejj@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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