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푸드빌, 미국 성장만큼 값진 중국 배당

안준형 2023. 4. 8. 10:0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주간유통]CJ푸드빌 영업익 절반 해외서 벌어
미국 순익 100억 돌파…중국 사업 배당 76억

"다른 계열사는 힘들지만 그나마 CJ푸드빌은 분위기가 괜찮습니다"

지난달 만난 CJ그룹 관계자의 말입니다. 그룹 경영 전반이 어려운 가운데 CJ푸드빌이 나홀로 선전하고 있다는 얘기였죠. 지난 5일 공시된 CJ푸드빌 감사보고서를 보니, 뚜레쥬르의 '갓구운 K-베이커리'가 인상적인 실적을 내고 있었습니다.

회사 전체 순이익 35% 미국에서 나왔다

지난해 CJ푸드빌의 매출은 7598억원으로 24.8% 증가했습니다. 이 속도대로라면 올해 매출 1조원도 넘볼 수 있죠. 내실은 개선됐습니다. 작년 영업이익은 261억원으로 2021년(41억원)의 6배가 넘었습니다. 순이익률은 3.4%로,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흑자 기조를 굳혔다는 데 의미를 두면 될 듯합니다.

실적 개선의 원동력은 '해외 뚜레쥬르'입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미국은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회사 측은 지난 5일 보도자료를 통해 "해외법인이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에 가까운 수익을 창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우선 미국법인(CJ Foodville USA)의 작년 매출은 684억원으로 2021년보다 50% 증가했습니다. 이 기간 당기순이익은 102억원으로 2021년(12억원) 급증했죠. 작년 CJ푸드빌 전체 당기순이익(285억원)의 35% 가량이 미국에서 나온 셈입니다. 회사 측은 "미국 법인의 영업이익이 40%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미국 뚜레쥬르 점포는 90개점(가맹점 비율 90%)으로, 2030년까지 1000개로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회사 측은 "지난해 점당 일매출은 전년비 약 20% 올랐고, 최근 2년간 오픈한 신규 매장의 현지인 고객 비중은 70% 이상"이라고 전했죠.

현재 51개 매장을 운영 중인 인도네시아 법인(PT.CJ Foodville Bakery and Cafe Indonesia)도 선전했는데요. 작년 이 법인의 매출은 334억원으로 2021년보다 매출이 70.4% 증가하고 당기순이익은 15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죠. 회사 측은 "인도네시아 법인은 지난해 해외 법인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며 "사상 최대 흑자"라고 설명했습니다.

베트남 법인(CJ Bakery Vietnam)도 성장세죠. 현재 38개의 뚜레쥬르 매장을 운영중인 이 법인의 작년 매출은 250억원으로 2021년보다 71.2%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당기순손실 2억원이 기록했지만 내실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회사 측은 "작년 영업이익은 약 310% 증가했다"고 전했습니다. 회사 내부적으로 올해 가장 성장이 기대되는 곳이 베트남이기도 합니다.

중국 사업 첫 배당

회사 보도자료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눈에 띄는 해외 관계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조세 회피지역인 케이먼 제도에 있는 관계기업(B&C Craft (Cayman), Limited)인데요. CJ푸드빌은 이 법인의 지분 26.14%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법인은 지난해 CJ푸드빌에 76억원을 배당했죠.

배당잔치를 벌인 이 법인은 중국에서 뚜레쥬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고전하던 CJ푸드빌은 2019년 외부 투자자인 호센캐피탈(Hosen capital)을 유치해 이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호센캐피탈은 이 법인에 875억원을 투자해 지분 72% 가량을 확보했었죠.

당시 CJ푸드빌은 이 법인의 지분 27.97%를 344억원에 인수했는데, 투자자금은 중국 법인 3곳(CJ Beijing Bakery, CJ Foodville Shanghai, CJ Foodville (Zhejiang))의 지분을 B&C 크래프트에 매각한 대금으로 충당했습니다. 현물출자를 한 것이죠. 중국 현지 사정을 잘 아는 파트너에 사업 운영권을 넘기고 CJ푸드빌은 브랜드에 대한 로열티를 받는 구조를 짠 것입니다.

운영권을 넘긴 시점도 좋았습니다. 그 이듬해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중국 베이커리 시장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CJ푸드빌이 중국 사업권을 넘기지 않았다면 중국 손실은 눈덩이처럼 커졌을 것입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사실상 종료되자 이 법인의 실적은 개선되고 있습니다. B&C 크래프트의 작년 수익(매출)은 759억원으로 12.3% 증가했고, 영업손익은 16억원으로 100% 가량 늘었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B&C 크래프트는 작년부터 수익 구조가 잡히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주간유통]은 한주간 유통·식음료 업계에서 있었던 주요 이슈들을 쉽고 재미있게 정리해 드리는 콘텐츠입니다. 뉴스 뒤에 숨겨져 있는 또 다른 사건들과 미처 기사로 풀어내지 못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여러분께 들려드릴 예정입니다.

안준형 (why@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