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주가, 나는 금값 [Market Watch]
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촉발된 금융 불안은 일단락 됐지만 이번 한 주도 다양한 소식으로 경제 혼란은 지속됐다. 박스피에 머물던 국내 증시는 마지막 거래일 삼성전자의 감산 소식으로 급상승했고, 국제 유가와 금 값 또한 상승세를 보였다.
◇삼성전자 감산 소식에 국내증시 ‘훨훨’
이번주 마지막 거래일인 7일 국내 증시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삼성전자가 공식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을 줄이겠다고 밝히면서 반도체 관련주가 일제히 급등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날 코스피는 1.27% 상승한 2490.41, 코스닥은 1.67% 상승한 880.07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발표된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은 14년만의 역대급 ‘어닝 쇼크’였다. 연결 기준 매출 63조원, 영업이익 6000억원의 잠정실적을 거뒀다고 공시했는데 이는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19%, 영업이익은 95.8% 감소한 수치다.
하지만 시장은 실적보다 향후 감산 계획에 반응했다. 삼성전자의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재고량이 줄고, 전반적인 반도체 업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예측이 줄이었기 때문이다.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일 대비 4.33% 오른 6만 5000원에 마감했고 SK하이닉스의 주가도 6.32%오른 8만9100원에 마감했다. 한미반도체(+4.18%), 디아이(+9.28), 유니퀘스트(+5.18%), KEC(+5.60%) 등 중소형 반도체장비주와 반도체소재주도 동반 상승했다.
7일 공개된 미국 3월 고용동향은 신규고용 규모가 23만6000명으로 시장 예상을 소폭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2월 신규고용 수정치 32만6000명에 비하면 9만명 급감한 것으로 미국의 노동시장 둔화세가 확인됐다. 이날 뉴욕증시는 휴장해 이 같은 결과를 반영하지 못했다. 부활절 휴일을 맞은 뉴욕증시는 오는 10일 정상 개장하며 주요 유럽 증시는 11일 개장 예정이다.
◇OPEC+ 감산 결정에 국제 유가 급반등
최근 하락세를 이어오던 국제유가는 주요 산유국이 추가 감산을 결정하면서 이번 주 급 반등했다. 3일(현지 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6.28% 오른 배럴당 80.42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4월 12일 6.69% 상승한 이래 최대 상승률이다. 지난 주까지 만해도 70달러대 후반이던 브렌트유의 가격은 3일 이후 80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의 급작스런 감산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그렇게 될 경우 한국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나라 중 하나가 될 거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6일 미국 경제 전문매체 CNBC에 출연한 민간 투자은행 레이먼드 제임스의 파벨 몰차노프 이사는 유가 상승으로 피해를 볼 국가로 한국과 일본, 인도, 독일, 프랑스 등을 지목하면서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고 주요 에너지 시스템에서 화석연료 비중이 큰 곳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했다.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에너데이터에 따르면 한국은 석유의 75%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에 계속 뛰는 금 값, 가상 화폐는 왜?
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시작된 금융 시장의 혼란이 일단락 된 분위기지만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는 계속되고 있다.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지난 5일 KRX 금시장에서 금 1g의 가격이 8만4980원에 거래를 마쳐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2014년 3월 24일 KRX 금시장이 거래를 시작한 이래로 가장 높은 가격은 지난달 20일 기록한 8만 3490원이었으나 보름만에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금 가격은 올해 들어 전 세계에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연말1트로이온스 당 1600달러대까지 떨어졌던 금값은 올해 들어 상승세를 시작해 이번 주에는 내내 2000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금값은 코로나 사태가 한창이던 2020년 8월 트로이온스당 2069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후 지난해 고금리 기조와 강달러 현상 지속으로 달러화에 자금이 몰리면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다시 안전자산으로서 가치가 높아진 것이다.
한편 같은 기간 안전자산의 정 반대에 놓여있는 가상 화폐 가치도 급등했다. 지난달 중순부터 시작된 비트코인 등 가상 화폐 상승세는 이번 주에도 지속됐다. 지난해 가상화폐 거래소 FTX 파산 사태 이후 코인 가치가 급락하며 발생했던 ‘크립토 윈터(Crypto Winter·가상자산 불경기)’가 지나간 분위기다. 가상화폐 거래소 루노의 비제이 아이야르 부사장은 CNBC와 인터뷰에서 “애초에 비트코인은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이 흔들리고 시스템과 관계 없는 자산을 선호하게 되는 상황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이번 (SVB 파산으로 시작된 은행권 위기) 사태가 아주 정확히 그런 예시가 됐다”며 최근 상승세의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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