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창립 70주년…직물공장은 어떻게 재계 2위에 올랐나?

동효정 기자 2023. 4. 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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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일부 경영진 참석한 비공개 기념식 개최
과감한 결정과 꾸준한 투자로 빅4산업 선도

[서울=뉴시스] 동효정 기자 = ·

[서울=뉴시스] 폐암수술을 받은 최종현 선대회장(가운데)이 IMF 구제금융 직전인 1997년 9월, 산소 호흡기를 꽂은 채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해 경제위기 극복방안을 논의하는 모습. (사진=SK) 2023.04.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SK그룹이 8일 창립 70주년을 맞았다. 1953년 경기도 수원시에서 '닭표' 안감을 개발한 선경직물로 시작한 SK그룹은 신사업 인수합병(M&A) 등 공격적인 투자를 앞세워 재계 2위 그룹으로 성장했다.

SK는 대내외 경영 환경이 긍정적이지 않은 점을 고려해 임직원들이 참여하는 특별한 행사 없이 70주년을 보내기로 했다.

직원 행사 없이 조용히…일부 경영진만 기념식 참석

SK는 단 창립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최종건 창업회장과 최종현 선대회장 형제의 어록집 '패기로 묻고 지성으로 답하다'를 발간했다.

250개 대표 어록을 일화와 함께 다루며 두 회장의 경영철학에 따라 어떻게 SK가 재계 대표 그룹으로 성장했는지 조명했다.

전날 최태원 회장과 일부 경영진들이 모여 경기도 이천 SKMS(SK Management System)연구소에서 창립 70주년 비공개 기념식도 가졌다. SK 관계자는 "기념식은 비공개로 진행했다"며 "70주년 관련해 별도의 추가 일정은 없다"고 말했다.

SKMS연구소가 세워진 장소는 최태원 회장의 부친인 최종현 선대회장이 직접 밤나무를 심고 숲을 조성한 장소다. 이 연구소는 최종현 선대회장의 경영철학을 담은 상징적인 곳이기도 하다.

SK 고유의 경영관리체계인 SKMS는 석유 파동으로 심각한 위기가 닥쳤을 때 '내일의 성장이 중요하다'며 새로운 경영 철학을 제시했다.

단적으로 SKMS는 "돈으로 사람을 살 수 없다. 마음을 주고 사야 한다"고 강조하며 회사 발전은 개인 발전과 직결된다는 철학을 내놓았다. 사람의 가치를 존중하며, 구성원의 복지 향상에 힘써야 한다는 것이 핵심 이념이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최태원 SK 회장이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 개막 첫날인 27일 오전(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장 내 SK텔레콤 전시관을 찾아 AI반도체 ‘사피온 X220’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3.02.27. (사진=SKT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조그만 직물 공장에서 빅4 산업 이끄는 대표 기업 '우뚝'

SK는 3대에 걸친 SKMS 경영 철학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을 거듭하며 외형 성장뿐 아니라 질적인 변화도 이뤘다.

최종건 창업회장은 1953년 한국전쟁 후 잿더미 속에서 찾아낸 부품을 재조립해 선경직물을 세웠다. 그는 1955년 물에 빨아도 안감이 줄지 않는 '닭표' 안감을 개발해 국내 시장을 장악했다. 이후 내놓은 '봉황새 이불감'도 날개 돋친 듯 팔리며 섬유업계에서 이름을 높였다.

선경직물은 국내 최초로 섬유 수출에 성공한 이후 1970년대부터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최종건 창업회장의 별세 후에는 최종현 선대 회장과 최태원 회장이 정유·에너지와 정보통신, 반도체, 바이오 분야 등 미래 먹거리로 판단되는 분야에 과감하게 뛰어들어 재계 2위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최종현 선대 회장은 1980년대에 대한석유공사를, 1994년에는 한국이동통신 등을 연이어 인수해 석유·이동통신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는 최태원 회장의 강력한 의지로 인수를 성공시켰다.

2012년 인수 당시, SK하이닉스는 채권단 관리를 받으며 연간 2000억원 대의 적자를 기록한 부실기업이었다.

SK 내부에서도 불투명한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두고 무리한 투자라며 반대가 심했지만 최 회장은 반도체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경영진을 설득했다.

이후 반도체용 특수가스(SK머티리얼즈)와 웨이퍼(SK실트론) 회사를 인수하고, 집중적인 투자를 단행, 반도체 연관제품을 전략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다. SK하이닉스는 인수 10년 만에 매출 4배, 시가 총액이 6배 상승하며 글로벌 대표 반도체 기업으로 성장했다.

바이오 분야도 30년 넘게 이어진 최종현·최태원 회장 부자의 소신 경영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앞서 최종현 선대회장은 1987년 SK케미칼(당시 선경인더스트리) 내에 의약사업본부를 신설하고, 1993년에는 미국 뉴저지에 SK㈜ 바이오연구센터를 구축했다.

이후 최태원 회장이 지난 2007년 SK그룹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때 신약개발조직을 직속으로 운영하며 바이오 사업을 남다르게 관리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SK케미칼은 1999년 국산 1호 신약인 위암 치료제 '선플라'를 선보였다. 신약개발조직이 분사한 SK바이오팜은 자체개발한 수면장애 치료제 '솔리암페톨'은 2019년 미국에서 신약 허가를 받는 등의 성과를 이뤘다.

최태원 회장은 선대의 유지를 받들어 SK그룹 경영을 이어간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최 회장은 창업·선대회장 발간사를 통해 "선대의 도전과 위기극복 정신이 앞으로 SK 70년 도약과 미래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vivi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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