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주술 돌멩이’ 이재명 선친 묘소 논란의 대반전 [국회기자 24시]
"李에게 氣 보충작업한 것"…문중 주장에 반전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휴일이었던 지난달 1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불현듯 ‘한 돌멩이’의 사진을 올렸습니다. 그러면서 “질문입니다. 후손들도 모르게 누군가가 무덤 봉분과 사방에 구멍을 내고 이런 글들이 쓰인 돌을 묻는 것은 무슨 의미냐”고 물었고, ‘흑주술, 저주’ 논란이 시작됐죠.
해당 글이 올라온 뒤 이 대표 SNS에는 댓글로 여러 해석이 달리기도 했죠. 이 대표는 이후 또 다시 SNS 글을 통해 “의견을 들어보니 일종의 흑주술로 무덤 사방 혈자리에 구멍을 파고 흉물 등을 묻는 의식으로, 무덤의 혈을 막고 후손의 절멸과 패가망신을 저주하는 흉매(또는 양밥)라고 한다”고 했습니다. 특정인이 이 대표에게 부정적인 기운을 심기 위해 일부러 무덤을 훼손했다는 것이죠.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후 경북경찰청과 봉화경찰청은 합동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착수하기도 했습니다. 분묘 훼손은 형법에서 정한 범죄로 실형을 받을 수도 있는 중대한 범죄행위입니다.
당시 임오경 민주당 대변인은 “사자에 대한 테러다. 제1야당 대표를 공격하기 위해 돌아가신 분들의 묘소마저 공격하는 패륜적 행태에 분노한다”고 강경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내외와 무속인 천공의 관계에 대한 소문을 의식한 듯 “대한민국이 다시 무속인들이 횡행하는 전근대 시대로 회귀한 것인가. 어떻게 21세기에 이런 끔찍한 테러가 벌어질 수 있는지 충격적”이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약 한 달 후, 이 사건은 새국면을 맞았습니다. 누군가 이 대표를 저주한 것이 아니라 이 대표 문중(門中)에서 이 대표에게 기(氣)를 불어넣어 주기 위해 한 일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입니다. 전남 강진군에서 고려청자를 연구하고 있는 이모(85)씨는 “지난해 6월1일 지방선거 3일 전인 5월29일 문중 인사들과 함께 경북 봉화군의 이 대표 부모 묘소에서 기 보충작업을 했다”고 밝힌 겁니다.
지난해 5월 ‘이 대표가 대통령 선거에서 낙선한 후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도움을 주자’는 문중 지인으로부터의 연락을 받고 이 대표 선친의 묘소에 돌멩이를 묻었다는 건데요. 이씨의 설명에 따르면 ‘날생(生)’, ‘밝을명(明)’, ‘기운기(氣)’ 세 한자는 ‘신명스러운 밝은 기운이 모이는 곳’이라는 의미를 가졌다고 합니다.
이 대표도 서둘러 진화에 나섰습니다. 이 대표는 “부모님의 묘소를 훼손하는 행위는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벌어져서는 안될 일이고,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정치를 한다는 이유로 돌아가신 부모님께 불효를 저지른 것 같아 죄송하고 가슴 아프다. 더이상 이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다만 복수난수라 했으니 악의없이 벌어진 부분에 대해서는 해당 수사당국의 선처를 요청한다”고 했습니다.
한편 이 대표가 아니더라도 과거 박정희·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대한 훼손,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조상의 묘역 훼손, 윤석열 대통령 후보 당시 조상 묘역 훼손 등 유력 정치인의 ‘묘 테러’가 발생한 바 있는데요. 누군가에게 소중한 장소를 자신의 정치 성향 탓에 훼손 하는 행위, 반복돼선 안 될 것 같습니다.
박기주 (kjpark8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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